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터뷰] “아이들이 행복한 대구교육, 대한민국 교육을 선도합니다” - 우동기 대구광역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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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 교육감은 반갑게 인터뷰에 응하며 캐비닛에서 20여년 전 자신이 기고했던 수 권의 빛바랜 《월간 지방자치》를 꺼내 추억을 되새겼다. 전국의 교육감 중에는 드물게 지방자치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대구 교육을 이끌며 대한민국 교육의 판을 짜는 교육혁신의 아이콘, 우동기 교육감을 만났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행정과 교육은 따로 갈 수 없는데 저는 교육감님께서 지방자치 전문가라 굉장히 기분이 좋은데요. 이번에 제가 황우여 사회부총리님과 <EBS 특별기획> ‘교육개혁, 황우여 부총리에게 듣는다’ 패널로 나가 정책 토론을 했었는데 대구의 교육정책이 정부의 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우동기(대구광역시 교육감)_ 대구에서 발표한 정책들이 한 1년 뒤에 정부 정책이 됩니다. 저희가 2010년에 행복교육 정책을 폈는데 그 다음해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나오기도 했죠.

이영애_ 저는 그 반대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요즘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범교육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동기_ 학부모들의 호응이 없으면 자유학기제는 실패합니다. 저희는 오는 9월부터 전면적으로 시범실시 하는데요. 자유학기제가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이 자신들이 가진 정보와 지식을 서로 공유하는 협력수업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저희는 ‘협력 학습’이라고 부르는데요. 학생들 상호간에 협동을 통해서 수업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토론식 수업 형태죠. 첫 해에 두 개 학교에서 시범운영 한 결과 두 곳 다 성적이 상당히 올랐습니다. 결국 학생참여형 수업, 아이들 중심의 질문이 있는 수업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수업하는데 가보면 너무 시끄럽고 공부 안하는 것 같지만 시험을 보면 성적이 확 올라 있어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거죠. 이렇게 하려면 우선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 저희는 2010년부터 진로·창의체험 교육을 해오면서 어느 정도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영애_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굉장한 성과가 나겠네요.

우동기_ 그럼요. 정부에서는 내년부터 하지만 저희가 올해 2학기부터 하는 이유도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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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그렇군요. 대구의 교육정책 중에서 전국이 이것만은 꼭 우리를 따라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우동기_ 네, 있습니다! 행복역량 교육입니다. 아이들에게 교육이 왜 필요하냐면 한 개인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교육인 셈이죠. 저희가 몇 년 전부터 행복인식전환교육을 해오고 있는데, 행복에 대한 인식 자체를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돈, 권력, 명예가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고 요행으로 주어지거나 운명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에요. 행복은 스스로가 꿔나가고 훈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인데 그 수단이 교육이라는 거죠. 우리는 교과서 자체가 너무 기능주의적입니다. 인성이학력하고 다른 것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초등학교에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성취해야할 ‘성취기준’이란 게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짤 때는 성취기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나라 교육의 색깔이 정해지는데 초등학교 성취기준 약 1206개 중 도덕적 역량은 4%도 안돼요. 지적, 사회적, 도덕적, 정서적, 신체적 역량 5가지를 균등하게 배분해야 하는데 따지고 보면 정직에 대한 가치를 교육은 2%밖에 안 되는 겁니다.

이영애_ 인성진흥법이 통과되면서 이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한 말이에요.

우동기_ 세계에서 유일한 법인데, 오죽하면 법으로 만들까 싶기도 해요. 법 자체에는 이의가 좀 있지만 사회적으로 인성에 관한 부분을 우리가 중요시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는 굉장히 바람직한 거죠.

이영애_ 맞습니다. 교육감님께서 바꾸고 있는 대구의 교육을 말씀해 주세요.

우동기_ 저희가 지금 인문학교육, 사제동맹, 아이들 진로교육 등 많이 하지만 거기에 꼭 뒤따라야 하는 게 학부모 교육입니다. 학부모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면 어떤 교육도 성공할 수 없어요.

