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성이 행복하면 사회가 행복합니다” -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df4ed44a383477b36ddf90baf307b708_1529907524_1988.png
 

 

개원 33년째를 맞고 있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취임 후 바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이명선 원장은 여성의 행복을 위해 무엇보다 여성고용률과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취임 후부터 지금까지 바쁜 나날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는 그동안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요?

이명선(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_ 제가 원장으로 와서 보니 많은 분들이 여성정책연구원을 잘 모르세요. 그래서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데요. 여성정책연구원은 양성평등 정책과 관련하여 다양한 일을 해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여성의 고용률이나 여성 인재를 증가시킬 것인지, 또는 여성들의 일-가정 양립, 통일 후의 여성이나 가족에 대한 문제들, 최근에는 여성 건강에도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성정책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등 한국형 ODA(공적개발원조) 모델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주로 어떤 것들을 공유하시나요?
이명선_ 그동안 우리나라가 남녀평등을 어떻게 이루어왔는지, 또 여성이 경제력이나 권리를 가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등인데요. 그들이 볼 때 20년 전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남존여 비사상이 있어서 여성의 학력이나 지위가 높지 않았는데, 갑자기 여성의 권리가 증대되고 여성에 대한 정책도 많아졌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여성의 권리 신장을 이루어왔는지에 대한 연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여성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고 계시는군요. 교수 재직 시절 제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며 많은 고민을 하셨다고요.

이명선_ 제가 이화여자대학교에 25년 정도 있었는데요. 예전에는 직장에 들어갈 때부터 차별을 받고 어려움을 겪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은 다른 게 아니라 승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죠.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여성들이 직장에 들어가서 조금 일하다 보면 결혼, 출산, 육아와 부딪힙니다.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이 29.8세니까 약 30세에 결혼하는데 그때가 대리나 과장으로 승진을 하는 시기죠. 그런데 그 시점에 결혼이나 출산, 육아로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고, 우리 기업문화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뚫고 나가는 경우가 적어요. 가장 안타까운 것은 통계청 연구 결과를 보면 결혼 후 남성은 여성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밖에 가사일을 하지 않거든요. 또 육아휴직을 보더라도 여성은 95%, 남성은 5%가 육아휴직을 합니다.

 

이영애_ 직장에서도 남성이 육아휴직을 한다고 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있죠.​

이명선_ 그렇죠. 아이에게 집을 맡기고 나오려면 적어도 초등학교는 졸업해야 되는데, 그러면 13살입니다. 임신해서 13년간 일을 제대로 못하고, 또 직장이라는 게 1년만 휴직하고 돌아와도 그 사이에 너무나 큰 변화가 있기 마련인데, 2년, 3년을 휴직하고 돌아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경력단절 여성이 많이 생기고 인사고과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소위 ‘파이프 라인’이라고 하는데 인재 등용을 하려고 하면 대리로 승진할 때 여성들이 많이 떨어져나가고, 과장으로 승진할 때는 더 많이, 부장으로 승진할 때는 남아있는 여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런 점들이 참 안타깝죠.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성정책연구원은 어떻게 하면 직장문화가 여성 친화적으로 조성되게 할 것이냐, 또 무엇을 해결해야 할 것이냐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그런 면에서 여성정책연구원이 앞서나가는 것이 있나요?
이명선_ 우선 연구원 입구에 직장 어린이집이 있어요. 인근 기관들이 함께 활용하는데, 굉장히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어서 다들 들어오고 싶어 해요. 또 하나는 기업문화 측면인데, 우리나라는 장시간 근로를 합니다. 6시에는 퇴근을 해야 집에 가서 저녁밥도 먹고 일-가정 양립이 되겠죠. 더군다나 아이를 키운다면 4~5시에는 들어가야 하잖아요. 외국은 시간선택제나 유연근무제를 통해서 1시간 일찍 출근해서 1시간 일찍 퇴근하기도 하고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일을
해도 인사고과에 반영해서 절대 승진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한다고 해요. 그래서 선진국의 여성 고용률은 65~70%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55%예요.

이영애_ 많이 낮네요

이명선_ 네 그런데 우리는 남성의 고용률은 75%를 넘어서 여성보다 20% 이상 높습니다. 처음에 입사할 때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 30~45세 사이에 차이가 확 벌어져요. 여성들이 야근하고 아이들 자고 있을 때 집에 들어가니까 직장을 다녀야 하나 고민을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직장문화가 참 중요한데요. 우선 장시간 근로가 없어야 하고, 또 왜 회식은 저녁에만 해요? 점심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 여성정책연구원은 점심 때 회식하고 정시에 직원들이 퇴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일과 가정의 균형 때문에 고민이 많은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이명선_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부부가 잘 융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현재 보육이나 양육의 책임이 여성에게 더 많이 있기 때문에 여성이 일을 그만두기가 참 쉬워요. 그래서 경력단절이 되는데, 일단 경력단절을 겪으면 그 다음 두 번째 직업은 어떤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처음 직장보다 상대적으로 처우가 낮은 직장에 취업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직장을 놓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해요. 가사를 어떻게 분배할지 결정하고, 육아를 할 때도 어떤 방법으로 육아를 할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받을 것인지 그런 것들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물론 굉장히 힘들지만 그 기간에 도저히 안 되겠다 손들고 나오지 마시고 끝까지 인내하고,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방향에서 대화를 많이 하고, 두 사람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잘 의논해야 합니다.


