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흥군 장평면 임리.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은 폐교와 함께 마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며 지역소멸 위기감이 짙게 드리웠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모듈러 주택에 입주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마을 곳곳에 활력이 돌고 있다. 바로 ‘농산어촌 유학마을’ 덕분이다. 폐교의 변신, 주민이 만든 상향식 정책 장흥군은 학생 수 급감으로 2021년 장평초등학교가 존폐 위기에 처하자 지역주민들과 함께 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단순한 현금성 인구 유입책이 아닌, 교육과 생활을 동시에 보장하는 ‘유학마을’ 아이디어가 제안되었고, 폐교된 임리초등학교가 그 무대로 선정됐다. 지방소멸대응기금 30억 원을 투입해 모듈러 주택 10동을 신축, 외부 유학생 가정을 맞아들였다. 또한 유학마을 운영에 필요한 시설 인프라 확충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과정은 행정 주도형이 아니라 주민 제안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역사회와 교육청, 사회단체가 협력해 거버넌스를 구축했고, 장흥군청은 전담팀 ‘미래교육팀’을 신설해 직영 운영체계를 갖췄다. 눈에 보이는 성과, 인구 증가와 학교 회생 올해 2월과 3월 사이 10가구, 34명이 유학마을에
멀리 어깨를 맞대고 아스라이 희뿌연 기운이 서로를 감싸는 원경(遠景)의 봉우리들은 꿈결같다. 고개를 좀 내리면 검푸른 삼림이 더 깊고 푸른 골을 담아 중경(中景)은 그윽하기 이를 데 없다. 근경(近景)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강물은 옛 이야기 지줄대며 비단결처럼 흘러 옥토를 적신다. 여기는 충남 금산. 원경의 기운과 중경의 깊이와 근경의 비단결 강물이 생명을 일으키며 수천년 신비의 힘을 이어오고 있다. 그 힘이 모여 세계로 미래로 분출하는 게 인삼축제다. 43회 금산세계인삼축제가 9월 19~28일 열린다. 기억력 좋아지고 면역력 높이고 피부도 10년 젊게 하고 치매도 예방한다니 인삼은 학명 파낙스처럼 만병통치다. 그 인삼이 세계축제대회에서 빛나는 상을 받아 ‘금산인삼’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뉴욕에는 인삼물류센터가 문을 열었고 이어 K-인삼 하우스가 10월 오픈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매년 10월 23일을 K-인삼의 날로 정하는 등 금산인삼의 세계화는 본격 이륙했다. 인삼의 땅, 금산에 자연치유 아토피마을이 들어선 게 그래서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30가구가 몇 년 내 200여가구로 늘어난다. 마을이 커지면서 인구도 유입되고 폐교
충북 괴산군은 최근 몇 년간 인구 정체와 지방 소멸의 압력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귀농귀촌 정책’을 적극적으로 혁신해 왔다. 단순한 정착 지원이나 금융 지원에 머물렀던 타 지자체와 달리, 괴산군은 빈집·임시거주지 활용, 도농 교류를 통한 장기 인구 유입, 초보 농업인을 위한 맞춤형 시설 지원 등 독창적이며 실질적인 시책을 내놓으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괴산군의 귀농귀촌 인구는 2024년 기준 1,267명, 이 중 귀농인은 106명이다. 충북 전체 귀농귀촌인 대비 약 4% 수준으로 양적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5년 이상 거주 지속률이 타 시군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괴산군이 추진하는 ‘주거-정착공동체’ 연계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빈집과 유휴부지를 활용한 ‘괴산형 정착 모델’ 괴산군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농촌 빈집 활용’ 정책이다. 2025년 신규 사업으로 시작된 농촌빈집 활용 주거지원사업(예산 8억 원)은 방치된 빈집과 유휴부지를 리모델링하거나 이동식 주택을 설치해,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저렴하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주거지원에 그치지 않고, 마을 공동체가 주도해 빈집을 관리·운영하도록
