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회의원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회로, 촛불이 대한민국을 혁신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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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원내 3당으로 약진시킨 유력 대권 주자이기도 한 안철수 국회의원이 최근 정국에서대권 주자 중 가장 먼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에게 대한민국의 ‘희망’을 물었다.문병호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도 배석했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의원님! 국민이 좌절감과 걱정에 빠졌습니다. 성난 촛불 민심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철수(국회의원)_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 선서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임무의 처음이자 끝이 바로 헌법 준수입니다. 그런데 그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한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12일 촛불 집회에 100만이 모였잖아요? 오신 국민들 잠깐 쉬시라고노래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를 짜깁기 한 패러디 영상이 나왔는데요. 영상이 나오자마자 누가 유도하지도 않았는데 저도 모르게 다들 “물러가라”고 외치더라고요 전원이.

 

이영애_ 세상에. 그 정도인가요?

안철수_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대통령이 임기 말이 되면 항상 미움을 받았죠.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미움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제가 느꼈던 것은 부끄러움, 수치심이었습니다. 외국 유학생들도 현지인들이 “너한국에서 왔지”라고 물어보면 “일본에서 왔다”고 거짓말한답니다. 그 정도로 국민들이 부끄러우신 겁니다. 미움은 세월이 지나면 바뀔 수 있는데 이 부끄러움, 수치심은 절대 바뀌질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걸 아셔야 됩니다.


이영애_ 정말 국가 위기상황인데요. 긴급 처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안철수_ 현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하루 빨리 물러나는게 최선입니다. 거기에 더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상 경제위기 상황인데도 경제부총리 공백 상태가 (11월 25일 현재) 3주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총리도 마찬가지지만 경제사령탑은 하루 비면 그 피해가 엄청납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사태 와중에 정부가 새롭게 경재부총리 후보를 내정하는 바람에 누가 경제사령탑인지 애매하게 된 겁니다. 국회도 조속히 후보를 철회하라고주장을 하든지 청문회를 열어 가부를 판단하든 해야 하는데 그걸 계속 미루고 있어서 답답합니다. 미루면 안된다, 하루 빨리 경제사령탑을 세워 중요한 일들은 처리해야 한다는 게 저희들 생각입니다.

 

이영애_ 국민의당도 적극 노력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동석해 주신 문병호 본부장님께서는 앞으로 국민의당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문병호(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_ 지금의 사태 때문에 저는 기존의 기득권층을 대변하던 새누리당이 사실상와해되다시피 한 게 오히려 혁신의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국민의당은 이를 십분 활용해서 앞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콘텐츠를 잘 만들고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국가라면 국민들의 민생고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하고 그게 대의정치의 핵심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는 그시스템에 사라져서 민심이 국정에 반영이 안되어왔던 것입니다.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서 새로운 시스템을 창출해내는 것이 국민의당이 해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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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이럴 때일수록 공직자들이 중심을 잘 잡아줬으면 좋겠는데 공직자들도 힘이 빠져들 있다고 합니다.안철수 의원님, 그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안철수_ 어떤 일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합니다. 지금 너무 어렵지만 최소한 중요한 일들은 제대
로 진행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많은 공직자들께서 허탈해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공직 사회는 시스템으로 일하는 곳이고, 맡은바 최선을 다하면 행정과 공공서비스가 유지되고 국민이 안정될 수 있습니다.다만 보람이 무너지고 사기가 떨어지는 게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다시 공직사회의 보람과 사기를 다 잡기위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 이후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를 위해 저희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혼란한 시국이지만 이를 기회로 변화를 만들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맡은바 본연의일에 충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영애_ 부디 이 사태가 잘 마무리되길 바랍니다. 의원님께서는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시기로도 유명한데 어떻게 소통하고 계십니까?
안철수_ 저는 페이스북 등 다양한 온라인 SNS를 통해실시간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전국을 다니며 청년들과 각 지역 여러 시민 분들을 만나 강연과 간담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뿐만아니라 가능하면 직접 현장에서 국민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강연을 해도 강의를 40분 정도 하면, 질의·응답도 한 40분 정도 합니다.

