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은 “64년간 미군부대와 그린벨트에 둘러싸였던 의정부가 ‘문화예술창조복합도시’로의 변신을꿈꾸고 있다”며 “공직자 및 시민들과 소통을 강화하며 의정부를 ‘세계 문화·행정의 정부’로 만들어보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시장님! YG엔터테인먼트가 의정부에 케이팝(K-pop)단지를 조성한다고 해화제입니다. 자랑 좀 해주신다면요?
안병용(의정부시장)_ 정말 우리나라 젊은이들 대단합니다. 이들 덕분에 이제 한류 스타들에게 그네들이 정말사랑하는 백악관이건 에펠탑이건 공연장으로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엄청난 한류 바람이죠? 그런데 한국에는한류 전용공연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용공연장 조성 프로젝트가 SM, YG 등 대한민국 대표 연예기획사들과함께 진행되었는데요. 제주, 인천 등 국내 유수의 지자체들과 경쟁해 의정부가 YG의케이팝 클러스터를 유치했습니다. 전용 공연장을 비롯해 관련 패션이나 화장품 등 여러 부대사업까지 함께 들어오는 ‘케이팝 마을’이의정부에 조성됩니다.
이영애_ 정말 대박이 났군요!
안병용_ 그렇습니다. 두 달 전 대통령께서 주재하신 경제활성화무역진흥회의에서도 이 사안이 대한민국 경제를 활성화하는 창조경제 5개 보고 안건 중 1호 안건으로 보고가 되었고요. 대통령께서도 정부 아젠다로 승격시켜 적극 지원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곳에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과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뽀로로 테마파크도 예정돼 있는 등 총 3,824억 원 규모의 복합문화융합단지로 조성이 예정돼 의정부가 문화예술복합 창조도시로 변화할 예정입니다.
이영애_ 아마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아울렛 등이 탄생할 것 같은데요. 언제쯤 가시화되나요?
안병용_ 이 단지가 의정부시 송산동 주한미군 캠프 스탠리(Camp Stanley) 부지에 들어섭니다. 그린벨트 지역이기도 한데요. 대통령께서 규제완화를 특별히 지시하신 까닭에 9월 중 국토교통부에서 그린벨트 해제 심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그렇게 해서 그린벨트가 풀리면, 9월 중에 관련 법인이 구성되고 2018년에는 단지 조성이 완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년 반 동안 공들인 결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축하드립니다.(웃음) 의정부시에서는 공원개발사업도 전국 최초로 민자를 유치해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계기에서 민자를 유치하게 되신 건가요?
안병용_ 도시계획상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1명당 3.3㎡(1평)의 공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의정부시민이 45만 명이라면 148만 5000㎡(45만 평)의 공원을 만들수 있는 것인데요. 의정부시는 오래전에 도시계획상으로공원을 계획했지만 지금까지 도시계획의 법률적인요건만 있고 땅값 보상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국회에서 2020년까지 이를 장기미집행할 경우 자동으로 무효화되게 일몰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비상이 걸렸는데, 국회는 그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민자 유치 방식으로 공원 등을 만들 수 있게 하는 특별법도 만들었습니다. 이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예컨대 10만㎡의 공원을 민자 유치로 조성하면, 사업자가 8만㎡의 공원을 조성해 시에 기부체납하고 나머지 2만㎡에 아파트 등을 지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이영애_ 사업자가 토지 등을 다 매입해줄 수 있게 되는 것이군요?
안병용_ 그렇습니다. 이 방식을 이용해 의정부시는 129만 2418㎡의 추동·직동근린공원을 민자유치방식으로조성할 예정입니다. 그중 23만 9000㎡에는 아파트와 상업시설이 조성될 예정이고요. 이 방식을 이용해 의정부시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공원 토지비와 조성비를 사업자로부터 무상 기증 받습니다. 또 공원을 끼고 건설되는 주거시설도 말 그대로 대박이 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애_ 정말 좋은 선례인 것 같습니다.
안병용_ 전국에서도 의정부시를 많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님도 의정부 모델을 다른 시·군이 참고할 것을 강력히 이야기하셨고요. 하도 문의가 많아 담당 공무원이 일을 못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문의가 올때마다 응대하기 보다 아예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제가 몇 년 전 시장님을 뵈었을 때 특히 의정부경전철 적자 문제와 관련해 굉장히 고민이 많으셨던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업 설계의 당사자는 아니시지만 지금 현재 떠안고 계셔서 좀 안타깝기도 했었는데요. 어떻게 풀고 계신가요?