“내년 서울시장에 출마합니다”. 늙고 지쳐가는 수도 서울을 대전환의 무대에 올려 글로벌 경제·문화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 국회의원 4선의 박홍근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못 박아 말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드높은 기운을 되살리고 1천만 시민의 소망을 꽃피우기 위해 필요한 건 ‘혁신’이라는 결론을 얻은 건 올해 초 청와대 뒷산에 올라 광화문 광장을 봤을 때였다. 그에게 ‘소명’ 은 이렇게 다가왔다. 그의 의정 경험은 민심 경청과 통합의 폭을 넓혀주었고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장 60일은 더 높은 곳에서 더 밝게 보는 눈을 주었다. 서울시장 길닦기 움직임은 조용했고 의지는 굳건했고 전략은 촘촘했다. 10여년째 그의 심신을 달래준다는 중랑구 지역구 주민들과의 매월 간담회는 그의 ‘성실함’을 증명하고 있고, 과거 고공농성자들을 설득하느라 크레인타워에 몸을 실은 일은 ‘강단’을 보여줬고 20년 전 동물복지 개념을 도입한 건 ‘혜안’의 산물이다. 이어 국정기획위 국정과제 ‘조정’ 역할은 대세를 보는 그의 ‘통찰’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는 생활형 정치인이면서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미래형 실천가라 불린다. 박홍근 의원을 삼
비 온 뒤 활짝 갠 오후처럼 표정이 밝고 환하다. 종종 웃음이 번지는데 치아마저 단정하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지난 6월말 차관으로 영전한 뒤 ‘정신없이’ 한달을 보냈다지만 인터뷰 초반부터 몰아치다시피한 지방행정 현주소 질문에 답은 거침 없었다. 지방자치 30년의 의미를 짚으며 ‘지방 재정 집행 칸막이를 없애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설명은 모든 지자체 단체장들에겐 ‘당근’이 될 것 같다. 이어 읍면동의 주민자치회를 지원해 활성화시키고 아울러 주민소환제를 개선, 보다 소환을 쉽게 하겠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지자체 장들에 대한 ‘채찍’을 떠올리게 한다. 17개 광역단체 226개 기초단체의 속살들을 헤집고 가려운 곳 아픈 곳을 헤아려 이를 민생, 자치, 균형 이라는 이름으로 묶고 발전이라는 열차에 태워야 하는 게 김 차관의 일이다. 대통령실은 김 차관을 임명하면서 ‘지방행정 정책통’ ‘균형발전 적임자’라고 했다. 새 정부의 바둑판 위에 ‘지방분권’이라는 대마를 위해 김민재가 필요하다. 장소 세종시 행안부차관 집무실 / 대담 이영애 발행인 / 정리 엄정권 대기자 / 사진 한승구 기자 / 영상 제갈욱PD 김민재 행
가야금 한 줄 탈 때마다 포도는 알알이 익어가고 농악 상모가 휘돌 때마다 와인 색깔이 깊어진다. 물도 어디는 중모리로 흐르고 어디는 휘모리로 감돈다. 영동 초입부터 영동세계국악엑스포 깃발이 나부끼지만 깃발보다 소리가 먼저 들리는 까닭은 무엇인가. 국악은 향기라고 했다. 그 향기에 이끌려 100만 인파가 몰릴 것이고 세계 30여 나라가 내륙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소 40마리 가죽을 이어붙인 큰 북이 둥 하고 울리면 영동은 향기의 정점을 내뿜고 소리는 세계로 번질 것이다. 정영철 영동군수는 가야금 모양의 와인 셀러가 정면으로 보이는 집무실에 앉아 ‘세계를 물들이는 국악의 향기’ 만들 생각에 골똘히 잠겨 있다. 그 틈을 비집고 방문객이 찾았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우리 국악이 세계에 울려 퍼진 것을 아는가, 난계 박연 선생이 만든 12율관의 의미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국악이 서로 어떻게 달랐는가는? 국악은 단순 음악이 아닌 공동체 의식을 모으는 수단이라 한다. 고스란히 정 군수에게 배웠다.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영동군 레인보우힐링관광지 등에서 열릴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영동에서 태어난 한국 3대 악성에
다음달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개최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주제(theme)를 아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올해 APEC이 내세운 화두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입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을 반영합니다.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국제안보 위기 등 인류의 미래가 지속가능하지 않음에 대한 경고입니다. 더욱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되어 온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자국이익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에 의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때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립니다. 그간 APEC의 주제는 뚜렷한 추세를 보이며 변화해 왔습니다. 2014년 중국 베이징에서는 ‘아시아·태평양 파트너십을 통한 미래 형성’을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시기, 협력을 통해 안정과 성장을 추구하자는 공감대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듬해 201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포용적 경제를 구축해 더 나은 세계로’를 주제로, 성장의 성과를 공평하게 나누자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경제발전이 소수에게만 집중돼서는 안
