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좌표로 삼아 항상 솔선수범 하겠습니다” - 김종훈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많은 분들이 최근 아베 일본 총리의 행보에 대해 참 답답하고 속상해 하셨는데요.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내용의 1인 시위는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셨는지요?

김종훈(새누리당 국회의원)_ 우선 아베 총리가 다시 일본의 총리가 된 것이 2012년 12월이였죠. 그 뒤로 일본은 아주 급격하게 우경화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양국 관계도 경색이 되고, 그러다보니 동북아 지역의 협력적인 분위기가 많이 저해됐어요. 특히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간의 동맹은 물론 일본과의 상당한 협력 관계가 필요함에도 한미일 삼각 협력 체제 속에서 제대로 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아베 총리가 방미하는 계기에 미국의 양심있는 조야 인사들에게 그 원인이 아베 총리의 잘못된 역사관과, 과거사를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하기는커녕 계속해서 역사를 호도하고 세탁하려는 시도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영애_ 저는 우리 국민들도 강력한 역사교육과 역사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필요성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씀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김종훈_ 네. 사실 국제관계를 다루려면 진취적이고 전향적으로 나가면서 미래를 같이 설계하는 게 좋죠. 늘 과거에 매몰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고 영어에 ‘Let bygones be bygones’라는 표현처럼 흘러간 것은 흘러간 것으로 하고 나아가자는 건데, 그렇게 하려면 과거사가 제대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잊어버릴 것은 잊어버리는데, 그 부분에서 도저히 잊지 못할 정도로 정리가 안 되고 있는 거죠. 저는 그것이 독도 문제든, 위안부 문제든, 전범과 전후 처리에 대한 인식의 문제든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무라인에서는 아주 단호하고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야 하고, 대통령께서는 전체적인 흐름과 큰 그림을 보실 필요가 있죠. 또 국민들이 외교 당국에 답답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결국 외교라는 게 국력은 기본으로 하고, 국민들의 지지가 아주 필요한 일입니다. 그거 없이 외교만 잘하라는 것은 힘들죠.

이영애_ 저는 이런 문제가 있을 때 국민들이 단합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면 공직자들도 이를 믿고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정부에 맡겨놓고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김종훈_ 그 부분에서 여론이 갈라져 있다고 보지는 않고요. 1965년에 한일국교정상화 교섭이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우리하고 일본의 GDP 차이가 한 20배는 됐을 겁니다. 지금은 세월이 흐르고 우리가 맹렬하게 발전을 했는데, 일본 인구가 한 1억 3,000만 명, 우리가 5,000만명 되죠? GDP는 지금 일본이 약 4조 달러, 우리는 2조 달러가 안 됩니다. 인구비례로 보면 비슷해요. 일본은 중국이 급부상하고, 한국이 맹추격하는 상황에서 장기불황으로 지난 20년간 발전이 정체되어 있었죠. ‘잃어버린 20년’이라고도 하는데, 이때 아베 총리가 등장하면서 애국심에 불을 지르고 국민을 결집시켰습니다. 아주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애국심을 국내정치에 활용한 거죠.

 

이영애_ 일본의 20년간 목마른 샘에 물을 부어준 격이네요.
김종훈_ 네. 그러나 그것이 일본에서는 플러스가 될지 몰라도 이웃국가와의 관계는 어렵게 하는 거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일본의 잘못은 국민들도 다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바탕으로 국민의 참여도를 높일 필요가 있고, 정부 당국은 실무자선에서 지속적이고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또 미국의 조야 인사들에게도 ‘우리가 결코 과거만 파고들지 않고 있다, 우리도 앞으로 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정리가 있어야 하고, 일본 아베 정부가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위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전략적인 이익을 실현해 내는 데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야죠.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도 일본도 주요한 동맹인데 한일 관계가 좋아야 시너지가 나올 것 아닙니까? 한일 관계가 삐걱거리면 미국 입장에서도 전략적인 이익 실현에 결코 이롭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영애_ 지금 미일 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우리도 TPP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하는데요.

