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소를 몰고 나무하러 오르던 산을 어른들은 '기배기재'라 불렸다. 어른들이 그리 부르니 그런 줄로만 알았다. 후에 임란사를 접하면서 그곳이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고, 임진왜란 배 울산의병의 주둔지이자 격전지인 기박산성인 것을 알았다. 젊은 의병들의 애국심과 기상이 남아 있는 곳. 지금 그곳에는 '旗嶺(기령)'이라 적힌 비석만 외로이 남아 의병의 넋을 달래고 있다. 울산 의병의 흔적-기박산성과 달현재 울산은 조선시대 왜란 당시 전쟁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중요 전투 지역이었다. 왜적에 항거해 나라를 지키는 데 공을 세운 선열도 많았 고, 그런 역사의 현장이나 지명도 일부 남아 있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에 위치한 기박산성은 신라시대에 축성했으며, 해발 590m의 함월산 삼태봉을 에워싼 1.8km의 석성이다. 경주시 양 남면의 동해안 일대와 남쪽의 울산만, 서쪽 모화리 일대를 동시에 관망할 수 있는 지형적 조건을 갖춘 곳으로 왜구를 방어하는 동해안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다. 기박산성은 울산 의병사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다. 1592년 4월 23일 울산의 선비 7인이 기박산성에 제단을 설치해 의병의 출진을 하늘에 알렸다. 이후 기박산성은 울산 의병
10년후 탄생을 기대하며 하나로 정원을 꿈꾸다 울산시 북구 호계동, 우리 집 앞에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 못지 않은 멋진 정원이 있다. 이 정원은 남쪽으로 태화강 둔치까지, 북쪽으로는 경주시와의 경계인 이화마을까지 이어진다. 12.3km에 이르는 정원 이름은 ‘하나로’다. 10년 전쯤 정원이 만들어질 때 북구의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021년 말 집 앞을 지나던 철도가 산 아래로 옮겨가고 북울산역이 문을 열었다. 철로가 있던 자리는 시나브로 바뀌어 갔다. 나무와 꽃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전국에서 가장 긴 숲이 만들어졌다. 새와 벌, 나비가 날아들었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하나로 정원은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효문동, 송정동, 중산동 등 북구 곳곳 작은 동네 정원과도 이어져 있어 접근하기도 매우 좋다. 게다가 정원 주변으로는 오밀조밀 상권도 형성돼 활기가 넘친다. 아이들은 정원에서 보드를 타거나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기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잘 보이는 주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다. 가끔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멍’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이른 아침에는 정원 곳곳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의 열의와 노력을 통해 차츰 자리 잡고 있어 고향사랑기부제가 실시된 지 반년이 다 돼가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의 열의와 노력, 그리고 행정안전부 담당 부서 공무원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차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모양새다. 고향사랑기부금 관련 법률은 2021년 9월에 국회를 통과해서 지난해 1년 동안 준비기간을 거쳤는데, 그동안 담당 공무원과 지방의회는 관련 조례를 만들고 답례품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어서 답례품을 선정하는 등 많은 업무를 처리해왔다. 그리고 행정안전부가 중심이 되어 고향사랑기부금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기부자에게 먼저 안내・홍보해 기부자가 의미 있는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일한 기부 포털사이트인 ‘고향 사랑 e음’ 시스템을 정비하여 기부자가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에 재원과 사람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여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가 1988년 올림픽을 개최했지만,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그 보다 훨씬 뒤인
