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때에 따라 서풍이 불고 곳에 따라 남서풍이 불었다. 그 서풍은 진교훈을 강서구청장으로 밀었고 남서풍은 그를 중앙 무대 스타로 올려 놨다. 총선을 6개월 앞둔 2023년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쓸고 간 ‘민심’이라는 바람은 세력을 키워 반년 뒤 태풍이 되어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을 휩쓸었다. 진교훈이 일으킨 바람이 이렇게 커지고 오래갈 것이라는 짐작은 막연했지만 하루아침 현실로 드러나자 전문가들고 놀랐다. 진교훈의 바람은 강서구청장에 오르면서 구민들에겐 훈풍이 되고 정책 추진엔 강한 뒷바람이 되었다. 구청에 균형발전추진단을 처음 만든 걸 보면 지역 현안을 꿰뚫어 보고 처방의 맥을 짚는 혜안이 있다는 평가를 들으며 구민들에게 박수받고 있다. 숙원인 고도제한 완화는 저항의 맞바람을 물리치고 가시권에 들어섰다. 지금 교만하지 않은 훈훈한 바람이 강서에 불고 있다. 젊은이들이 따릉이를 몰고 바람이 되어 따른다. |
진교훈 강서구청장 약력
/ 민주당 민생경제 국민안전특위 위원장
/ 민주당 서울시당 전세사기 특별대책위원장
/ 경찰청 차장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강서구청장님을 모셨습니다. 구청장님의 근황을 담은 짧은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고 보십시오. 월간 지방정부는 모든 기사를 영상으로도 볼 수 있는 전국 유일 복합매체입니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_ 와, 신기합니다. 이런 거는 처음입니다. 우리 구청 홍보에도 잘 이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지난 보궐선거에서 압승했습니다. 다시 한번 구민들에게 감사 인사하시죠.
진교훈_ 작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보여주신 강서구민 여러분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에 대해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지지해주신 것을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구청장 역할을 어떻게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구민들의 삶을 어떻게 좀 더 향상시킬 있을까 고민하면서도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이영애_구청 업무가 만만치 않죠? 구정 수행에 기준이 되는 키워드 3가지를 꼽아 주십시오.
진교훈_ 신경제축을 구축하는 게 첫째입니다. 그야말로 강서의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하는 게 가장 절실합니다. 둘째는 강서구 내에서의 균형발전입니다. 마곡지구가 새로 조성되면서 강서에 활력이 넘칩니다. 특히 청년들이 많이 살아 새로운 일거리도 꾸준히 생기고 있는 곳입니다. 강서 청사진을 그리는 데 가장 중요한 곳입니다. 그렇지만 강서의 원도심인 가양동 등촌동 등도 함께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 큽니다. 셋째는 사회적 약자 돌봄입니다. 이들에 대한 복지정책을 두텁게 하고 잘 살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 줄 수 있나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현안입니다.
이영애_ 강서구는 그래도 평범하게 잘 사는 곳 같습니다.
진교훈_ 그렇지만 장애인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2만8500명 정도에 이르는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고 또 1인 가구도 10만 가구에 이릅니다. 전국적으로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정도 된다는데, 사회적 복지에 대한 무게가 작지 않습니다.
이영애_ 구민들이 청장님에 대한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을 원할까요?
진교훈_ 재개발 재건축을 통한 주거 여건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아주 큽니다. 또 어떤 분들은 문화적인 강서가 돼야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하고요, 여가가 있는 삶을 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이 모두가 신경제축 구축이나 신·구도심 균형발전 그리고 두터운 복지와 연결됩니다.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이영애_ 구청장님 하루하루가 매우 바쁘실 것 같습니다.
진교훈_ 발품을 많이 판다, 바지런하다 등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가급적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 산 게 20년이 넘었는데 제가 잘 아는 거주지 주변을 벗어나 산에도 가고 공원도 갑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도 1시간 넘게 이곳저곳 돌아다닙니다. 그러면 무언가 보입니다. 제가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풍경을 보게 되고 사람들 만나면 안부 인사하면서도 고충을 듣기도 하죠.
