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본지가 주관하는 5기 지방행정의 달인 수상자들을 매 달 소개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문병길 팀장과 권진혁 농업연구사를 소개한다.
취재·사진|양태석 기자
전통시장 문화프로그램 운영의 달인
문병길 전라남도 장흥군 경제정책과(지방행정 6급)
2004년만 해도 장흥군은 인근 보성군과 강진군에 비교해 볼 때 관광 낙후지역이었다. 이에 문병길 달인은 전국 43개 시장과 장터를 2개월간 답사한 후 ‘문화’를 접목한 시장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장흥군청과 ㈜H강산이 MOU를 맺는 데 힘을 쏟고, 주5일 근무가 시작된 2005년 7월 2일 전국 최초로 토요시장을 개장하도록 했다. 서울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오는 KTX에 관광버스를 연결시킨 장흥토요시장 1일 관광코스도 개발했다.
또한 문 달인은 전국 각지의 주요 시장을 돌아다니며 장점 만을 벤치마킹하고, ‘장흥토산품장터’와 ‘할머니장터’라는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토요일마다 ‘읍·면민의 날’을 운영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힘썼다. 문 달인은 경향 각지의 항우회와 유관 기관, 사회단체가 토요시장을 방문, 각종 친목 모임을 개최하고 고향의 따뜻한 인심을 체험하게 했다. 덕분에 공직자로서 최고 명예인 ‘지방행정의 달인’에 선정되고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문 달인은 ‘전통시장 문화 프로그램의 달인’ 기법을 전국 전통시장 상인회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유관 기관, 지자체, 공무원교육원 등에 전파하고 있다. 문 달인은 자신이 영예로운 지방행정의 달인이 되도록 후원해주신 장흥군청 선배·후배 동료 공직자와, 장흥토요시장 상인회, 장흥군민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식물의학 ‘병 진단 처방’의 달인
권진혁 경남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 농업연구사
경남 지역의 단감은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전국 1위이며 농가 소득증대에 아주 중요한 작물 중 하나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 재배면적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대부분 좁은 면적에 밀식(密植)이 이뤄짐에 따라 병해충 문제가 야기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권진혁 달인은 대학원에 진학해 식물 병리학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권 달인은 단감 재배 농민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둥근무늬낙엽병과 탄저병인 것을 알게 됐다. 농민들이 이를 잘 방재하지 못하면 단감의 80% 이상이 수확불가능해진다. 경남 전체 단감 생산량은 12만9922톤이며 생산액은 2010억원에 이른다. 권 달인은 이들을 돕고 싶었다.
그는 ‘연구에 미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주말과 공휴일도 잊고 연구에 매진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또한 권 달인의 방제 기술은 단감 뿐만 아니라 떫은 감에도 똑같이 적용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엄청난 소득 상승효과가 생겼다. 대한민국 감 산업 발전에 큰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권 달인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 그리고 인내 덕분에 감 재배 농민들에게 심리적,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수 있게 되어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보람을 느낀다”며, “농민의 웃음이 곧 본인의 웃음이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