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근 한국지방세연구원 원장은 인터뷰 내내 거침이 없었다. ‘지방전환’이라는 새로운 비전부터 지역콘텐츠 담보권, 고향사랑기부제, 재정분권 지표까지 자신이 구상한 정책을 분명하고 힘 있는 언어로 풀어냈다. 질문이 날카로워질수록 답은 더 구체적이었고, 때로는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핵심에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말로 중앙정부와 다투지 않고 지표로 보여주겠다.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결까지 가겠다”는 대목에서는 연구자의 논리와 기관장의 추진력이 동시에 드러났다. 그에게 연구는 현장의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정책을 제안하고, 제도가 현실에서 작동할 때까지 책임지는 과정이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도 금융자산이 될 수 있고, 고향사랑기부제도 지방정부의 노력에 따라 지역을 바꾸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그는 확신했다. “정책과 제도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존재한다. 바꾸지 못한다면 정책이라 할 수 없다.” 자신감 넘치는 이 한마디에는 신 원장이 만들고자 하는 한국지방세연구원의 방향이 압축돼 있었다. ‘따라가는 연구원’에서 ‘의제를 만들고 끝까지 관철하는 연구원’으로의 전환. 인터뷰 내내 든 확신은 한국지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다양한 규제개혁에 대한 난상토론이 되기를 기대하며 각자 자기 소개로 시작하겠습니다. 박용진 대통령 소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_ 임기를 막 시작하신 구청장님과 군수님께서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립니다. 업무를 시작하면서 느낀 어려움과 지역 현장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정부 각 부처와 협의해 개선 방향을 찾아보겠습니다. 이영애_ 부위원장님께서 오늘 말씀을 많이 하시기보다 지방정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필요한 부분에서는 답변도 적극적으로 끌어내겠습니다. 먼저 간담회 장소를 마련해 주신 구재용 서해구청장님부터 소개가 있으시겠습니다. 구재용 서해구청장_ 반갑습니다. 인천은 이번 행정체제 개편으로 11개 구·군이 됐습니다. 오늘 모든 단체장을 모시고 싶었지만 여러 일정이 겹쳐 여섯 분이 함께하게 됐습니다. 기존 서구가 서해구와 검단구로 나뉘었습니다. 새로운 행정구역이 출범했지만 예산과 인력, 행정 기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오늘 인천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신설 자치구의 어려움이 충분히 논의되기를 바랍니다. 박형우 계양구청장_ 저는
지난 6월 26일 국민시대포럼에서는 문화심리학자 한민 교수가 ‘한국인은 왜 그럴까?, 한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네 가지 문화심리’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 교수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한국 사회는 한편으로 세계 최저 수준의 행복도와 높은 사회 갈등을 걱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양면성을 이해하려면 한국인의 행동을 단순히 이상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만들어낸 문화적 심리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나 이런 사람이야” 영향력을 인정받고 싶은 주체적 자아 한국인의 심리를 네 가지 특징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는 주체성이 강한 자기 인식이다. 한국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내가 누군지 알아?”,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표현에는 자신의 능력과 위치, 영향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이러한 성향은 다른 사람을 이끌고 가르치려는 행동으로 이어지며, 때로는 참견이나 간섭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조직을 주도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추진력 역시 여기서 나온다. 한국인은 현실의 자기보다 자신이 도달할
철과 항만이 광양의 오늘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시민의 삶이 광양의 내일을 완성할 차례다. 박성현 광양시장은 산업의 성장이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경제도시가 완성된다는 믿음으로 광양의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광양 르네상스’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이 돌아오고 기업이 찾으며 시민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도시를 향한 새로운 비전이다. 현장에서 기업과 투자자, 소상공인과 시민을 만나 그 목소리를 시정의 중심에 담아내려는 그의 발걸음에는 광양의 가능성을 미래의 경쟁력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산업과 사람, 문화와 관광, 성장과 행복이 함께하는 도시를 향한 변화의 첫걸음. 산업도시를 넘어 시민이 부유한 경제도시로, 그가 이끄는 광양은 이제 산업의 성공을 시민의 행복으로 완성하는 새로운 경제 대전환의 막을 올렸다.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시장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QR코드로 저희가 준비한 영상을 한번 보시죠. 박성현 광양시장_영상의 메시지가 제 시정 구호인 ‘광양을 새롭게, 시민을 이롭게’와 통합니다. 광양은 산업 기반이 잘 갖춰진 도시입니다. 경제도시로
짜릿하다. 인구학자로서 최근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는 그 규모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계획은 서남권의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등에 896조 원, 충청권의 첨단산업 분야에 약 392조 원을 투자하는 구상이다. 이른바 ‘대(大)지방 발전’의 시작이다. 역사적으로 강제에 따른 대규모 인구이동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강제성 없는 대규모 이동은 양질의 일자리와 높은 임금, 주택·교육·교통 등 정착 기반이 장기간에 걸쳐 함께 형성될 때 비로소 가능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메가프로젝트가 과거 이촌향도 이후 또 한 번의 거대한 인구이동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러나 기대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책이라는 ‘인풋(Input)’이 투입되는 시점과 그 결과인 ‘아웃풋(Output)’이 나타나는 시점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적 간극, 즉 정책 시차(policy lag)가 발생한다. 문제는 그 기다림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정책이 효과를 내는 동안에도 사회는 계속 변화하고, 때로는 정책이 해결하려던 문제 자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번 달에는