이영애_ 각종 행사도 많이 다니시나요?
진교훈_ 제가 여기서 시의원 구의원을 했다면 이런저런 사정을 많이 알았겠지만 작년 보궐선거 끝나고 이튿날 바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현안 파악부터 인사 챙기는 것부터 눈코 뜰 새 없이 지냈습니다. 충분한 준비기간이 없었기 때문에 짬 날 때마다 많이 돌아다닙니다. 주로 묻는 게 무슨 불편이 없냐 하는 겁니다. 이런 시설이 들어오는데 불편은 없겠냐, 이런 도로가 생기는데 어려운 점은 없느냐 같은 걸 묻습니다.
이영애_ 각종 정책을 추진하시는 데 도움이 많이 되겠죠?
진교훈_ 물론이죠. 자랑은 아닙니다만 런치 간담회라는 게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건데요. 제가 점심때나 오후에 LG 같은 직장을 찾아가거나 학교를 찾아가서 커피 한잔에 샌드위치를 먹습니다. 항공비즈니스 고등학교도 갔었고 대학에도 갔었습니다. 그분들 입장에서는 번거롭지 않고 시간도 아끼고 좋아합니다. 저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9개월 정도 지나니 구민들의 바람을 잘 알게 되고 그 내용들이 제 머리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이영애_ 짧은 기간에도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전세사기 피해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었습니다. 대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진교훈_ (뭔가 아쉬워하는 표정에 가벼운 한숨이 나온다) 강서지역이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많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도 이 전세 사기 피해를 어떻게 보전해주고 피해를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전국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조례를 구 차원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원 대책을 만들었는데 정작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대책이 되기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가 취임하고 피해자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이것도 전국 최초입니다.
이영애_ 조사를 했으면 무슨 대책도 나왔겠네요?
진교훈- 한 분 한 분 만나가면서 피해 유형이 어떻고 금액은 얼마 정도인지 그리고 정부가 대책을 만들고 회복 대책도 만들었는데 과연 얼마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나 그리고 또 바꿔야 할 내용은 없는지 다 물어봤습니다. 작년 11월 초 피해자를 다 모시고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고 국회 차원에서 입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게 됐습니다. 일부 정부 정책에 포함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특별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근본 해결책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영애- 입법화에는 못미쳤지만 나름 성과는 있었군요.
진교훈- 전세사기 피해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 하는 출발점에서부터 차이가 있었습니다. 개개인의 사기 피해를 왜 정부가 도와주어야 하냐 라는 시각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주택을 매입해 그것을 피해자들에게 제공하거나 보증금을 크게 낮춰준다거나 하는 주장에 대해 개인 피해라는 시각이 서로 부딪친 겁니다. 어쨌든 선구제 후해소라는 정책 접근이 필요했고 입법이 꼭 필요하다라는 생각에는 변함 없습니다.
이영애_ 경찰 출신이신데, 구정 수행에 도움이 됩니까?
진교훈_ 물론 경찰과 구청장은 영역이 크게 다릅니다만 기본적으로 사람과 조직을 관리한다는 면에서는 상통합니다. 또 제가 조직을 다뤄본 경험이 많아 자치행정을 구현하는 공무원들을 관리하고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모자람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그렇게 역량을 끌어올리면 대민 행정 서비스나 대민 사업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경찰에서의 치안 서비스도 결국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떤 사안이 생겼을 때 절대 당황하지 않고 사안을 직시하고 객관적으로 살피는 지혜는 있다고 봅니다. 문제 해결에 이런 자세가 도움이 됩니다.
이영애_ 해묵은 얘기입니다만 김포공항이 있는 강서구로서는 고도제한 완화가 숙원일 것 같습니다.