김종훈_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WTO 회원국이 전 세계에 약 159개국 됩니다. 이 나라들이 같이 하나의 질서를 만들어보자고 처음 한 게 우루과이라운드(UR)였어요. 사실 최근 들어서는 다자간자유무역체제를 계속 발전시키자는 열정이나 노력은 많이 식은 상태입니다. 그 이유가 첫째는 DDA(Doha Development Agenda)라고 있었는데 결국 실패했거든요. 단 둘이 앉아서 FTA협상하는 것도 어려운데, 160개 가까운 나라들이 모여서 그 복잡한 관세율 등을 따지자면 합의가 될 수 없죠. 또 2008년에 월스트리트 금융위기 이래로 많은 나라들이 국내 문제에만 몰입을 하게 됐습니다. 국내 경제가 어려우면 대외적으로 개방하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참 어렵잖아요. 다자간자유무역도 잘 안되고, 그렇다고 1대1로 FTA를 하자니 하세월인데, 이런 상황에 처음에 뉴질랜드, 페루, 브루나이 이런 작은 경제 규모의 나라들이 하던 TPP에 미국이 참여하면서 힘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한참 한중 FTA를 하는 과정에서 협상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우선 중국이 급선무였던 거죠. 결국 우리가 FTA로 치고 나갈 때 뒤쳐져 있던 일본이 TPP라는 프레임에서 미국과의 FTA를 통해 일거에 회복을 하려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이영애_ 찬반은 분분했지만 당시 외교관으로 FTA를 주도하실 때 제 주위에서 ‘김종훈 저 사람 참 괜찮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확고한 소신이 있다면 밀어붙이는 것도 필요한데 의원님께 우리 공직자들이 참고할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김종훈_ FTA는 국경을 넘어서 수출입과 투자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정책의 수단입니다. 그러나 FTA 하나로 모든 경제를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해서 생긴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분배정책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제정책도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어요. 우리나라가 요즘 환율 문제 등으로 수출입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수출입이 많게는 GDP의 90%까지 차지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부분에 대한 관심이나 노력이 계속 필요하겠고, 또 경제 활동을 하는 주체들 중에 제대로 생산 활동을 하는 것은 기업입니다. 개인은 소비주체고. 정부도 재정이라는 경제도구를 갖지만 생산하는 주체는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제일 중요하고, 기업이 활동하는 무대는 시장이거든요?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앙이든 지방이든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영애_ 기업이 지역에서 잘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찾아서 풀어주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지역구는 어떻게 챙기고 계신지, 또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김종훈_ 정치권에 먼저 몸 담았던 선배들의 이야기가, 지역구가 아주 중요하다고 해요. 제 지역구인 ‘강남 을’은 강남에서도 제일 끝자락인데, 여의도에서 가려면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래도 가급적 가서 주민들 만나고 하는데 참 어렵더라고요. 열심히 지역에 다니는데도 ‘보고 싶은데 왜 안오냐’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열심히 큰 행사, 작은 행사, 아파트 대표자 회의도 참석하고, 저는 청년들,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멘토링에 관심이 많아서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또 ‘강남을’ 지역은 재건축 수요가 굉장히 많기도 하고 소각장, 물재생처리장 같은 시설들이 많아요. 주민들이 아무래도 싫어하는데, 그런 시설을 정화하는 문제나 동남권 물류단지가 될 수서역 주변을 개발하는 문제 등 현안이 많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제가 공약한 사항들을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해봐야죠.

이영애_ 소신을 갖고 정치권에 들어오셨는데, 중간에 맥이 끊어지면 국민도 손해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서 일하셔야 할 텐데, 포부의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종훈_ 총선이 1년도 안 남았다고 해서 벌써 관심의 대상이 됐죠. 재선되면 물론 좋습니다만 그것은 국민들의 선택이고요. 저는​ 정치권에 남아 있든 아니면 다른 일을 하든 늘 좌표로 삼고 있는 것이 국리민복(國利民福)입니다.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데, 정부에 있을 때 FTA는 분명히 국가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저의 소신하에 했었지만 어떤 국민들은 그게 행복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성장을 만들어내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려면 결국은 여러 가지 복지 제도가촘촘히 받쳐줘야 하는데 이 2가지가 조화롭게 간다는 것이 정말 쉽지는 않지만 늘 염두에 둬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그러면 그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결국 실사구시입니다. 사실에 근거해서 방법을 찾자. 팩트가 있으면 팩트를 그대로 보고 그에 근거해서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저 스스로는 늘 솔선수범하자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들 모두에게 필요할 것 같아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자기 스스로 나서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한자용어지만 국리민복, 실사구시, 솔선수범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영애_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쭉 오늘 말씀처럼 해 나가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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