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털웃음이 사람 좋아보인다. 짙은 감청색 근무복이 편안해보인다. 누르스름한 뿔테 안경과 깎다만듯한 수염이 무채색 패션과 차라리 조화를 이룬다. 김경호 서울시 광진구청장. 청년들을 만나 취업 걱정 나눌 땐 논두렁 함께 걷는 마을 이장 같고 서울시장을 만나 도시계획 담판 지을 땐 빛나는 갑옷입은 장수 같다. 마을 이장에서 장수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광폭의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김 구청장에게 해묵은 고민은 남북 격차. 북쪽 중곡동 일대는 과거 국민주택단지로 정비를 등한히 해 남쪽 자양동 등과 차이를 보인다. 오래된 규제를 풀어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하면서 광진구를 옥죄던 족쇄가 풀렸다. 광진 재창조의 총성이 울린 셈이다. 구청 직원들은 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 1등급을 받아 김 구청장 노력에 화답했다. 지금 신청사 건물이 한창 올라가고 있다. 새해 4월께 집들이가 가능하다. 누옥을 벗어나면서 햇볕 잘드는 새집이 기다리고 있다. 김 구청장이 떡을 돌린다고 약속했다. |
김경호 광진구청장 약력
/ 오리건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사장
/ 광진구 부구청장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월간 지방정부는 활자매체이지만 모든 기사를 영상으로 동시에 전달하는 국내 유일의 복합매체이며 인터넷 신문 tvu, 유튜브 채널 4개를 운영하는 언론사입니다. 본 인터뷰는 3곳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먼저 구청장님 쇼츠를 만들었습니다. 핸드폰으로 QR 찍어서 영상을 확인해 보시고 한 말씀 부탁합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_ 길지 않은 영상인데 핵심을 잘 짚었군요.
이영애_ 구청장님 명함 뒤에 이게 무슨 전화번호죠?
김경호_ 저와 구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직통 문자 번호입니다. 광진구 일상의 문제들은 사실 구민들이 가장 잘 압니다. 뭐가 불편하다 뭐가 부족하다 이런 것들을 문자로 보내주시면 바로바로 설명드리고 또 구청에서 협의하기도 합니다. 제 전화번호에서 1을 뺀 겁니다. 제가 아침 출근하면 이 민원전화부터 챙겨봅니다.
이영애_ 새해는 푸른 뱀의 해입니다. 구민들에게 부자되라고 덕담 하시죠.
김경호_ 구민 여러분 지난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는 지혜와 풍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입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두루 잘 풀리기를 기원합니다.
이영애_ 구청장에 취임하시고 한 일이 참 많으십니다.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김경호_ 성과라기 보단.... 구정방향 두 가지를 소개할게요. 우선 민원 즉각 해결입니다. 구민 불편을 빨리 해결해주는 게 행정의 첫 걸음이죠. 광진구 15개 동 동장님들은 15분의1 구청장입니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죠. 즉석에서 해결할 수 있는 민원은 바로 해결하시라고. 그리고 구청 청소과 도로과 등 실무부서와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민원을 즉시 푸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랬더니 구민들 사이에 ‘광진구가 달라졌네’라는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되는 일은 왜 안된다라고 설명하니 시원하다는 평도 얻었습니다.
이영애_ 또 하나 방향은 무엇이죠?
김경호_ 도시계획의 지속성입니다. 광진구는 40~50년 전 국민주택단지로 형성된 곳입니다. 당시로선 아주 살기좋은 동네였죠. 그런데 도시계획을 정기적으로 재정비해야 하는데 이를 등한히 해 지금의 문제를 일으킨 겁니다. 집집마다 차가 생기면서 좁아도 문제 없던 골목이 주차난으로 골치를 앓게 됐습니다. 주차문제가 광진구의 가장 큰 문제죠.
이영애_ 그러면 도시계획을 바꿀 수는 없나요?
김경호_ 주차 문제도 풀고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아파트를 지어야 하죠. 그러려면 도시계획을 바꾸어야 합니다. 중곡동은 지난해(2024년) 초만 해도 아파트 불허 지역이었어요. 그걸 지난해 1월에 풀었습니다. 높이 제한도 70m까지 높였습니다.
이영애_ 기관 청렴도 평가 2년 연속 1등급을 받았다는데, 축하합니다, 직원들에게 무게감을 줄 것 같습니다.
김경호_ 네, 그렇습니다. 제가 2015~16년 광진구 부구청장을 할 때 청렴도가 4등급이었어요. 1년간 열심히 개선 작업을 한 끝에 3등급을 받았어요. 그리고 저는 떠났는데 다시 4등급으로 떨어졌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구청장 당선되고 2022년 7월 왔는데 그 해에 청렴도 평가 2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2등급도 못하다가 전체 직원들이 1등급 한번 하자하고 노력했더니 23년 1등급 받았어요. 지난해도 1등급 받았고요. 광진구는 돈 밝히지 않는다. 돈 달라고 하는 사람 하나 없다 이런 평가가 중요한 겁니다. 3년 연속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영애_ 2040 광진 재창조 플랜을 선포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인가요?
김경호_ 도시계획으로 보면 광진구는 매우 낙후한 곳입니다. 광진구 아파트 비율이 고작 20% 후반입니다. 서울 평균이58%입니다. 광진구에는 아파트가 너무 없다는 거죠. 주차난 환경 문제 등 개선점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우선 광진구 성장동력을 만들자하는 차원에서 광진구 남북 격차 해소에 나선 겁니다. 북쪽 중곡동과 남쪽 자양동 차이가 큽니다. 재개발을 원활히 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재개발 가능 면적이 구 전체 대지 면적의 0.28%밖에 안됐습니다. 이런 불합리한 점을 서울시에 계속 설명을 하고 오세훈 시장을 만나 우리 계획을 알렸습니다. 그래서 재개발 면적을 종전보다 90배 높였습니다. 271만 ㎡로요. 광진구 대지의 4분의1이 재개발 가능 지역이 된 것입니다. 이만큼 많이 늘어난 곳은 서울에 광진구밖에 없습니다.