문화 체육 관광은 그 나라의 소프트 파워다. 일취월장은 없다. 한땀 한땀 구슬로 엮어야 비로소 빛이 나고 사랑을 받는다. 민심도 마찬가지다. 어느날 갑자기 인기를 독차지할 수는 없다. 오랜 시간 얼굴을 보고 허리를 굽혀야 나에게 자리를 내준다.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과 민심의 거리와 닮은꼴을 이렇게 들려준다. 문화 체육 관광이라고 실용과 멀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의 문화예술인 처우 개선 검토 약속은 그래서 실용적이다. 문화예술인들이 사회에 공헌하는 만큼 사회적 대우가 따라야한다는 당연하지만 왠지 신선하다. 김 위원장의 지방 축제 관광 진흥책도 고담준론처럼 허공을 맴돌지 않는다. 담당 실·국장 등 ‘공무원을 못살게 좇아다녀라’며 지방 담당자들에게 주는 조언도 국정 원칙 ‘실용주의’ 에 닿아 있다. 김 위원장의 실용주의는 수십년 동안 인천 지역구 ‘바닥’을 훑으면서 몸으로 겪은 ‘민심’의 또 다른 이름이다. 민심을 읽을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따를 줄 아는 ‘겸손함’ 이 있어야 하고 이 민심보다 반 발자국 앞서가야 비로소 ‘실용주의’가 완성된다 했다. 그의 문화체육관광 정책 개발도 반발자
역사를 품은 도시 경주가 이제 두팔을 벌려 세계를 맞이하고 있다. 경북은 온 정성을 다해 글로벌 손님에게 미소 짓고 있다. 10월 31일 APEC 2025 개최도시 경주와 경북 관계자들은 회의장 만찬장 숙소 경호 등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경제 리더 맞이에 눈코 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낸다. 주낙영 경주시장과 김학홍 경북 부지사를 좌담회에 초청,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APEC 준비상황과 미래의 경주·경북 모습을 들었다. 이들은 APEC이 경주 경북의 잔치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잔치라며 모든 지자체와 전 국민의 전폭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진행 이영애 발행인 / 정리 엄정권 대기자 / 사진 한승구 기자 / 영상 제갈욱PD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이제 APEC 2025가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주 시장님이나 김 부지사님이나 모두 긴장 속에 하루를 보내실 것 같습니다. 먼저 주 시장님, 요즘 아침에 눈 뜨시면 막 설레지 않으신가요? 주낙영 경주시장_ 네, 그렇지요. 이제 막바지에 오니까 정말 긴장감도 들고 내가 준비하는 APEC이 정말 엄청 중요한 행사구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 그 무게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영애_ 얼굴에 광채가 납니다. 준비는
가을 문턱에 들어서는 9월, 춘천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오는 9월 13, 14일 서면 애니메이션박물관 일원에서 ‘2025 춘천 반려동물 페스티벌(봄내 발자국)’이 펼쳐진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그간 자연과 문화, 관광이 어우러지는 도시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제 그 위상 위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도시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더하려 한다. ‘봄내 발자국’ 동물과 함께 하는 따뜻한 여정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춘천 반려동물 페스티벌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공감하는 화합의 장을 지향한다. 축제명 ‘봄내 발자국’은 춘천의 옛 이름 ‘봄내’와 반려동물의 ‘발자국’을 결합해, 서로의 흔적이 나란히 찍히는 따뜻한 여정을 상징한다. 행사장은 하나의 ‘발자국 나라’로 꾸며진다. 메인 무대, 산업 박람회장, 반려견 놀이터, 동물광장, 체험부스가 넓게 펼쳐지고, 곳곳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약수터, 배변 봉투함, 임시보호소가 마련된다. 관람객을 위한 푸드트럭과 쉼터, 그늘막도 세심히 배치되어 있어 사람과 동물이 모두 편안히 머무를 수 있는 축제 공간을 구현한다. 무대에서는 개막 퍼포먼스, 독댄스 공연, 버스킹 무대가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