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어깨를 맞대고 아스라이 희뿌연 기운이 서로를 감싸는 원경(遠景)의 봉우리들은 꿈결같다. 고개를 좀 내리면 검푸른 삼림이 더 깊고 푸른 골을 담아 중경(中景)은 그윽하기 이를 데 없다. 근경(近景)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강물은 옛 이야기 지줄대며 비단결처럼 흘러 옥토를 적신다.
여기는 충남 금산. 원경의 기운과 중경의 깊이와 근경의 비단결 강물이 생명을 일으키며 수천년 신비의 힘을 이어오고 있다. 그 힘이 모여 세계로 미래로 분출하는 게 인삼축제다. 43회 금산세계인삼축제가 9월 19~28일 열린다. 기억력 좋아지고 면역력 높이고 피부도 10년 젊게 하고 치매도 예방한다니 인삼은 학명 파낙스처럼 만병통치다.
그 인삼이 세계축제대회에서 빛나는 상을 받아 ‘금산인삼’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뉴욕에는 인삼물류센터가 문을 열었고 이어 K-인삼 하우스가 10월 오픈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매년 10월 23일을 K-인삼의 날로 정하는 등 금산인삼의 세계화는 본격 이륙했다.
인삼의 땅, 금산에 자연치유 아토피마을이 들어선 게 그래서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30가구가 몇 년 내 200여가구로 늘어난다. 마을이 커지면서 인구도 유입되고 폐교 직전 학교가 살아난다. 땅의 복이 금산의 미래를 기름지게 한다. 이제 동서고속도로가 뚫리면 인삼 잔뿌리처럼 금산 인삼은 대지를 건강하게 덮을 것이다.
장소 금산군수 집무실 / 대담 이영애 발행인 / 정리 엄정권 대기자 / 사진 한승구 기자 / 영상 제갈욱PD |
제43회 금산세계인삼축제 ‘으랏차차’
개최 일정 : 9월 19일~9월 28일
개최 장소 : 금산세계인삼엑스포광장 및 인삼약초거리
올해의 주제 : 애들아, 사랑한다!
세계로 가는 인삼, 태평양을 건너다
(뉴욕 도심에 K-인삼하우스 10월 오픈)
박범인 군수의 ‘복받은 땅, 금산 살리기’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30가구 운영, 205가구 목표
(인구 유입, 폐교 직전 학교 살리고 중학교 곧 설립)
생태 마을 100개 조성, 헬스 투어개발
(경관 살려 문화예술인 모으고 농촌관광 패키지 추진)
“대통령님, 동서고속도로 꼭 만들어주세요”
(면역력이 전국에 인삼잔뿌리처럼 퍼질 겁니다)
한해 23만명찾는 다락원은 ‘힐링복지센터
박범인 군수의 금산 인삼 ‘썰’
갈비찜에 수삼썰어 넣어보세요, 잡내 싹
면역력 기억력향상, 애들 꼭 먹이세요
피부가 10년은 젊어져요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인삼의 달인, 금산의 리더 박범인 군수를 만나러 생명의 땅 금산에 왔습니다. 군수님, 핸드폰으로 QR 코드 찍어 보시고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박범인 금산군수_ 귀중한 영상 만드셨군요. 고맙습니다.
이영애_ 군수님 뒤편에 있는 인삼은 다 뭐에요?
박범인_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간다) 이 병들에 담긴 인삼들이 다 스토리가 있습니다. 시리즈라고 보시면 됩니다. 첫째 병은 미스 인삼입니다. 무용하는 예쁜 모습이죠. 다음은 미스터 인삼입니다. 기운이 넘치죠. 다음 병은 이 둘이 만나 불같은 사랑으로 한 몸이 되죠. 이어 사랑의 결실로 옥동자가 태어납니다. 또 다음은 왕이 된 인삼이 아들 딸 낳고 3대가 행복하게 삽니다.
이영애_ 참 멋집니다. 스토리가 더 재미있네요. 9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43회 금산세계인삼축제 주제가 ‘애들아 사랑한다’라고 들었습니다. 무슨 메시지가 있습니까?