이영애_ 여성들이 참고해야 할 좋은 정책들이 있나요?
이명선_ 육아휴직제도나 출산휴가도 있고요. 여성가족부가 인증하는 가족 친화기업이 있습니다. 롯데나 SK, 네이버 이런 곳들이 가족친화기업으로 너무너무 잘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직장을 구할 때 여성들이 먼저 가족친화기업을 찾아야 해요. 그러면 기업들도 가족친화 기업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또
지금 시간선택제나 유연근무제를 하는 곳이 많아졌고 국가에서 육아휴직자의 대체인력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 좋은 제도들이 많이있기 때문에 여성이 직장을 구하거나 아이를 키울 때 그런 권리들을 찾아나가야죠.

이영애_ 정보를 잘 찾아봐야겠네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명선_ 사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성 고용률이 지금보다 10% 포인트는 더 높아져야 하는데 아직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고용, 여성 인재 활용 등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중점을 두고 연구할 계획입니다. 또 여성의 안전이나 여성의 건강, 특히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정책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출산이나 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겁을 내지 않고 직장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여성과 가족에게 친화적인 문화로 바꿔가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영애_ 그러기 위해서는 꼭 바꾸고 싶은 제도나 건의하고 싶은 제안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명선_ 네, 있습니다. 우선 이제 곧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아직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비례대표까지 포함해도 15.7%밖에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국회의원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30%까지 여성 공천률을 높이고, 여성의 당선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것인데요. 지금은 자녀 양육이나 가사 일을 너무 여성에게만 맡겨놓고 있습니다. 가사 분담에 있어서도 남성이 여성과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할 수 있는 있도록 가정의 문화를 바꾸고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기업문화를 가족친화적으로 바꿔가야 합니다.

 

 

이영애_ 끝으로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전하는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이명선_ 여성이 행복하면 국민의 반이 행복합니다. 여성이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면 사회가 행복해지는 만큼 여성의 행복을 위해 연구하는 여성정책연구원의 책임도 무거운데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계속해서 여성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여성 인재를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여성에게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여성들이 행복한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성(性)격차지수(Gender Gap Index: GGI)’를 보면 우리나라는 100위권 밖에 있을 정도로 낮거든요.

이영애_ 왜 그렇게 낮은가요?

이명선_ 각 나라의 성평등을 지수화하기 위한 몇 가지 지표가 있는데요. 여성 정치인의 수, 일반적으로 국회의원 수죠. 또 여성 교육률, 여성 건강률, 여성 임금 등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여성 건강과 교육은 괜찮은데 여성 정치인이 적고 임금 격차가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같이 낮아져 있는 성(性)격차 지수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이영애_ 네. 여성이 꼭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곡성군,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 운영

곡성군(군수 조상래)은 '2025년 문화가 있는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를 곡성작은영화관과 옥과면 묵은숲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운영한다고 밝혔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그 주간에 영화관, 공연장 등 전국 1,500여 개 이상의 문화시설 할인, 무료관람, 문화행사 등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으로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에 선정돼 수행하고 있다. 지난 3월 곡성작은영화관을 중심으로 버스킹공연과 공동체 영화 "오빠 남진"을 상영했고, 지역민 100여 명이 문화 혜택을 누렸으며, 4월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를 준비하며 가족 단위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4월 30일에 열리는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는 곡성작은영화관에서 주민이 함께 시청하는 공동체 영화 "목소리들"을 상영한다. 제주 4.3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주 여성들의 경험, 침묵 속에 잠겨있던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다. 오는 5월 3일에는 옥과면 묵은숲을 배경으로 "예술 먹은숲"이란 주제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예술 먹은숲은

OECD 고용률 및 노동력 참여율, 사상 최고 수준 기록

글로벌 노동시장 동향 안정 속에서 주요 국가별 차이 뚜렷 OECD가 2024년 1월 발표한 ‘Labour Market Situation’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의 평균 고용률은 70.3%, 노동력 참여율(LFP)은 74%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2005년과 2008년에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 독일, 일본, 터키를 포함한 38개 회원국 중 13개국이 해당 지표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거나 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고용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 중 약 3분의 2가 평균 고용률인 70.3%를 초과했으며, 스위스, 네덜란드, 아이슬란드가 80% 이상의 고용률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터키는 55.2%로 가장 낮은 고용률을 기록했으며, G7 국가 중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평균 이하의 고용률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분기별 고용률 변화를 살펴보면, 15개국의 고용률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12개국에서 고용률이 감소했고, 11개국에서는 증가했다. 이 중 룩셈부르크와 칠레는 고용률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코스타리카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