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자동차는 어느 순간 한 장소에 있고, 던진 공은 일정한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런데 원자나 전자처럼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세계에서는 우리의 상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난다. 이 작은 세계의 법칙을 설명하는 것이 ‘양자역학’이다. 양자역학은 20세기 초 기존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1900년 막스 플랑크는 에너지가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크기의 덩어리로 흡수되고 방출된다고 제안했다. 이 불연속적인 에너지 단위를 ‘양자(Quantum)’라고 한다. 이후 아인슈타인은 빛이 파동뿐 아니라 입자의 성질도 가진다는 것을 밝혔고, 드브로이는 반대로 전자와 같은 입자도 파동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물리법칙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세계가 발견된 것이다. 입자인데 파동처럼 행동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이중 슬릿 실험’이다. 두 개의 좁은 틈을 향해 전자를 하나씩 보내면 화면에는 점이 하나씩 찍힌다. 그런데 계속 반복하면 물결이 서로 겹칠 때와 같은 줄무늬가 나타난다. 하나씩 날아간 전자가 전체적으로는 파동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를 ‘입자와 파동의
LifeSG가 보여준 ‘신청주의 행정’의 종말 “첫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부모는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출생신고는 어디에서 하는지, 양육수당은 어떻게 신청하는지, 예방접종은 언제 예약해야 하는지, 어린이집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하나씩 알아본다. 행정서비스는 많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신청해야 하는지는 시민이 직접 찾아야 한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것을 연결하고 판단하는 부담은 온전히 시민의 몫이다. 그런데 싱가포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정부가 먼저 움직인다. 부모는 하나의 앱에서 출생신고를 하고, 육아지원금(Baby Bonus)을 신청하며, 국립도서관 회원가입까지 한 번에 마칠 수 있다. 이후 예방접종 일정, 보육서비스, 각종 지원제도도 생애주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안내받는다. 정부가 시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이것이 싱가포르 정부가 구축한 LifeSG의 핵심 철학이다. LifeSG의 출발점은 단순히 하나의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래전부터 “왜 시민은 여러 부처를 찾아다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출산이라는 하나의 사건에도 보건부,
[이번 주 AI가 던진 미래의 신호] Climate AI 특집: AI가 기후재난 대응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백로(白露)가 시작되는 가을의 문턱이다. 길고 뜨거웠던 올여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폭염·홍수·가뭄·산사태를 돌아보며, 기후재난과 AI가 보내는 미래의 신호를 특집으로 살펴본다. 히말라야의 빙하 붕괴부터 유럽과 미국의 폭염까지, 올여름 극단적인 기후재난은 전력·교통·물류·산업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됐다. 올여름 재난이 보여준 변화는 분명하다. 기후재난이 하나의 자연재해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재난과 핵심 인프라, 산업으로 이어지는 ‘복합·연쇄형 시스템 재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Climate AI도 예측에서 행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위성·드론·센서로 재난을 감시하고, 변하는 위험을 지속적으로 다시 계산해 대피·시설운영·구조와 복구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번 특집에서는 이번 여름 재난이 주는 의미 그리고 AI를 활용한 국가와 기업의 복합·연쇄 재난 대응전략을 살펴본다. 미래학자 이경상 책임교수 godo@kaist.ac.kr "© 2026 [남다른 미래의 창]. All rights res
[이번 주 AI가 던진 미래의 신호] AI가 현실의 일을 맡기 시작하면서 ‘사람의 일’의 경계가 바뀌고 있다. 중국에서는 로봇과 드론이 순찰하고 교통을 관리하며 경찰의 새로운 동료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 공공의료에서는 1만2천 개가 넘는 AI Agent가 진료 준비와 처방 지원, 후속진료 관리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SF Holding에서는 1만5천 개의 AI Agent가 자동화창고와 로봇, 자율주행차량과 연결돼 실제 물류망을 움직이고 있다. 이 변화의 본질은 AI의 성능 향상에 있지 않다. Digital Agent와 Physical AI가 사람과 함께 실제 업무를 나누어 수행하는 새로운 운영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사람은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예외상황을 판단하고, 책임을 지며, 여러 AI와 로봇을 지휘하는 역할로 이동하게 된다. AI 시대의 진짜 변화는 사람을 AI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Digital Agent·Physical AI가 함께 일하는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데서 시작되고 있다. 미래학자 이경상 책임교수 godo@kaist.ac.kr "© 2026 [남다른
경기도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유자동차 예약자에게 원하는 곳까지 원격으로 차량을 보내주고, 이용 후에는 다시 회수하는 서비스를 시험가동한다. 경기도는 9월 말부터 판교 제1·2테크노밸리와 판교역 일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심지 공유차량 배송·회수형 원격운전 서비스’ 실증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도는 12월 말까지 3개월간 실제 도심에서 기술 안전성과 서비스 가능성을 검증한다. 원격운전은 차량에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고 원격운전자가 별도 스테이션에서 실시간 주행영상을 보며 차량을 운전하는 기술이다. 기존 4G·5G 통신망을 통해 차량으로 조향·가속·제동 명령을 보내고 차량에서는 주행영상과 차량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완전자율주행과 달리 기존 통신망과 양산차량을 활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빠른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실증은 국토교통부 모빌리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원격운전 실증특례를 받아 추진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이번 실증으로 원격운전을 단순한 차량 제어기술이 아닌 새로운 이동수단(모빌리티)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유차량 배송·회수뿐 아니라 물류, 교통약자 이동지원 등 다양한 민간·공공
