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품은 도시 경주가 이제 두팔을 벌려 세계를 맞이하고 있다. 경북은 온 정성을 다해 글로벌 손님에게 미소 짓고 있다. 10월 31일 APEC 2025 개최도시 경주와 경북 관계자들은 회의장 만찬장 숙소 경호 등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경제 리더 맞이에 눈코 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낸다. 주낙영 경주시장과 김학홍 경북 부지사를 좌담회에 초청,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APEC 준비상황과 미래의 경주·경북 모습을 들었다. 이들은 APEC이 경주 경북의 잔치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잔치라며 모든 지자체와 전 국민의 전폭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진행 이영애 발행인 / 정리 엄정권 대기자 / 사진 한승구 기자 / 영상 제갈욱PD |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이제 APEC 2025가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주 시장님이나 김 부지사님이나 모두 긴장 속에 하루를 보내실 것 같습니다. 먼저 주 시장님, 요즘 아침에 눈 뜨시면 막 설레지 않으신가요?
주낙영 경주시장_ 네, 그렇지요. 이제 막바지에 오니까 정말 긴장감도 들고 내가 준비하는 APEC이 정말 엄청 중요한 행사구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 그 무게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영애_ 얼굴에 광채가 납니다. 준비는 잘 되고 있겠죠?
주낙영_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격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다 보니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회의장 만찬장 숙소 등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고요, 소프트웨어인 다양한 문화행사 또한 우리 전통과 현대 디지털 개념을 합쳐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김 부지사님 얼굴이 검게 그을렸습니다. 늘 현장에 다니신다는 말 들었습니다. 회의장 만찬장 숙소 준비 힘드시죠?
김학홍 경북 부지사_ 일부에서 공정률을 보면서 걱정하고 있는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기존 로드맵에 따라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무총리님께서 방문해 경주에서 주무시면서 숙소 회의장 등 점검하셨고 국회의장님도 오셔서 꼼꼼하게 이것저것 짚으셨습니다. 저희는 인적 물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21개국 정상들이 만나 국제 경제 협력을 논의할 회의장, 그리고 한국 음식이 제공될 만찬장 준비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김학홍_ 정상회의장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 마련돼 있고 만찬장은 경주국립박물관 중앙 마당에 준비됩니다. 경주 화백컨벤션센터는 기존 회의장이 있지만 이번에 21개국 정상이 모이는 만큼 공간도 넓히고 내부 시설도 리모델링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리모델링 작업은 어떤 건가요?
김학홍_ 단순히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 우리 한국적 전통미를 토대로 첨단 기법을 넣는 겁니다. 예를 들어 첨단 LED 영상, 빔 프로젝트, 최첨단 음향 장비 등도 포함됩니다. 단순히 회의장 목적이 아니라 한국을 느낄 수 있는 품격있는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영애_ 주 시장님도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낙영_ 저희 시 입장에서는 숙소 회의장 만찬장 전시장 등 인프라 완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숙소는 충분합니다. 운영위원까지 연인원 2만5천명 정도 온다고 본다면, 시내 객실이 1만6천개이니까 수용 능력은 충분합니다. 다만 정상들이 머무를 최고급 숙소(PRS)가 조금 모자라는데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 9월 중에는 모두 완비됩니다. 또 글로벌 경제 리더들도 많이 오는데 그 인원에 맞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회의장 얘기 좀 더 해볼까요?
김학홍_ 21개국 정상회담 뿐 아니라 예를 들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 등 양자 회담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 큰 이벤트입니다. 양자 회담장도 그래서 6개 별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종교 관련 기도실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슬람교 정상이나 각료들도 오니 당연히 준비해야 합니다.
