70년 역사 수원시는 그동안 성장과 팽창을 거듭해오며 도시경쟁력을 높여왔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가 함께하듯, 수원시는 성장의 역사를 그리는 과정에서 ‘쇠퇴’의 그림자가 구도심에 자연스레 드리워졌었다.
남수동도 그런 동네였다. 언제 지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낡은 구옥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어둡고 적막한 도시의 옛 모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가 새지 않도록 덮어뒀던 지붕 위 천막이 걷히고 멋진 한옥 지붕이 얹혀졌다.
수원화성 르네상스 행궁동 도시재생 사업의 영향으로 행궁동 일원의 하나인 남수동에도 밝고 아름다운 마을로 재탄생한 것이다.

수원천로 옆 노후주택 철거 부지에는 아름다운 경관 조명을 설치해 문화쉼터도 조성했다. 이는 행궁동 골목길 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팔달산에 뜬 달'이란 주제로 이뤄졌다. 이 공간에 보름달 모양의 조명이 세워졌고, 갈대와 잔디가 뿌리를 내렸다. 그 덕분일까. SNS 인생사진 명소로 유명세를 타며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SNS #남수동으로 검색하면 게시물만 5,000개가 넘을 정도로 수원을 찾은 이들이 남수동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골목길도 환해졌다. 노후화되고 인적이 드물던 골목길에 경관블록이 깔리니 걷고 싶은 길로 거듭났다.
올해 초 마을 어르신들의 쉼터 남수연화경로당이 문을 열더니 경로당 앞 건물 1층엔 64.61㎡ 규모의 수제 공방 ‘남수동 청춘공방’이 들어섰다.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활동하는 청춘공방 어르신들은 “우리가 만든 제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마을을 위해 사용하겠다”라며 ‘남수마을협동조합’을 꾸렸다.
남수동의 밝은 변화에 주민들도 매우 반긴다. 15가구가 참여한 지붕 개량 중심의 집수리 지원 사업을 주민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수원시는 밝혔다. 이는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세부 사업 ‘우리 동네 환경 개선’의 하나로 진행됐다.
2016년에 시작한 수원시의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은 올 연말에 마무리된다. 국비 50억 원, 시비 50억 원 등 총사업비 100억이 투입되어 공동체 강화, 문화창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3대 핵심전략과 △ 공동체 성장기반 조성 △ 행궁골목길 특성화사업 △ 행궁동 어울림센터 조성 △ 행궁어울림장터 △ 공유경제공장 등 6개 단위 사업으로 진행된다.
기우진 수원시 도시정책실장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남수동 일원이 눈에 띄게 깨끗하고 밝은 마을로 변했다”라며 “문화공간에서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어르신들이 청춘공방에서 활력을 찾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수동 일원 지붕개량은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도시재생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