중장기 2040의 미래비전과 전략. 무려 20년 후를 예측한다는 것이 가능하긴 한 걸까? 당장의 주민 불편사업, 요구사업 처리하기에도 인력과 시간, 예산이 빠듯한 실정인 지방자치단체로서 중장기 비전 수립은 꼭 필요한 걸까? 비전. 사전적 의미는 미래에 대한 구상 또는 미래상이다. 목표, 목표 설정과 비슷한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의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고 지향점, 방향성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비전 없는 인간’ 이라는 말은 미래가 안 보인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지자체의 비전이라면 특정 시점에 도시가 이렇게 바뀌어 갈 것이라는 큰 그림이 될 것이다. 지자체마다 나름의 이유와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민의 정주여건을 향상하고, 불편한 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개선해 더 나은 지역을 만들겠다는 것과 같은 미래상을 늘 염두에 둔다.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구성원 각각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지자체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그 구성원들이 같은 목적지를 두고 자기 추진력을 더해 나아가도록 해줘야 한다. 지난 울산 북구청장 재직시 지역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미래비전과 중기적 관점에서 핵심 사업을 담은 2040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2022.10. 주제 : 정부재정,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2022.11. 주제 : 공공재정 관리,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2022.12. 주제 : 공공재정 관리의 민주성은 어떻게 확보되는가? 2023.01. 주제 : 공공재정 관리의 효율성 원칙과 재정성과주의 2023.02. 주제 : 재정건전성과 공공부채의 관리(1) 2023.03. 주제 : 재정건전성과 공공부채의 관리(2) 2023.04. 주제 : 최적의 재정정책, 어떻게 설계할까? 2023.05. 주제 : 자원배분을 둘러싼 시장과 정부의 경쟁과 협력(1) 왜 어떤 국가는 풍부한 자원에도 실패할까? 자원 빈국은 어떻게 성공한 국가가 됐을까?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느냐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원배분을 잘하는 국가가 공동체의 번영을 일구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혼합경제 체제에서 자원배분의 두 주체는 시장과 정부라고 할 수 있는데, 둘의 자원배분 방식은 상이하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과 정부의 역할 배분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시장과 정부의 경쟁과 협력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에 따라 그 나라의 경제적 성과와 공동체 구성
수년전 구청장 재직시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 게시판에 폭탄 민원이 쏟아졌다. 다른 민원이 올라오더라도 금세 해당 민원에 치이기 일쑤였다. 개인 휴대전화도, SNS 계정도 같은 내용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급기야 주민설명회 현장에 썩은 계란을 던지겠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계란 맞을 각오로 현장에 갔지만, 다행히(?) 계란 세례는 면했다. 강동산하지구가 준공했다. 준공 후 시설물 관리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었지만 그제야 가슴 한쪽에 있던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주민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됐지만 법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려니 만만치 않았다.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민간개발이란 한계에 번번이 부딪혀 한 걸음 내딛기조차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구청과 주민, 조합, 시행사 사이에 갈등의 골은 더욱더 깊어졌다. 공직생활 상당 부분을 갈등 해결 분야에서 근무하며 전문가를 자처 했던 필자에게도 쉽지 않은 문제였다. 2004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강동산하지구는 2006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민간개발사업이 진행돼 왔다. 구획정리가 이뤄지고 공동주택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사업지구는 제 모습을 갖춰갔다. 문제는 조합이 구청에 준공
이경수 경상남도 남해군 주무관 12기 지방행정의 달인(업무자동화의 달인) 공무원코딩 유튜브 운영(www.youtube.com/@publicCoding) ○ 코딩을 시작하게 된 계기 간호직 공무원 시험을 붙고 난 후 발령까지 여유시간이 있어서 평상시 하고 싶었던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서점에 갔고, 책을 둘러보니 정보처리기사 책이 눈에 띄어서 바로 구매한 후 독학으로 공부해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만으로는 좀 아쉽기도 하고 학위도 따고 싶어 독학학위제를 이용해 컴퓨터 과학과 학위를 취득했다. 추후 박사과정까지 밟고 ‘업무자동화에 따른 공직사회의 업무효율 향상도’나 ‘공직사회 업무 유형에 따른 업무자동화 적합도 모형’같은 논문도 내고 싶다. ○ 코로나19 역학조사, 검체입력, 음성확인서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코로노19 업무를 하는데, 유류비, 차량배차, 물품구매, 희귀질환자 소득재산 검토 공문 등 매일 반복적인 업무를 하기 귀찮아서 자동화 툴을 만들었다. 코로나 19가 한참 유행했을 때 보건소는 지옥이었다. 한 달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매일 밤 10시 넘게 야근하고 또 야근을 해야만 했다. 야근을 하다가 병원에 입원도 하고