이영애_ 저도 학부모 교육을 많이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우동기_ 저희가 모든 학교에 평생학습관을 지정해서 기본적으로 20시간 학부모 교육을 합니다. 단순히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교과서를 만들어서 0~2세,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장애학생 등 총 8가지로 나눠 아이의 성장 단계에 따른 적기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약 540명의 강사를 양성해 바쁜 학부모들을 위해 교회나 마트, 백화점에서 시간 날 때 교육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그런데도 못 오는 분들을 위해서는 TBC대구방송에서 금요일에 방송도 합니다. 학부모들 참여율과 호응도가 굉장히 높아요. 학부모들이 교육전문가 수준이 되면서 선생님들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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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대구의 학부모 교육은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에 제가 교육에 관해서 생각했던 것을 교육감님께서 그대로 하고 계시네요.
우동기_ 태교에 관한 책은 많지만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성장단계에 따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어요. 그런 것들을 학부모들이 저희에게 많이 호소하셨습니다. 왜 아이들을 남들이 키우는 대로 키우느냐고 했더니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는 거에요. 아이를 키우면서 문제에 부딪히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학부모 교육을 체계화시킨 겁니다. 아이가 1학년 입학하면 기본적으로 3학년까지는 2시간짜리 강의를 10번 듣도록 하고, 기본과정을 이수한 사람에 한해서 심화과정에 들어갑니다. 심화과정은 내 아이가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코칭하는 과정입니다. 성장 단계별로 책으로 인쇄해서 나눠주고 0~2세 부모는 주민센터에서 혼인신고나 출생신고를 하면 선물로 줍니다. 교과서 만드는데 한 2년 걸렸어요. 올해 개정판도 냈는데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이영애_ 전국에서 부모들이 찾아와서 보려고만 한다면 그 자체가 굉장한 성과일 것 같습니다. 사실 교육을 하려면 대구시와의 관계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우동기_ 중요하죠. 왜냐하면 학생은 동일한데 교문 밖을 나가면 청소년이 되잖아요. 학교 울타리 안에서는 교육부가 책임을 지고, 교문 밖으로 나가면 지자체가 책임져야죠. 또 우리나라의 청소년 정책은 여성가족부 소관인데 교육정책과 일관되지 않아서 오는 낭비도 굉장히 많아요. 학교라는 것이 울타리 안의 학교도 중요하지만 학교 밖의 학교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는 학교 밖의 학교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할 거냐는 거죠. 그래서 제가 박근혜 정부 들어 개편할 때 청소년 정책은 교육부로 가져와야 한다고도 했어요. 이게 안 되면 공교육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게 될 겁니다.

 

이영애_ 듣다보니 참 답답한데요, 교육정책을 펼치시면서 ‘우리도 민원이 있다’는 차원에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동기_ 기존에 고등학교만 있었던 방송통신학교를 보완하기 위해 저희가 통신중학교설립법을 만들어 방송통신중학교를 만들었습니다. 고등학교는 학교를 그만두더라도 취업을 하거나 학력인 정학교 등 갈 수 있는 길이 많지만 중학교를 그만두면 검정고시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 학교 밖에 학교가 없으니까 중학교 때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이 학교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초중등교육법이 워낙 엄격해서 적응을 못합니다. 학교 밖에서 엇나가고 탈선한 아이들을 다시 학교로 불러들이려고 해도 기존의 학교에서는 힘들다는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방송통신중학교에서 오프라인으로 교육시키고 졸업하면 방송통신고등학교 청소년반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것을 기존의 시설과 선생님을 활용해서 고등학교 부설로 둘 수 있도록 돼 있어요. 게다가 부설로 하면 교사 TO를 안줍니다. 성인반은 주말에만 수업하면 되지만 청소년반은 월요일부터 나와서 일반학교보다 더 노력을 해줘야 하는데, 교사 없이는 힘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별도로 학교를 만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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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결론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야겠네요. 교육감님께서 이렇게 잘 하실 수 있는 건 선생님과 교직원, 학부모, 학생이 함께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 해주십시오.

우동기_ 지금까지는 교육공동체라고 하면 학생, 학부모, 선생님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사회도 함께 참여해서 교육공동체라면 이 네 가지 주제가 함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의 도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고 학부모들도 같이 가줘야 합니다. 앞으로 아낌없는 동참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영애_ 교육감님을 뵈면서 교육감님 생각이 전국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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