이영애_ 놀라운 성과입니다, 국제정원박람회가 호평 속에 잘 마무리됐습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어린이정원페스티벌도 개최한다고요?
김경호_ 국제정원박람회를 하면서 뚝섬시민대정원을 조성했죠. 1년 동안 약 780만명이 다녀갔습니다. 뚝섬은 광진의 미래 자산으로서 서울시민의 휴식공간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잘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새해 5월에 어린이대공원에서 어린이정원페스티벌을 열어 가족축제가 되도록 할 작정입니다. 관계 기관끼리 협조하는 과정입니다. 민간에서도 참여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린이 대정원을 만들면 어떨까 구상 중입니다.
이영애_ 광진구청이 새 청사를 짓고 있다면서요? 잘 되고 있는지요?
김경호_ 네, 옛날 서울동부지법 자리, 자양 제1촉진지구라고 하는데, 거기에 18층 높이로 짓고 있습니다. 보건소 의회 등이 들어섭니다. 그 옆에는 업무용 빌딩 호텔 아파트 등이 자리합니다. 첨단 복합단지리고 할 수 있죠. 내년 4월부터 차근차근 이사할 계획입니다. 사실 지금 이 청사가 43년된 낡은 건물입니다. 비 새고 너무 좁아 많은 부서들이 외부에 있습니다. 신청사에는 모두 함께 있으니 행정 효율이 높아지리라 생각됩니다. 1층 로비에는 전시장 북카페 등을 만들어 주민들 문화예술 활동도 도울 계획입니다.
이영애_ 집들이하면 떡도 돌려야 하는 거 아니예요?
김경호_ 네, 당연히 그래야죠. 광진구 구민의 날이 5월 25일입니다. 입주하면 바로 구민의 날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해가 광진구청 개청 30주년입니다. 겸사겸사해서 5월 25일 떡도 돌리고 큰 잔치를 할까 합니다.
이영애_ 얘기를 좀 돌려서, 광진구 골칫거리 중 하나가 노점상이었는데 이제 잘 정비가 된 것 같습니다. 힘들셨죠?
김경호_ 힘들었지만 저는 이게 행정의 힘을 보여준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물리적으로 해결한다는 건 옛말이고요, 역시 소통이었습니다. 제가 취임하고 바로 꼼꼼하게 관련 부서 통해 노점상 실태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리를 하려면 먼저 소통을 하자고 직원들에게 숙제를 냈죠. 노점상을 벌써 30년 넘게 하셨는데 자식들도 다 커서 이제 부모님한테 노점 그만하세요 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소통을 하면 통하지 않을까 했죠. 이렇게 소통하니 정말 그런 분들이 많더라고요. 정리가 된 분들도 있고 생계 때문에 그만 둘 수 없는 분들은 1년 단위 허가제로 해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강변역 중심으로 약 3분의1 정도는 정리됐습니다.
이영애_ 청년 일자리 문제도 큰 이슈입니다. 좋은 사례가 있다고 들었는데 설명 좀 부탁합니다.
김경호_ 청년 정책도 저는 소통의 연속이라고 봅니다. 청년정책을 정리해보니 70개가 넘더라고요. 그걸 책자로 만들어 광진구 청년포털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청년들이 이를 보고 아이디어를 보내주고 저희들이 찾아가서 만나고 했습니다. 저는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오가는 청년들 만나 하소연도 듣고 걱정 불만 등을 열심히 들었습니다. 또 전통시장 가운데 빈 점포가 있으면 창업 준비하는데 필요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스터디 공간이나 배움터로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취업 준비하려면 시험도 봐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10만원씩 지원하다 이젠 15만원으로 높여 지운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청년들과도 잘 소통하시는군요.
김경호_ 사실 얘기를 쭉 들어보면 그들의 고통이 눈에 보여요. 바로 주거문제더군요. 우선 사는 곳이 너무 비좁다는 말이 많이 나왔어요. 그래서 집안에 있는 당장 안쓰는 물건들을 맡아주는 창고를 만들자 해서 새해에는 창고업을 하려고 합니다. 청년 여러분께 한 말씀 드립니다. 청년 여러분, 여러분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광진구 청년 포털에 들어오십시오.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건 바로 하고 협의할 건 또 협의할 겁니다. 여러분에게 힘이 되는 광진구가 될테니 많이 찾아 주십시오.
이영애_ 지금 정국은 참 혼란스럽습니다. 정부나 국회에 바라는 말씀 있다면 하시기 바랍니다.
김경호_ 우리나라를 지키는 원동력 두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첫째는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 덕분에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방파제가 하나 있다, 바로 지방자치입니다. 과거처럼 대통령이 시장을 임명하고 도지사를 임명하고 그 도지사가 구청장 시장 군수를 임명했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훨씬 더 엄혹한 위기에 처했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30년 된 지방자치가 큰 방파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겁니다.
이영애_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이제 구민들에게 힘이 되는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김경호_ 구민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늘 건강하십시오. 새해에는 즐거운 일만 가득하기를 빕니다. 저와 광진군 모든 직원은 구민에게 항상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영애_ 구민에게 힘이 되겠다는 구청장님 말씀 믿음직합니다. 광진의 2025년은 밝은 기운이 넘칠 것이라 믿으며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