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섭 산림청장. 조용조용 낮은 말투가 고사리 새순 같다. 우리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게 산지라는 상식을 설명할 땐 그 목소리가 파릇파릇 싹을 틔우는 것 같고 산림을 경영 해 수익을 얻어야 하는 공공자산임을 말할 땐 잎새 두툼한 튼실한 나무를 닮은 음성이다. 탄소중립을 말하면서 국가기후의 미래를 들려줄 때 그의 목소리는 푸른 하늘을 인 낙락장송 닮았고 새를 불러 숲을 이루더니 어느덧 짙푸른 녹음으로 번져 산림을 덮는다. 산 림청에 처음 몸을 담으며 새순 같은 걸음으로 공직의 길을 걸어 오로지 산림청에서 몸이 자라고 뼈가 굵어 이젠 산림청에서 가장 크고 우러르는 아름드리나무로 자랐다. 그는 한국 산림의 역사이고 산림 수익화의 오랜 기수로서 임업인의 평생 동료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군이다. 국 민이 고루 누리는 숲, 임업인들이 자산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숲을 향한 임 청장은 K-산림 리더이자 동반자이다. 조용 조용 낮은 말투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
임상섭 산림청장 약력
/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산림자원학 박사
/ 산림청 차장
/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저희가 청장님 관련 쇼츠를 만들었습니다. 핸드폰으로 QR코드 찍어보시고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월간 지방정부가 창간 4주년을 맞았습니다. 축하의 말씀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임상섭 산림청장_ 인쇄매체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하이브리드 신기술을 보여주시니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월간 지방정부 창간 4주년을 축하합니다. 우리 산림청은 특히 각 지방정부와 매우 밀접한 정책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데, 다양한 지방정부 소식을 전하고 정책적 제안도 해주시니 저희는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중요한 자료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이영애_ 청장님은 산림청의 산 증인이시더라고요. 국민이 누리는 숲이라는 취임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청장님이 국민에게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실 수 있죠?
임상섭_ 제가 청장으로 있는 동안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바로 말씀하신대로 모두가 누리는 숲이라는 겁니다. 숲은 사실 공공자산적인 성격도 있으면서 임업인들에게는 산림을 경영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숲을 잘 가꾸고 좋은 환경을 만들면 결국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고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숲이 될 것입니다. 핵심 개념은 어려운 말일지 모르지만 지속가능성입니다. 산림의 가치를 지금 세대가 누리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세대도 누릴 수 있게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영애_ 그렇다면 국민이 누리는 공익적 목적과 임업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산적 가치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게 관건일 것 같습니다.
임상섭_ 그렇죠. 바로 그게 미국이나 유럽에서 말하는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라는 개념입니다.
이영애_ 산림이 중요하다는 말은 식상할 정도입니다. 강력하고도 핵심적인 정부 부처가 돼 국민 건강을 지켜준다면 효과적인 헬스케어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어쨌든 산림 경영구조를 혁신하는 게 선진 산림으로 가는 길 같습니다.
임상섭_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우리나라 산림 60% 이상이 사유림입니다. 산은 지방에 있는데 산주는 대부분 대도시에 살고 있다보니 관리가 잘 안됩니다. 이런 부재산주가 60%가 넘는데 선진국에선 드문 일입니다. 그러니 부재산주가 명절때나 산에 가게 돼 관리가 소홀해지고 또 문제는 공동명의가 많다는 점입니다. 상속받을 때 자녀 공동명의로 받은 일이 많아 이런 경우가 많은데 결국 산림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이 늦습니다. 사유림의 소유 구조가 복잡하고 특이해 이를 해소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그러면 공동으로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임상섭_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산지은행입니다. 저희들이 만든 일종의 플랫폼으로서 산주가 경영하기 힘들고 관리가 어려울 때 이 산지은행에 위탁하면 이 은행이 산지를 경영하고 싶은 희망자를 구해 임대를 주거나 또 매매도 연결해 줍니다. 산주와 산림 경영 희망자를 연결해 산림활용을 잘 하고자 하는 시스템입니다. 올해 안으로 국회를 통과할 것 같습니다.
이영애_ 2월이면 산불예방기간이 시작되는데, 영농 부산물을 파쇄하면서 산불이 줄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자세하게 설명 좀 부탁합니다.
임상섭_ 시골 어르신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가을부터 봄까지 수확하고 남은 것들이 논밭에 많이 있거든요. 얼마 전만 해도 이를 처리하기 어려우니까 불태웠죠. 그러다 불티가 산으로 날아가 산불을 일으키는 일이 많았습니다. 산불 원인의 30~40% 됩니다. 이같은 부산물을 태우지 않고 잘게 부숴 논밭에 뿌려주는 게 부산물파쇄입니다. 그러면 산불도 당연히 줄고 비료도 돼 지력이 살아나고 어르신 힘도 덜어드리니 일석삼조입니다. 파쇄기는 지자체나 국가가 임대해 줍니다.
이영애_ AI시대인데요. 산불 예방이나 진화나 첨단 방법이 없을까요?
임상섭_ 과거에는 CCTV를 달아놓고 불이 났는지를 알려면 계속 모니터를 봐야 했습니다. 지금은 AI에 학습을 시켜 사람이 모니터를 보지 않더라도 연기가 발생하거나 이상 징후가 있으면 바로 알람을 울려 비상상황을 알려줍니다. 전에는 한 사람이 모니터를 10~20개 살폈다면 이제는 200~300개는 충분히 관리하게 됐습니다.
이영애_ 많이 발전했군요.