박범인_ 네, 있죠. 인삼 학명은 파낙스인데, 만병 통치라는 뜻입니다. 인체 기력을 증진시키고 각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신비한 힘이 있죠. 이 효능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가족 사랑 주제를 만들었습니다. 23년에 ‘엄마 행복하세요’라고 했더니 아빠들 항의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24년도는 ‘아빠 힘내세요’로 했고 올해는 ‘애들아 사랑한다’로 했죠. 가족 사랑을 주제로 부모님이 아이에게 듬뿍 사랑을 쏟는 기획을 했습니다.
이영애_ 인삼이 애들에게는 기억력을 높여주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다면서요?
박범인_ 당연히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꼭 알아야 할 건 인삼은 치료제가 아닙니다. 단기적으로 먹으면 효과 보기가 어려워요. 꾸준히 장복하셔야 합니다. 애들에게 매일 먹인다면 분명 달라질 겁니다. 인삼 효능에 대한 연구는 30만 건이 넘어요. 기억력 향상 면역력 증진은 분명히 검증된 결과입니다. 애들은 학습 능력 좋아집니다. 어르신에겐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세계 인삼 중 유일하게 금산인삼 재배 농법이 유엔식량농업기구 중요 농업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금산 인삼 명성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죠.
이영애_ 금산인삼축제를 어떻게 세계대회로 격상시켰나요?
박범인_ 2023년이 금산인삼조합 설립 1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래서 인삼 산업을 세계화시키자고 뜻을 모아 23년도에 41회 금산세계인삼축제를 열었죠. 세계대회로 격상시키고 금산을 세계인삼수도임을 선포했습니다. 축제도 당연히 혁신을 했습니다. 프로그램도 AI와 접목하고 로봇을 등장시켰죠. 금산 인삼로봇과 피로 로봇이 싸움을 하는 겁니다.
이영애_ 결말은 뻔하겠어요. 금산인삼 로봇이 이기겠죠.
박범인_ 바로 그겁니다. 애들부터 어르신까지 이 대결을 보면 금산인삼이 피로회복에 좋구나, 노화 예방에 좋구나 하는 인식이 저절로 들게 됩니다. 또 두더지 게임도 해봤어요. 금산인삼 방망이로 피로 두더지, 노화 두더지, 스트레스 두더지, 암 두더지를 신나게 두드리는 겁니다. 30명이 동시에 해서 점수 높은 사람에게 인삼주 한 병을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삼이 보약재로만 한정된 탓에 음식 활용이 한정돼 있어요. 그래서 음식을 맛있게 하고 피부에 탄력을 주는 마스크 팩 같은 미용 상품으로 확대를 하려 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제품도 선보였죠.
이영애_ 금산인삼축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면서요?
박범인_ 우선 금산축제에 외국인을 많이 모시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에는 열흘동안 총 115만명이 다녀가셨고 1366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가 있었습니다. 국제교역 성과도 15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관광객 중 1% 정도가 외국인이었습니다. 저희는 일단 성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작년 9월 미국 피츠버그시에서 열린 세계축제협회 피너클 어워드가 열렸습니다. 축제의 올림픽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금산세계인삼축제가 금상 2개 은상 동산 각 1개를 받았어요.
이영애_ 대단하십니다. 미국 호주에 이어 종합 3위라고요?
박범인_ 출전한 한국 축제 가운데는 가장 좋은 성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이 종합 3위에 큰 기여를 한 셈이죠.
이영애_ 또 다른 성과가 있나요?
박범인_ 작년 2월 태국 아시아축제도시컨퍼런스에서 우리 금산세계인삼축제가 아시아 최고 특산물축제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올 봄 경주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제가 금산세계인삼축제 발표를 했습니다. 그날 밤 아시아축제도시로 금산이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이제 아시아 최고 축제를 넘어 세계로 향한 도전이 계속될 겁니다.
이영애_ 제가 다 자부심이 생깁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힘이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계화 추진은 잘 되고 있는지요?
박범인_ 축제의 세계화를 내걸었지만 금산 같은 시골이 그럴만한 힘이 있느냐 증 걱정도 있고 기대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너클 어워드를 타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준 거 아닙니까? 시장 개척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다행히 주목할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어요.