진교훈_ 네, 숙원이라 할 수 있죠. 고도제한 완화는 2014년부터 줄곧 주장해 온 일입니다. 구민들이 주축이 돼 노력한 끝에 국내법 개정이라는 성과를 얻었고 가장 관건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변경입니다. 그래서 작년에 ICAO에 국제기준 개정안 초안을 냈고 그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다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쪽이 말하는 스케줄에 따르면 내년쯤엔 국제기준 개정안을 확정하겠다 했습니다. 2028년에는 시행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도제한 완화가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저희 입장에서는 2028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내년 국제기준 개정안이 나오면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좀 더 시행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개정안 초안을 적용했을 때 김포공항 주변은 어떻게 변화할까 하는 연구용역을 했습니다. 세마나도 한 번 열었고요. 9월초에는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 생각입니다. 좀 더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의 이슈 던지기가 아닙니다.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이영애_ 김포공항 명칭 변경도 추진하고 있죠?
진교훈_ (공항 이름 변경)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포항공항을 포항경주공항으로 바꾼 선례도 있고 서울시장도 김포공항을 서울김포공항으로 바꿔야 되지 않겠느냐 라고 화두를 던졌으니 김포공항 이름에 서울이 들어가거나 강서가 들어가는 그런 이름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영애_ 강북횡단선이 기재부 예타(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아쉽겠어요. 재추진 하실 거죠?
진교훈_ 네, 예타 탈락은 참 안타깝습니다. 균형발전이 꼭 필요한 지역을 통과하는 꼭 필요한 사업인데 너무 경제성만 따지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서울시도 어떤 방식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냐에 대해 다시 연구용역을 한다니 기대를 해봅니다. 경제성만 좀 더 확보된다면 예타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영애_ 또다른 노선인 대장홍대선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진교훈_ 이건 확정이 됐습니다. 부천에 있는 대장지구를 출발해 강서를 지나 홍대쪽으로 가는 노선인데 이제 곧 착공해서 2031년까지는 개통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대장홍대선이 개통되면 홍대쪽으로 가는 교통편이 매우 편해집니다. 사실 이쪽이 궤도교통 소외지역인데, 접근성이 아주 좋아집니다. 지역발전에도 한몫 단단히 할 것입니다.
이영애_ 얼마전 대대적 조직개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진교훈_ 조직 개편은 결국 행정수요 변화에 따른 일이죠. 어떤 부서는 일이 계속 늘어나고 어떤 곳은 줄어들고 하는 등 행정수요가 시대 변화따라 변하죠. 그래서 조직도 움직여야 한다는 판단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죠. 제가 구청장으로 와서 무슨 일을 하려해도 결국 조직,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어요? 공약 실천하는 것도 시스템이 따라야 하고요. 7월 인사에 반영했습니다. 고도제한 완화, 재개발 재건축 등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춰 균형발전추진단이라는 부서를 만들고 국장급 자리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이영애_ 균형발전에 진심이십니다.
진교훈_ 그런 일 하기에 적당한 조직을 갖추었으니 실천이 중요해졌습니다.
이영애_ 강서구는 젊은 사람이 많아 보입니다.
진교훈_ 마곡지구가 생기면서 강서구가 서울시 가운데 따릉이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됐습니다. 작년 약 500만명(누적)이 이용했습니다. 송파구가 400만 정도 되니 정말 많이 이용하는 겁니다. 마곡나루역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따릉이를 이용하는 곳입니다.
이영애_ 재선 3선을 기원합니다. 강서구에 역사를 남긴다는 의미에서 진 교 훈 삼행시를 지으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진교훈_ 진, 진실한 마음으로 세상을 품고 교, 교만함 없이 처음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훈, 훈훈한 미소로 모두를 아우르는 든든한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이영애_ 이런 구청장님이 계시니 강서구 구민들은 걱정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강서구 파이팅!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