이영애_ 만찬장을 머릿속으로 그려봅니다만 매우 화려하겠죠? 음식은 또 뭐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김학홍_ 규모가 2천㎡ 됩니다. 경주국립박물관 중앙 마당에 준비하고 있는데요, 양쪽에 다보탑 석가탑이 있어 우리 유산을 한껏 보여줄 수 있는 장소입니다. 가설물 같은 임시 시설물이 아니고 우리 전통미를 살려 석조 계단 처마 등에 한옥의 아름다움을 살리고 서까래 등도 전통미를 넣게 됩니다. 공정이 30% 수준인데, 좀 더딘 이유는 이곳이 문화재 발굴이 예상되는 지점이라 발굴 조사 등 하다보니 5월 돼서야 본격 작업에 들어간 겁니다. 9월 중순까지는 충분히 완공된다고 봅니다. 저희는 만찬장이 APEC의 꽃이라고 생각해요. 정상들이 단순히 밥 먹는 자리가 아니라 담소를 나누면서 국제적인 대화가 이뤄지는 곳이기에 중요성이 크죠.
이영애_ 맞는 말씀입니다. 경호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는데, 주 시장님 문제 없겠죠?
주낙영_ 얼마전 대통령 경호실에서 관계자들이 와서 여러 경호 여건을 살폈습니다. 국정원 측에서도 면밀히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주회의장이 있는 보문관광단지가 경호에는 아주 유리하다고 합니다. 지형이 마치 호리병 모양이라 양쪽만 잘 커버하면 별 문제 없다는 겁니다. 또 민가와도 떨어져 있어 주민들에게도 불편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경주시는 도심과 회의장이 완전히 떨어져 있어 경호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이영애_ 경주 APEC은 정부도 지대한 관심이고 성공적으로 치러서 우리나라 국격을 높이자 하는 강력한 욕구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김학홍_ 아무래도 관심은 트럼프가 오느냐 시진핑이 오느냐,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까 미중 정상이 만나느냐 하는 것이고 이는 정말 세계적 관심이면서 이런 양자 또는 삼자 회담이 성사된다면 국제적 스포트라이트가 경주에 집중될 것은 당연하죠. 세계 경제 패권을 놓고 신경전이 치열하잖습니까? 그런 점에서 볼 때 트럼프도 당연히 올 것이고 시진핑도 반드시 올 거라고 봅니다. 특히 중국은 다음 APEC 개최국이기에 관례에 따라 이번에 올 확률이 아주 높죠. 이런 정상회담만 잘 소화된다면 절반 이상은 성공하는 겁니다.
이영애_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 등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한국 와서 다시 판문점 등에서 북한 김정은을 만난다면 대박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번엔 경제 얘기 해볼까요?
주낙영_ 사실 APEC은 정상들 회의입니다만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경제인 만남입니다. 글로벌 CEO 서밋(SUMMIT)이라고 이번에 세계적 경제인 1700여명이 옵니다. 수행원과 가족 포함해 4천명 정도 숙박을 할 것으로 봅니다. 그 분들에 대한 행사 주관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합니다. 최태원 상의 회장이 여기 자주 와서 숙소 등 점검합니다. 일론 머스크나 젠슨 황 같은 세계 경제질서를 좌우하는 분들이라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우리나라 경제인들과도 교류 움직임 등이 주목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영애_ 경제 파급효과가 대단할 거라고 봅니다.
김학홍_ 우리 목표 중 하나가 바로 경제 APEC입니다. 대한상의에서 분석한 결과를 보면 경제 파급효과는 7조4천억에 이르고 일자리 창출은 2만3천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첨단 기술을 통해 전통적인 아름다움 즉 K-컬처를 보여준다면 무형의 경제효과는 엄청 클 거라 봅니다. 정상들의 문화 투어, 배우자들의 전통문화 투어 등과 체험이 어우러진다면 효과는 배가됩니다.
주낙영_ 문화 얘기가 나와서 한마디 드린다면, 경주가 한국에서는 매우 유명하지만 세계적으로 본다면 아직 미약한 점이 많거든요. 이번 기회에 전 세계인에게 경주가 각인된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각국 정상 배우자들이 한복인 신라복을 곱게 입고 불국사 청운교 백운교 앞을 거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10월말이면 단풍도 고울 때입니다. 경주가 글로벌 관광도시로 뜰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영애_ 네, 경주가 APEC 개최지로 선정된 것도 바로 그런 한국 전통미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도시라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애프터 APEC, 무엇이 있을까요?
