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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지방자치 30년의 분기점 [월간 지방정부 창간 5주년 특집 좌담회]

중앙과 지방은 어떻게 함께 결정할 것인가

창간 5주년을 맞은 월간 『지방정부』는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AI 시대로 접어든 지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국가의 주요 현안을 함께 결정해 나가야 하는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기술의 발전이 행정 전반을 빠르게 바꾸는 가운데, 국정의 방향과 지역 현안은 더 이상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중앙의 전략과 지방의 실행이 맞물려 완성되는 하나의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


이번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가 행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중앙정부는 통제자
가 아닌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조정자이자 지원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하며, 주민 편에 선 공직자의 윤리적 판단과 책임 행정이 여전히 국정의 핵심 가치임을 분명
히 했다.


월간 『지방정부』는 이번 좌담회를 단순한 기록에 그치지 않고, 중앙과 지방을 잇는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
는 공론의 장으로 이어갈 것이다.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귀하신 분들 모셨습니다. 지금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변화하고 있고 또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기에 여러분들의 적절한 고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지방자치 30년의 새로운 분기점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좌담회 주제도 그래서 ‘AI 시대 지방자치 30년의 분기점, 중앙과 지방은 어떻게 함께 결정할 것인가’ 입니다. 먼저 AI는 행정의 효율을 높이는 도구일까요, 아니면 행정의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는 기술일까요? 석준희 교수님께 여쭤봅니다.
석준희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_ AI 발전 과정을 볼 때, 현재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많이 쓰고 있는데 앞으로 에이전틱(Agentic) AI로 발전해 갑니다. 즉 AI가 스스로 문제를 찾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간에게 물어보는 등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발전합니다. 이에 맞춰 인공지능은 행정의 효율만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행정 자체의 개념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한다는 건
명확한 얘기입니다.


이영애_ 민원 발생의 원인부터 해결까지 가능하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군요. 김 전 차관님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_ 행정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때가 됐다는 겁니다. A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에 기반하는데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진 곳은 중앙정부입니다. 과거에는 이 데이터가 보안의 대상이었지 활용의 대상은 아니었죠. 과거 관행과 경험 직관에 의존한 행정을 우리는 잘했다고 했는데 이젠 그런 말이 통하지 않게 됐죠. 이젠 주민을 미리 찾아가거나 심지어 국민이 모르고 있을 때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AI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들이 행정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김순은 서울대행정대학원 특임교수_ 과거에는 정보화 전산화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했습니다. 제가 석사학위 논문을 쓰던 1985년 원고를 원고지에 썼어요. 이듬해 미국에 가보니 워드 시스템이 돼 있더라고요. 과학 기술의 격차를 확연하게 느꼈었죠. 그런 것처럼 이제 AI대혁명 시대 어떤 분야 어떤 조직에 어떤 영향을 끼쳐 운영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지 짐작도 못합니다.

 

 

이영애_ 석 교수님도 할 말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석준희_ AI의 가장 큰 장점은 객관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줄수 있다는 겁니다. 그 때문에 판단의 어떤 오류 등을 막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 점이죠. 이를 알려면 기술적인 면에서 즉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데이터라는 자체가 어떤 편향성을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길지만 예를 들면, 미국에서 데이터를 모아 의료정책 수립을 위해 사람들이 어떤 질병으로 병원에 자주 오는가 조사를 그걸 몇십년 했어요. 그런데 그 질병이 전부 백인이 잘 걸리는 질병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병원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이에요. 형편상 흑인은 잘 안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했지만 결국 인종간의 불평등 같은 문제를 노출하게 된 겁니다.
김성렬_ 좋은 예 잘 들었는데요. 저는 정부 관점에서 말씀드릴게요. 우선 AI는 만능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조역할이거든요. 문제를 파악하고 정책을 설계할 때는 결국 마지막은 사람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그런 점을 공무원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젠 공무원 교육도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이영애_ 공직자들의 AI 활용과 접근 방식 매우 중요함을 새삼 깨닫습니다. 중앙이나 지방행정에서 AI를 활용해 가장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요.
김성렬_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접근은 재난 안전 분야에서 빛을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행정 내부에서 비효율적인 시스템 또는 프로세스 등을 찾아내고 정비하는데 AI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순은_ 우리나라 행정사무를 대략 7만개로 봅니다. 그중 국가가 70%, 지방이 30% 합니다. 지방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현장 업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이는 대체로 반복적이고 크게 복잡하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런 일들이 AI가 활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석준희_ 행정은 잘 모르지만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먼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들이 당장 빠르게 AI로 대체되면서 행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AI가 더 발전하면 좀 더 수준 높은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돕는다거나 가설을 제공하는 쪽으로 발전할 거라 생각됩니다.
김성렬_ 한마디 덧붙일까요. 사실 공무원들이 뭘 하고 있냐면 종이 보고서 쓰고 대면 회의하고 결제받는 게 대부분 일이에요. AI 활용하면 그런 일 대폭 줄일 수 있어요.