임상섭_ 이뿐 아닙니다. 올해 하반기에 우리도 인공위성을 띄웁니다. 산림 위성 돌면서 하루에 한반도의 3분의1씩 관측을 해 사흘이면 우리나라 전역을 커버합니다.(과학기술정통부와 산림청 농진청이 공동개발하는 국내 최초 식생관측 위성. 3일이면 한반도 전체 관측 가능) 이렇게 되면 산불 산사태 각종 병해충 같은 모니터링하는 게 훨씬 수월해집니다. 산림 관측의 신기원이 열리는 셈입니다. 산림 재난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산불 산사태 병해충인데, 세가지 모두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영애_ 자랑을 잘 안 하시는 편인데. 자랑 좀 들어보겠습니다.
임상섭_ 작년에 캐나다 퀘벡에서 산불이 크게 났을 때 우리 산림청 진화대원들이 가서 지원을 했습니다. 산림 선진국이랄 수 있는 캐나다에서 저희 기술이나 수준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산불 진화 수준도 굉장히 앞서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우리나라 산불 상황실을 보면 감탄합니다. 정보화 수준이나 체계화된 시스템에 놀랍니다. 그리고 우리 산불 감시원들에게는 GPS 장비를 다 줍니다. 산림청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유사시 바로 산불 발생지역으로 급히 보낼 수 있게 해 초기 대응력이 높아졌습니다. 또 있습니다. 산불 위험도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72시간 전에 예측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처음입니다. 동남아 등지에 이런 시스템을 기술협력 차원에서 수출도 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재난 예방도 중요하지만 수익 창출도 급한 문제입니다. 임업인들에 대한 지원은 어떤가요?
임상섭_ 임업인들 소득 정책에 관련해선 지금 한창 과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때까지는 국토 녹화라는 목적이 있어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게 최선이었지만 이제는 임업인들이 지역이나 농촌 산촌에서 경제적 활동을 할 때 이런 녹화 목적이 되레 규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 활동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산림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데 지장 없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또 지자체에서 산림을 이용해 뭔가를 하려고 할 때도 관련 권한을 많이 이양해주고 있습니다.
이영애_ 구체적으로 한 가지만 말씀해주십시오.
임상섭_ 과거에는 4㏊ 이하 산지 전용과 관련된 허가권은 산림청장에게 있었는데 이를 과감하게 지방자치단체에 넘겼습니다. 그리고 산지 전용이 금지된 지역이 오래 묶여 있었는데 이번에 전수 조사를 해서 필요 없는 지역은 모두 해제시켰습니다. 사유림은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규제를 풀어드리고 있습니다.
이영애_ 산림청 업무가 지자체와 참 밀접하군요.
임상섭_ 산림청 예산이 연간 2조8천억 정도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으로 지원이 됩니다. 산림은 지역소멸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귀촌이나 산촌으로 돌아올 때 중요한 역할을 하기때문에 지자체장들도 산림이나 정원 등에 관심이 부쩍 높아졌어요. 예를 들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천만명이 왔답니다. 숲이나 정원을 테마로 해서도 이렇게 손님을 모을 수 있구나 하는 게 증명된 겁니다. 이런 매력이 있어서 지자체장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산림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할 겁니다.
이영애_ 지자체와 더욱 소통이 잘 되기를 바라면서 단체장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번 하십시오.
임상섭_ 산림이라는 것이 지구 온난화 문제부터 개인 건강 그리고 임업인 소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방 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자 자원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단체장들께서 산림·정원·수목원 등을 휴양-복지자원 또 임산물 자원 등으로 활용하시면 짧은 시간 내에 좋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적극 발굴에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영애_ 청정 임산물도 많은데, 소비 촉진을 위한 방법이 있나요?
임상섭_ 소비 촉진을 위해 여러 방법을 찾고 있는데 우선 브랜드를 개발하는 겁니다. 한돈 한우 같은 브랜드화된 임산물이 없습니다. 혹시 아시나요? 숲푸드라고요. 숲에서 나오는 먹거리를 숲푸드로 개발하고 홍보하면서 유통시키는 계획을 곧 발표합니다.
이영애_ 연인원 2500만명이 숲을 즐깁니다. 국민이 숲으로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 있겠죠?
임상섭_ 일반 국민은 산이 공공자산이니까 누구나 들어가 밤도 줍고 나물도 캐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엄연히 주인이 있는 산입니다.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산주가 개방하는 대신 경영활동에 도움이 되는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정책적 지원을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제 지원이나 보전 지불제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산림정책이 올해 많이 달라진다고 예고하셨는데.
임상섭_ 우선 규제를 확 풀어드릴 겁니다. 2, 3년 전부터 해 왔지만 올해는 그 폭이 더욱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산림재난관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세 부 작업을 대대적으로 할 겁니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빈틈이 있을 수 없습니다. 또 임업인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법도 찾고 있습니다.
이영애_ 2025년 모두가 누리는 가치있는 숲 건강한 숲을 만들어 국민에게 아낌없이 돌려주시겠다는 말씀을 들으며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임상섭_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산림 면적이 넓습니다. 산림에서 받는 혜택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혜택들을 정책적인 수단을 통해 도시민 임업인 그리고 지역 주민 그리고 다음 세대까지 가치를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산림청 직원 모두가 노력하겠습니다.
이영애_ 산림청 역할이 중요함을 새삼 깨우쳤습니다. 산림청이 산림처 산림부 같은 주요 부처로 거듭나 국민의 건강과 국가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더욱 헌신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