주낙영_ 총리께서 바로 비포 APEC 애프터 APEC 말씀을 하시면서 뭔가 변해야 하지 않느냐 하셨습니다. 우선 우리 시민들이 APEC을 했던 장소구나 하는 것을 기억하게 기념관 기념공원 같은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시장님, 청와대 담을 끼고 도는 길에는 청와대 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늘 전시돼 있어요. 역사의 현장 같은 장면들이니까 들어가 보고 싶은 거예요. 경주도 트럼프 묵었던 방, 시진핑이 저녁 먹었던 식당 등 사진 찍어 알리면 어떨까요?
주낙영_ 아주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2016년 당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하노이에 가서 아주 작은 분자 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 있는데, 그 식당이 세계적인 명소가 됐습니다. 스토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행사 기간 동안 집집마다 청사초롱을 걸어 놓자는 대표님 아이디어도 잘 검토해 보겠습니다.
김학홍_ 경주포럼을 만들려고 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APEC을 치른 뒤 동방경제포럼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는데, 해외 석학도 다수 참석하면서 명성을 높이고 있어요. 애프터 APEC의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우리 문화와 첨단 기술의 결합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산도 확보했습니다.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겠습니다.
이영애_ 세계는 이제 10월 말이면 경주라는 창을 통해 대한민국을 보게 됩니다. 시민들도 APEC에 적극 동참하시겠죠?
주낙영_ APEC 클린데이를 운영하고 있어요. 매주 하루씩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네 청소하고 꽃밭 가꾸고 화분 같은 걸 베란다에 내놓고 합니다. 도시가 아름다워지는 거죠. 행사 자체는 전문가들이 치르니까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고 우리는 시민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여줄까 하는 점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구 25만의 중소도시가 세계적 행사를 치렀다는 자부심만큼은 대단할 것이라고 봅니다. 경주시민의 이러한 자부심은 경주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나아가 각 지자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
김학홍_ 경주는 대한민국의 창이 되겠지만 APEC은 경주만의 행사 경북만의 행사가 아닙니다. 전 국민이 동참해 응원하시고 모든 지자체가 합심해야 할 일입니다. 물론 정치인들도 한마음으로 응원하리라 생각하고 또 경제계는 누구보다 성공적 개최를 바란다고 봅니다.
이영애_ 궁금한 게 있는데요, 만찬장 건배주는 결정됐나요?
김학홍_ 경북이 결정하는 건 아니고, 경호나 외교 쪽에서 합의할 겁니다. 그러잖아도 문경 특산 오미자 술을 올리면 어떠냐는 의견이 많아서 저도 지사님께 말씀드렸는데,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저희 문경 시민들이 플래시 몹이나 SNS 활동으로 APEC을 응원하겠다는 소식이 들려 기쁩니다.
이영애_ 지자체가 적극 APEC 응원에 나서게 할 묘안이 있을까요?
주낙영_ 경주 인근 울산 포항 등은 산업시설이 많아 아마 경제인들이 찾을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외 방문단이 찾을 것을 대비해 자발적으로 여러 준비를 하고 있을 겁니다. 민간 외교가 바로 그런 거죠.
김학홍_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지자체 단체장들이 자기 지역 명소나 자랑할만한 장소를 골라 피케팅을 하면 어떨까요. APEC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영애 대표가 버킷 릴레이처럼 지자체장들이 릴레이 피케팅을 하는 방법을 말하자 김 부지사 주 시장 모두 반색하며 환영한다. 행안부에 공식으로 건의하자는 말도 나왔다)
이영애_ 주낙영 경주시장님 그리고 김학홍 경북 부지사님, 바쁘신 중에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시금 APEC은 경주만의 잔치가 아니고 경북만의 행사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행사라는 점 확인했습니다. 특히 지자체장 릴레이 피케팅은 동참의 에너지를 모으는 마중물로 APEC 성공의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APEC 코리아, 국민 여러분 기대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