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침수 피해가 큰 가운데, 피해의 대부분이 가난하고 장애를 가진 사회적 소외계층에 집중돼 사회적 약자일수록 재난·재해에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가족 3명과 동작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1명이 반지하 자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했다. 신림동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은 지적장애를 가진 40대 여성으로 밝혀져 주변을 더 안타깝게 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도 우리나라 중부 지방 폭우 소식을 전하며 지하, 반지하를 언급해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보도했다.

서울시는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지하나 반지하 거주가구를 위한 안전대책을 내놓으며, 앞으로 지하나 반지하는 주거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서울 시내에서 지하, 반지하 주택을 퇴출한다는 복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에 약 20만 가구가 지하나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전체 약 398만 가구의 5% 수준이다.
2012년 '상습침수구역 내 지하층은 심의를 거쳐 건축 불허가가 가능'하도록 건축법이 개정됐지만, 그 후로도 반지하 주택은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서울시는 상습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을 구분않고 지하층은 주거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히며, 금주 내로 건축허가 시 지하층은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도록 25개 자치구에 전달키로 했다.
이미 지하나 반지하에 사람이 살도록 허가된 건축물에는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해 10~20년 유예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지하, 반지하 건물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지하, 반지하에 거주하는 세입자가 나간 뒤에는 더 이상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비주거용 용도 전환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건축주가 참여하도록 리모델링을 지원하거나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시는 상습침수나 침수우려구역을 대상으로 모아주택이나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환경을 신속히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지하나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기존 세입자들은 주거지를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게 지원하거나 주거바우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하·반지하, 쪽방, 숙박시설 등에 거주하는 주거취약 계층 대상으로 상담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토록 하는 주거상향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이달 안으로 반지하 주택 1만 7천호가량을 우선적으로 현황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서울시내 전체 지하·반지하 주택 20만 호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거쳐 1~3단계로 위험단계를 구분해 관리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안전·주거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주거취약 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으로 사라져야 한다"라며 "임시방편에 그치지 않고 시민 안전을 보호하고 주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