대한민국은 지금 정책보다 성과를 요구받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국민은 더 이상 거창한 비전이나 화려한 구호에 쉽게 감동하지 않습니다.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는 변화, 지역경제가 살아났다는 성과를 원합니다. 정부와 정치권, 지방정부 모두 이제는 ‘무엇을 말했는가’보다 ‘무엇을 이루었는가’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우리 경제는 여전히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는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지역경제도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국민은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우는 정치적 공방에 더 이상 공감하지 않습니다. 지금 국민은 다음 선거만을 고민하는 정치를 멈추고 민생을 챙기는 정치를 펼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지방정부가 있습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기업을 유치하며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모두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공직자의 책임 있는 실행과 주민의 참여가 정책을 성과로, 성과를 국민의 신뢰로 바꿉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많은 정책이 아니라 더 강한 실행력에 달려 있습니다. 말보다 행동을, 계획보다 성과를 앞세우는 리더십이 새
좋은 정책만으로 성과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같은 예산과 인력으로도 어떤 지방정부는 혁신을 이루고, 어떤 곳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차이는 조직문화다. 성과를 내는 조직은 공무원을 더 오래 일하게 하는 대신, 시간을 시민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설계한다.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행정으로 시민 1인당 연간 4~5일의 시간을 절약하는데, 그 효과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로 추산된다. 싱가포르에서는 공무원의 85%가 인공지능(AI) 활용에 자신감을 보였고, 72%가 AI 교육을 받았다. 싱가포르, 핀란드, 에스토니아, 뉴질랜드, 덴마크 다섯 나라는 제도는 달라도 세 가지 원칙을 공유한다. 첫째, 반복 업무를 줄여 공무원의 시간을 시민 문제 해결에 재배치한다. 둘째, 근무시간보다 목표와 성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셋째, 실패를 숨기지 않고 학습과 협업의 자산으로 축적한다. 싱가포르는 AI로 반복 업무를 줄였고, 핀란드는 성과와 책임 중심으로 일한다. 에스토니아는 데이터를 연결해 행정 속도를 높였으며, 뉴질랜드와 덴마크는 성과 관리와 작은 실험을 혁신의 기반으로 삼았다. 지방정부 혁신의 핵심은 제도를 하나 더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반복 업무를 줄
근무 시간보다 결과를 보는 조직 핀란드는 근무 시간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공공 조직 문화의 대표 사례다. 직원이 자리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보다, 맡은 일을 어떤 결과로 완성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방식이다. 유럽성평등연구소(EIGE, European Institute for Gender Equality)는 북유럽 국가들이 근로 시간 자율성과 유연근무 활용에서 유럽 내 상위권이라고 설명한다. 유로파운드(Eurofound, European Foundation for the Improvement of Living and Working Conditions) 역시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가 일시적 대응을 넘어 구조적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핀란드 통계청의 ‘근로 생활의 질 조사(Quality of Work Life Survey)’도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1977년 시작된 이 조사는 핀란드 임금근로자의 근로환경과 직장 생활 경험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장기적으로 추적해 왔다. 2018년 조사에서는 임금근로자의 90%가 일터에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도구의 확산은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됐다. 스스로 일의 우선순위를 조
행정서비스 99%를 온라인으로 바꾼 나라 에스토니아는 세계를 대표하는 디지털 행정 국가로 꼽힌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2024년 말 모든 정부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다. 혼인과 이혼도 신청 절차가 온라인화됐으며, 각 기관의 데이터는 국가 데이터 교환망인 X-Road를 통해 연결된다.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서명의 공동 활용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에 해당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근로자 1인당 연간 약 5일의 시간을 아끼는 것으로 추산한다. 데이터 연계로 절약되는 노동시간도 초기에는 연간 820년 이상으로 평가됐으며, 최근 공식 자료에서는 2,000년 이상으로 제시된다. 개인의 온라인 세금 신고에는 약 3분이 걸리고, 기업도 통상 2~4시간 안에 온라인으로 설립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간한 「2023 디지털 공공행정 팩트시트: 에스토니아」도 에스토니아가 상호운용성 분야에서 강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상호운용성이란 부처와 기관이 서로 다른 정보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필요한 데이터와 서비스를 연결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에스토니아는 법적·조직 적·의미론적·기술적 상호운용성 등 대부분의
좋은 취지보다 분명한 목표가 먼저다 뉴질랜드는 오랫동안 결과 중심 공공 관리의 대표 사례로 연구되어 왔다. 재무부와 공공 행정 연구 자료는 뉴질랜드가 성과를 숫자로 관리하기 위해 결과 지향적 관리와 성과 측정 체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고 설명한다. 특히 2012년부터 추진된 더 나은 공공서비스(BPS, Better Public Services) 프로그램은 국가 차원의 핵심적인 결과 목표를 설정해 공공 조직의 집중력을 높인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뉴질랜드의 강점은 '좋은 취지'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성과'를 중심으로 정책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공공정책은 대체로 좋은 목적을 내세운다. 그러나 좋은 취지만으로 조직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무엇을 언제까지 얼마나 개선할 것인 지가 분명해야 부처와 기관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뉴질랜드는 성과 목표를 숫자로 제시하고, 이를 예산과 기관 책임으로 연결하면서 공공 조직의 관심을 투입보다 결과에 맞추도록 했다. 복잡한 문제를 10개 성과 목표로 좁히다 BPS의 핵심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몇 개의 분명한 목표로 정리하고, 그 목표를 숫자로 추적했다는 데 있다. 정부는 청년 범죄, 복지급여 장기 수급, 교육 성과, 예방접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