 

이영애_ 질의·응답을 그렇게 많이 하시나요?
안철수_ 네. 그렇습니다. 질문도 미리 받지 않고 현장에서 다 받고 있습니다.


이영애_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으시다면요?
안철수_ 청년들은 대학 학비 때문에 고통을 많이 겪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알바를한다고 학점을 못 맞춰 장학금을 받기가 너무 어려우니 이를 좀 해결해달라는 현장의 목소리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저도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었는데요. 지금은 장학금과 생활비, 주거비를 지원하는 각각의 제도가 있는데 이를 묶어 하나의 패키지로 국가나 금융권에서 학생들에게 제공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이 목소리들을 들으면서 구체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영애_ 제가 페이스북에다가 좋은 말을 하나 올렸거든요. 바로 의원님이 쓰신 글귀인데요. “돈이 없어도 교육을 평등하게 받을 수 있을까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더라고요. 그러고보니 20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이시기도 하지 않습니까? 누리과정에도 관심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안철수_ 네 맞습니다. 제가 19대 국회 때는 보건복지위원이었는데요. 이번 국회 교문위와 더불어 누리과정 이슈가 연결돼 있다보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 뭐 세수가 들락날락하는 상태에서 누리과정예산을 퍼센트(%)로 더 주니 덜 주니로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당연히 정부가 국고로 누리과정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영애_ 의원님의 교육 철학이나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교육 정책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안철수_ 저는 교육은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 국민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나갈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는 것이바로 교육이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시위주의 교육을 ‘창의융합 교육’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3대 교육개혁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3대 교육개혁방향은 무엇인가요?
안철수_ 우선 교육부를 폐지해야 합니다. 지금의 교육부는 ‘교육 통제부’에 다름아닙니다. 교육부가 제정을 쥐고 대학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교육의 자율성을 몰살시키는 시대착오적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통령, 장관이 바뀔 때마다 입시제도가 바뀌잖아요?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학부모, 교수, 여야 정치권이 다모이는 합의체인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어 롤링플랜(Rolling Plan) 방식으로 향후 10년 간 교육정책을 합의·설계해 나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중년, 장년, 노년층 모두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나갈 수있도록 평생교육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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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꼭 필요한 정책이네요! 의미 있는 정책적 결실을 맺길 기대하겠습니다. 의원님, 우리 국민들은 앞이안보일때도, IMF도 이겨낸 위대한 국민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지금 너무 힘들어도 하시는데, 국민들에게 힘내시라는 희망의 말씀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안철수_ 올 해 2016년은 향후 몇백 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기득권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폭발한 해로
역사에 기록될 겁니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
리나라도 그런데요. 일례로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 제도가 양당에게만 극도로 유리한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더 큰 힘으로 국민의당을 선택해주셔서 양당 기득권정치에 완전히 금이 쩍쩍 가게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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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말씀을 듣고 보니 국민의당 약진의 의미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문병호_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두 당은 덩치도 크고 사실은 기득권 세력이잖아요? 반면에 국민의당은 기득권에 덜 물든 정당이고, 그런 국민의 당으로 양당제와 국가시스템을 혁신시키라고 국민들께서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안철수_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한 영국이나 미국과 우리나라가 다른 게 있다면, 영국·미국은 나쁜 변화라도 어쨌든 변화하는 쪽을 택한 겁니다. 한 번 국민들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보여준 거죠. 그런데 대한민국은 오히려 그 분노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택한겁니다. 두 당이 대한민국 문제를 계속 해결 못하니까 세 당에게 한 번 기회를 준 겁니다. IMF때도 여러 나라가 같은 고통을 겪었지만 금모으기를 한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없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기에 국민들이 다시 문제 해결을 주문하며 모이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태를 잘 수습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잘 모으면 오히려 이게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가지 누적된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다음 정부에서 개혁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희망을 가지고 국민의당도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영애_ 요즘 많은 분들께서 한치 앞도 안보인다고들 말씀하시는데요. 의원님 말씀을 들으니 정말 희망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 사태를 해결하고 다시금 희망을 만들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안철수 의원님을 비롯해 문병호 본부장님과 국민의당도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언젠가는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대한민국 미래 희망을 꿈꾸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겠죠? 그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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