[이번 주 AI가 던진 미래의 신호] AI 교육, ‘잘 쓰는 법’에서 ‘잘 판단하는 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8월 12일 국제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을 전후해 발표된 조사들은 AI가 잘파세대의 일상과 학습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으며, 검색을 넘어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도구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Z세대에게 AI는 정보를 찾고 결과물을 만드는 도구를 넘어 생각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고 있다. 따라서 AI에게 좋은 답을 얻는 방법보다,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 AI의 답을 의심하며 무엇을 AI에게 맡길 것인지 판단하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잘파세대의 AI 활용이 생산과 상담으로 확대되는 변화와 그 이면의 위험을 살펴보고, 새로운 AI 교육방법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살펴본다. AI 시대의 교육은 AI를 잘 쓰는 아이가 아니라, AI와 함께 생각하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아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의 변화는 기업 교육에서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 미래학자 이경상 책임
[이번 주 AI가 던진 미래의 신호] AI가 기업과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중개자가 되고 있다 마케팅에서는 소비자가 검색결과를 직접 비교하는 대신 AI에게 질문하고 추천받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경쟁도 검색 순위에서 AI의 답변에 선택되는 AI 최적화(AIO)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탐색과 비교를 넘어 예약과 구매까지 대신하게 되면 기업은 인간 고객뿐 아니라 고객을 대신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AI에게도 선택받아야 합니다. 공급망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조사와 유통사가 각자의 수요·재고·생산을 최적화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경계를 넘어 데이터를 공유하고 생산계획과 원재료, 재고와 배송을 함께 조정하는 Agentic Supply Chain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를 넘어, AI가 고객과 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장에서 얼마나 잘 선택되고 연결되는가에 의해 달라질 것입니다. 미래학자 이경상 책임교수 godo@kaist.ac.kr "© 2026 [남다른 미래의 창]. All rights reserved. 본 자료
[이번 주 AI가 던진 미래의 신호] AI가 산업의 운영 원리와 경쟁력을 바꾸기 시작하다 이번 주 발표된 규제와 기업 사례, 글로벌 보고서는 AI의 성능보다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고, 고객을 어떻게 연결하며, 전문성을 어떻게 축적할 것인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EU는 AI Act를 본격적으로 집행하며 AI를 개발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AI는 출시 이후 규제를 검토하는 대상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신뢰와 책임을 내재화해야 하는 기술이 되고 있습니다. 레킷(Reckitt)에서 AI는 수천 개 매장에서 매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마케팅과 영업의 행동 우선 순위를 결정해 주고 있습니다. McKinsey 역시 AI 시대 기업의 경쟁력은 뛰어난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합니다. 교육 전문가는 꼭 읽고 대응 전략을 구상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AI 경쟁의 기준이 성능에서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기업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공직사회에서 일 잘하는 공무원은 답이 빠른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법령과 지침을 정확히 알고, 민원이 들어오면 처리 방법을 곧바로 설명하며,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준비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행정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이미 정해진 답을 찾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거의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민원이 늘고, 여러 부서와 제도가 얽힌 문제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익숙한 답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이다. 행정을 바꾸는 출발점은 제대로 된 질문에서 시작된다. “원래 해오던 일”을 다시 묻는다 행정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절차와 관행이 있다. 전년도 계획을 참고해 사업을 만들고, 기존 서식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하며, 과거 사례를 기준으로 민원을 처리한다. 이러한 방식은 업무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관행이 판단을 대신하면 문제가 생긴다. 주민 참여가 적은 행사도 매년 반복하고, 실효성이 떨어진 사업 도 “계속해 오던 일”이라는 이유로 유지한다. 민원이 반복돼도 개 별 건을 처리하는 데 그치고, 제도 자체의 문제는 살피지 않는다. 행정에서는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원래 그렇게 해왔습니다.” “지침에 그렇게 돼 있습니다.” “전례
AI가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자료 정리와 문서 작성, 반복 분석에 드는 시간이 줄면서 많은 조직이 AI 도입을 서두른다. AI는 일을 더 많이, 더 빨리 처리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일을 빨리 처리한다고 조직이 원하는 성과까지 자동으로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목표로 삼고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스스로 핵심과제를 도출하고 성과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며 문제를 풀어내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이를 자기 주체적 사고역량과 자기완결적 문제해결역량이 라 할 수 있다. ➊ 빠르게 일하는 것과 제대로 해내는 것은 다르다 AI를 도입한 조직은 보고서 작성과 회의 준비가 빨라진 것을 성과 향상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효율성과 효과성은 다르다. 효율성은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이, 더 빨리 해내는 역량이고, 효과성은 상위조직에 기여할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과로 창출하는 역량이다. AI는 효율성을 높이지만 방향과 기준에 맞는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채 속도만 높이면 잘못된 결과물을 더 빨리 만들 뿐이다. 핵심은 AI의 속도가 아니라 그 속도를 어디에 쓸지 정하는 데 있다. 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