이영애_ 예감이 좋습니다.
박범인_ 재작년 말에 금산 출신으로 뉴욕에서 식품유통업으로 크게 성공한 분이 계신데, 그 분이 금산인삼 전시판매장을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1년 동안 여기서 40억원어치를 사 가셨어요. 이 사업이 성공하면서 그 분이 올해 5월에는 뉴욕에 1100평 규모 대형 금산인삼 물류 도매센터를 오픈했습니다. 이 도매센터와 연결된 매장이 1800개랍니다. 이뿐 아니라 이분이 금산인삼을 아마존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올렸고 이어 뉴욕 플러싱이라는 번화가에 1500평 매장을 만들고 인삼 요리, 인삼 베이커리, 인삼 카페, 인삼 뷰티, 그리고 체험 코너 등 10월 중 이른바 K-인삼하우스를 오픈합니다.
이영애_ 금산인삼이 날개를 달았군요. 구경가고 싶습니다.
박범인_ 금산인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데요, 우리 금산군에서 제안했고 그 분이 흔쾌히 받아주셨기에 금산인삼세계화에 새 국면을 맞으며 속도를 얻게 됐습니다. 또 우리 군이 힘써서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매년 10월 23일을 K-인삼의 날로 제정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이제 여기서 인삼문화행사가 열리게 되고 첫 행사는 10월 LA에서 열립니다. 한인축제와 연계해 열립니다. 저도 갑니다.
이영애_ 좋은 일이 연달았습니다. 금산인삼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각인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박범인_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 멤피스 축제에도 갔었습니다. 금산인삼 홍보 많이 했습니다.
이영애_ 엘비스 프레슬리 노래가 갑자기 듣고 싶습니다.
박범인_ (눈을 지그시 감는다. 불멸의 히트곡인 중저음의 고전 발라드 Can’t Help Falling in Love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가 흐른다. 탁자 아래 발이 리듬을 탄다)
이영애_ 가수 하지 그랬어요? 트로트도 되나요?
박범인_ 이미자를 좋아합니다. 애창곡입니다. 해애~당화 피고 지이는~ 서엄~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초옹~가악~ 선생니임~. 아하, 여기까지요. 아, 아까 얘기 하다 말았는데 튀르키예도 시장 개척이 유력한 곳입니다. 탈라스라는 구에와 자매결연을 맺고 그들에게 우리 인삼을 취급하도록 하고 저희는 그쪽이 필요한 농업기술을 제공하는 겁니다. 농업기술과 인삼의 동시 수출, K-인삼의 새로운 장르가 펼쳐질 겁니다.
이영애_ 축제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아토피치유마을은 뭔가요? 군수님 역점사업이라고 들었습니다.
박범인_ 금산의 수려한 경관과 인삼의 기운을 받아 지금 30가구로 아토피자연치유 마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205가구까지 늘릴 겁니다. 세계에 자랑할만한 마을이 될 겁니다. 30가구가 들어서면서 문을 닫게 됐던 초등학교가 유지되고 있고요 중학교도 새로 지을 겁니다. 인구 유입 효과가 분명합니다. 이어서 100개 마을 만들기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생태환경이 우수하고 교통도 좋은 장점을 살려 문화예술인 마을도 좋고 농촌관광 패키지 마을도 좋고요, 아니면 쾌적한 노후를 즐기기 위한 실버 마을도 괜찮습니다.
이영애_ 인구 유입을 위한 복합 정책으로 보입니다.
박범인_ 헬스 투어리즘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삼, 문화시설 등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께서 공약하신 동서고속도로 반드시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군산 논산 금산 김천 구미 포항으로 이어지는 동서축 고속도로는 금산 뿐아니라 동서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영애_ 중앙부처나 대통령님께 제안하실 말씀 있나요?
박범인_ 지자체가 부족한대로 소명의식을 갖고 지역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저희들에게 독자 권한을 주시고 재정 지원을 더 해주십시오.
이영애_ 금산에 와서 희망과 행복의 의미를 새삼 깨우쳤습니다. 작은 성공을 통해 커다란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군민 여러분도 자부심 가지고 매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