박희용 대전광역시 건강정책팀장 (제6기 지방행정의 달인, 의료관광의 달인) 글로벌 의료서비스 시장 현황 전 세계 연간 사망자 약 5,500만 명 중 30%인 약 1,560만명은 61가지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치는 의료서비스 부재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 수치인 것으로 전 세계 의료서비스 시장은 여전히 제도권 밖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곧 해외 의료시장과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리서치 회사인 ‘Grandviewresearch’(www.grandviewresearch.com)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시장 규모가 2019년 50조 원을 돌파했고, 매년 21.6% 증가하면서 2026년에는 200조 원 시장으로 예측했다. 2019년 기준 한국은 1조 원, 인도 5조 원, 싱가포르 0.9조 원, 태국 1.8조 원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India Med Today’(2020년 5월 7일)는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면서 의료관광 시장이 왼쪽 아래 표와 같이 주요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특히 질환 치료 중심의 환자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한다. ① 해외 이동이 금지됐다가 해소되면서 미뤘던 수술 등 복잡성 질환 치료 중심으로
2022.10. 주제 : 정부재정,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2022.11. 주제 : 공공재정 관리,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2022.12. 주제 : 공공재정 관리의 민주성은 어떻게 확보되는가? 2023.01. 주제 : 공공재정 관리의 효율성 원칙과 재정성과주의 2023.02. 주제 : 재정건전성과 공공부채의 관리(1) 2023.03. 주제 : 재정건전성과 공공부채의 관리(2) 2023.04. 주제 : 최적의 재정정책, 어떻게 설계할까? 모든 문제해결의 첫걸음은 자원을 잘 배분하는 것이다. 지난 호에서는 ‘정책 수단(문제해결 수단)으로서 재정’을 다루면서 정부가 최적의 정책 수단을 선택하기 위해 검토해야 할 사항을 단계별로 소개했다. 그 첫 번째가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정부 개입의 필요성, 즉 어떤 문제의 해결 주체로서 시장이 아닌 정부여야만 하는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다. 자원배분의 두 주체 : 시장과 정부 혼합경제(mixed economy)에서 자원배분의 주체는 시장과 정부다. 대부분의 자원은 시장에 의해 배분되지만, 정부 역시 여러 이유로 자원배분에 개입한다. 두 주체의 자원배분 방식에서 공통점은 재정·금
얼마전 베트남 축구 신드롬을 일으킨 박항서 감독. 그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우리나라 한 제약회사의 음료마저 베트남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 정도이니 박항서 신드롬이 얼마나 상당한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베트남 국민들은 박항서 감독에 열광하는 걸까? 파파 리더십, 형님 리더십이 통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필자는 박 감독이 평범한 축구인으로 최선을 다한 것이 베트남 국민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좋은 성적이 뒷받침됐지만 말이다. 공무원 역시 마찬가지다. 공무원으로서 민원 경청과 해결 노력 등 평범한 자기 역할을 수행했을 때 비로소 주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공공갈등이 해마다 늘고 있는 현재의 공직사회에서 갈등 해결 능력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작년 울산 북구에 접수된 민원은 2만여 건이었고, 복합 민원은 해마다 늘고 있다. 민원이 더욱 복잡 다양해지는 만큼 과거 답습의 방식으로 민원을 처리하는 것은 주민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다. 최근 강동산하지구 공동주택 주민들이 인근 공장 악취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환경위생과 직원들은 아침 저녁으로 현장을 찾아가 악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주민 대상 설명회를 열고,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