 

 

이영애_ 지방자치 30년이라고 합니다만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게 일반적 시각인 것 같습니다. 김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김순은_ 저는 관(官)의 문턱이 낮아진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봅니다. 안타까운 건 도입한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거죠. 예를 들어 제왕적이라는 말까지 듣는 단체장을 의회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게 그렇죠. 또 요즘 특히 지방의회 무용론이 뜨거워졌어요. 지역의 발전을 위해 뭉치는 건 좋은데 자칫 소지역주의에 빠져 국가적 이슈를 외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른바 혐오시설이라고 해서 쓰레기 소각장 유
치 반대 같은 게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성렬_ 저는 행안부에서 줄곧 근무했습니다만 김 교수님 말씀대로 지난 30년 지방자치 발전은 굳이 여러 예를 들지 않아도 괄목하다는 걸 다 인정합니다. 다만 방금 지방의회 문제도 언급이 됐지만 정당 공천 제도는 문제가 많다는 게 선거를 치르면서 계속 드러난 문제입니다. 단체장 견제, 즉 탄핵 같은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정책 기획과 집행과정에서 AI가 본격 활용된다면 공직자의 판단이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합니다.
석준희_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에 AI가 투입되면 이제 사람은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을 하게 될 겁니다. 판단의 중요성은 그만큼 커지고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하겠죠. 그러니 공무원은 AI 정보를 바탕으로 정무적 시선이나 윤리적 시선을 넣어 판단해야 합니다. 그 판단을 국민에게 잘 설명하는 공무원이 훌륭한 공무원이라는 평을 들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정부 데이터를 표준화해서 모든 정부 부처나 기관이 같은 포맷을 쓴다면 기계가 읽기 아주 편하겠죠. 그러나 그 표준화 작업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오랫동안 잘 안되는 일 중 하나입니다. 데이터를 표준화할 거냐, 아니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도 이해할 수 있는 AI를 도입할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될 것입니다.

 


이영애_ AI는 또 공무원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석준희_공무원도 단기적으로 기존 업무가 사라지면서 인원이 줄어들 수 있지만 곧 새로운 AI관련 업무 같은 게 생기면서 인원이 다시 회복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김성렬_ 어떤 합리적 수준까지는 AI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최종 결정 단계나 정책 공표 같은 경우는 절대 AI에만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적어도 정부 영역에서는 자꾸 말씀드립니다만 AI 플러스 집단 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상호접목을 해 의사결정을 하고 리스크 관리나 공정성 문제도 받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이영애_ 공무원은 또 평가에 아주 민감한 것 같습니다.
김순은_ 지방마다 다 특성이 있고 여건이 다른데 이를 동일한 지수로 평가하는 게 과연 타당하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지수를 만들어낸다면 평가가 객관적일 수 있고 신뢰가 가겠죠.
김성렬_ 저도 평가를 받기도 하고 하기도 했지만 문제 근본은 중앙정부 입장에서 지자체에 대해 일단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거에요. 나아가서 평가기준이 너무 많습니다. 이는 통제 관점에서의 기준이고 또 이 기준이 해마다 바뀝니다. 그리고 정성적 평가에 대한 수용성이 떨어집니다. 리뷰가 없다는 것도 해결점을 찾는다는 점에선 매우 아쉽습니다. 평가하고 뭘 잘못했다라는 지적도 있어야 하고 대안 마련 등 사후 조치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영애_ 이 좌담회를 보는 공직자들에게 ‘이 질문만은 스스로에게 던져봐라’라고 권하고 말 질문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김순은_ 본인이나 본인 가족이 살고 싶은 지방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봐라 라고 하고 싶습니다.
석준희_ 실제 업무에서 AI를 얼마나 활용하는지 자문하시면서 활용 방식이 문서작업을 돕는 수준인지 자신의 객관적 판단을 위한 고급 기술인지 자문하시면 좋겠습니다.
김성렬_ 공직 선배로서 말씀드린다면, 주민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서 가장 먼저 살피고 정성껏 모셔서 진정 국민이 기뻐하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저희 월간 지방정부, 지방자치연구소가 중앙과 지방의 정책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제언을 듣고 싶습니다.
김순은_ 우리나라는 참 연구소가 많습니다. 모두 도䞻시䞻군 소속으로 있다보니 목소리에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데이터를 놓고도 목소리가 다르기도 하고요. 색깔이 없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월간 지방정부와 지방자치연구소는 진솔한 목소리를 내기를 바라고 또 이슈가 생기면 끝까지 지켜보는 워치독(watch dog) 역할도 했으면 합니다.
석준희_ 저는 기술 발전 사례를 반영해주기를 바랍니다. 어떤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가 그 기술이 공무원들에게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가 등을 살펴주면 행정 발전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김성렬_ 먼저 이영애 대표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시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가교 역할에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신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월간 지방정부의 오래된 애독자입니다. 지자체의 현안 등 다양한 사례와 수준 높은 해외사례 등은 공무원 모두에게 훌륭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월간 지방정부와 지방자치연구소가 펼치고 있는 사업을 브랜드화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위민의정 대상’ 행사는 지방의회에서 단연 주목하는 권위있는 행사로 자리잡았고 ‘정치지도자상’도 입법 고유의 기능과 국정의 맥을 짚는다는 차원에서 국회의원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상이 됐습니다. 이런 행사를 좀 더 발전시킨다면 월간 지방정부와 지방자치연구소의 우수한 브랜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영애_ 과분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제 공직자들에게 드리는 새해 메시지를 들으면서 좌담회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성렬_ 저는 상휼동락(相恤同樂)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서로 돕고 즐거움을 나누자라는 뜻입니다. 국가와 지방이 잘 맞물려 돌아가며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드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순은_ 수도권 집중화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AI가 도움이 되고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석준희_ 모든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고생하시는데 AI가 좀 더 도움이 되고 좀 더 편한 생활 누릴 수 있는 도구가 됐으면 합니다.


이영애_ 월간 지방정부 창간 5주년 기념 특집 좌담은 지방이 성장하고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길을 타진했습니다. 오늘 100분에 걸친 좌담회 귀중한 영상은 저희 헬퍼공직자교육원(www.tvuedu.co.kr)에 올리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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