안병용_ 경전철은 도시기능이 활발한 도시를 위한 친환경 교통수단입니다. 뉴욕이나 시드니, 도쿄, 파리, 런던과 같은 선진 도시에 경전철이 많죠. 물론 초기에 민자사업자인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와 협약한 경전철 수요대비 30% 수준의 수요만 발생해 사업자가 매년 300억원가량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11월 사업자가 경전철을 지속 운영하겠다는 조건으로 당시 해지시지급금 2500억 원의 90%를 매년 균등 재정지원 해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의정부시가 매년 200억 원 이상을 물어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거부하면 사업을 청산하겠다는데 이 경우 2500억 원을 내야 해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쨌든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에서 정한 절차대로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검토할 텐데요. 그 결과에 따라 사업자와 치열하게 협상해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이영애_ 앞서 말씀하신 문화예술복합창조도시 비전이 실현된다면 경전철도 다시 활성화되고 사람들도 많이찾아올 것 같은데요.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의정부시의 공직자들 문향재 조찬포럼이 큰 이슈입니다. 전국 지자체 최장기 조찬포럼 인증을 받으셨다면서요?
안병용_ 그렇습니다. 2013년부터 매월 5회 이상, 총 241회 4312명의 공무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토스트와 커피를 먹으며 의정부 발전을 위해 아침을 열었습니다. 저는 시장하기 전에도 시정발전위원회 등에참여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이제 시장이 돼서 그 경험에 비춰 전문가들과 공직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만든 것입니다.
이영애_ 시장님만의 특별한 철학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안병용_ 현대행정은 공무원 한 사람의 자생적인 기량으로 이끌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집단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연구를 진행하며 협업해야 합니다. 그래서 각 분야 전문가들 50명가량씩 해서 행정혁신위원회라는 걸 만들었고 그들에게 연구 과제를 부여해 매일 돌아가면서 발제를 하고 담당국장이나 주민, 어떨 때는 광역·기초의원이나 국회의원까지 초빙해 의견을 교환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제가 주재하고요. 또 다른 요일은 부시장이, 나머지는 국장이 돌아가면서 매일 합니다.
이영애_ 최장기라는 실적도 실적이지만 매일 소통으로 얻는 성과가 정말 크실 것 같은데요?
안병용_ 그 덕분에 많은 상도 수상했습니다. 처음에 어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자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이 덕분에 의정부시가 변화하는걸 체감하니까 많은 분들이 잘 따라와주십니다.
이영애_ 저도 소통의 중요성을 크게 느껴 회사에 소통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는데요. 이번 기회에 “의정부시장도 민원이 있다!” 차원에서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병용_ 저는 의정부시장으로서 우리 의정부가 행정과 교육, 또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 변화를 위해 지금 미군부대가 이전하고그 공여지를 의정부 발전을 위해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평택에는 주한미군 이전과 관련해 18조원을 투입한다고 하고, 용산은 특별법에 의해 정부가 무상으로 그 땅을 용산구에 줍니다. 그런데 의정부는 감정가대로 돈 다 내고 사서 쓰라고 합니다. 의정부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군부대가 밀집해 있습니다. 64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토지세나 지방세도 한 푼도 안 받으며 희생한 셈이죠. 그리고 수많은 그린벨트로도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런 의정부를 용산이나 평택과 다르게 대하다니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게 해야 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린벨트를 풀어주시고, 또 미군부대 자리에 저희들이 이주할 때 조금 전향적으로 공사비나 토지비 등의 반환 비용이라도 저렴게 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이영애_ 말씀 들으니 좀 불합리한 점이 있는 것 같은데 보다 강력하게 중앙 정부에 어필하셔서 의정부시민들의 불이익이 줄어들 수 있기를, 저희 국민소환뉴스도 힘닿는 데까지 돕겠습니다. 오래전에 인터뷰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니 시민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 마술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요.
안병용_ 네. 아무래도 시장실 같은 공간은 그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가 있잖아요? 마술은 그 자체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민들 마음속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요량으로 했습니다. 지금은 모든 시민들이 너무 익숙해져서 마술 안 해도 편하게 이야기 나눕니다.
이영애_ 그래서 그런지 정말 평가 좋으시더라고요. 축하드립니다.(웃음)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 의정부시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고 그 중심에 우리 시장님이 계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직자들과 시민들에게좋은 메시지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안병용_ 늘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시 명칭이 ‘의정부’입니다. 조선시대 최고의 행정부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또 역사성도 있는데, 이제는 정말 ‘의 정부’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세계의 정부’, ‘세계 문화의 정부’, ‘세계 행정의 정부’. 그런 꿈을 꾸고 우리 공직자들과 또 시민 여러분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서 ‘세계의 정부’가 되는 그런 의정부를 꿈꾸겠습니다.
이영애_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은 느낌이 확 오는데요?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