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월간 《지방정부》·인터넷 뉴스 《tvU》 발행인_ 의원님,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제2의 정치지도자상에 만장일치로 의원님을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당시 대상 수상 소회를 말씀해주시죠.
김미애 국민의힘 국회의원_ 임신 경험은 없지만 제가 발의한 보호출산법은 국회에서 3년 동안 만들어 생명을 살려온 것으로 마치 한 생명을 열 달동안 품은 것과 같습니다. 제가 마땅히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입법 대상의 영예까지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영애_ 애를 낳아보진 않았지만 입양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김미애_ 80일 된 아기를 입양하여 키워, 이제 중학생으로 자라났습니다.
이영애_ 입양이 뱃속의 아이를 잉태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하던데요.
김미애_ 글쎄요. 모든 아이가 제 각각 다른 인격이라 다 쉽지 않을 겁니다. 입양이 배로 낳은 자식을 키우는 거랑 별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조카도 키웠는데, 100이면 100 다 다른 것 같고 특별한 해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의원님은 알면 알수록 남다르시네요. 참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세요. 국민들이 보호 출산 특별법에 대해 잘 모르실 것 같은데, 간단히 소개를 해주세요.
김미애_ 관악구에 이종락 목사님이 운영하는 베이비박스가 있는데, 피치 못해 아이를 키울 수 없을 때 출생신고에 부담을 가진 사람들이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깁니다. 저는 버린다는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상담을 통해 아이를 맡긴 엄마에게 심리적 안정과 도움을 주고 스스로 양육하도록 안내하고 몇 달만 키워주기도 합니다.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그런데 이게 법적 근거가 없어요. 국회의원들이 베이비박스가 아동유기를 조장한다고 일부 비판 목소리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그런데 2009년부터 2023년까지 2,000명이 넘는 아기가 베이비박스를 통해 살아났습니다. 2009년 맡겨졌으면 우리 딸보다 2살 많은 중3이 됩니다. 이게 아니었다면 수많은 아기들이 죽었을 겁니다.
이영애_ 행방이 묘연했겠죠.
김미애_ 그렇죠. 그런데 우리는 입법부작위 상태를 알면서도 방임하는 거에요. 아동이 그렇게 죽어가는 것을 방임하잖아요. 특히 국회는 입법기관이고, 국민을 살려야 하는데, 그런 법을 제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 법을 사명으로 알고 추진해왔어요. 국회에 입성할 때 사회적 약자, 우는 아기들을 내가 돌봐야 겠다는 다짐을 하며 지난 4년 동안 아동을 위한 입법·정책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게 보호출산법이었고, 임신한 불안한 여성들을 국가 보호 체계 안에 들어와 심리적 안정을 취하게 한 거죠. 무엇보다 상담기관의 역할이 중요한데, 상담을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을 갖게 하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고 아기를 출산하도록 돕고, 스스로 양육하도록 모자 시설을 연계·지원합니다. 현재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긴 여성의 30% 이상이 양육을 합니다. 도저히 출생신고를 못하거나 사정이 안되는 여성은 익명으로 출생신고를 하게하고 여성을 보호하고 아기는 국가 보호체계 안으로 들어와 입양이나 가정위탁을 통해 대한민국이 키우는 거죠. 한 해 100여건의 아기들이 버려지거나 사망한 사건이 있는데 우리가 알면서 그냥 방임하면 안됩니다.
이영애_ 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 더 필요한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미애_ 이 불안한 여성이 처음 만나는 기관이 상담기관입니다. 상담기관의 역할이 중요하고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상담기관이 역할을 잘 하도록 인력과 예산이 확보돼야 하고 시스템이 마련돼야 합니다. 또 홍보를 잘 해서 이분들이 찾아오게 해야 합니다. 작년에 예산안 통과직전 이 예산이 부족하다는 걸 밤에 알아 기재부 장관께 이거는 안된다고 제대로 해야 된다며 필요한 예산을 챙겨 확보해주었습니다.
이영애_ 네, 그러셨군요. 제도적·의식적 차원의 제안이나 당부는 없으신가요?
김미애_ 결국은 우리 사회가 편견을 좀 버렸으면 좋겠어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임신한 여성을 색안경을 끼고 볼 이유도 없고,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요, 내 딸로 생각해주세요. 그 여성 혼자만의 일이 아닙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런 선택을 해도 좀 지지해주면 좋겠어요.
또 입양 아기들을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함께 하는 따뜻한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영애_ 의원님 말씀처럼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요?
김미애_ 그게 또 어려운 일이라고 보기도 어려워요. 제 주변에 입양가족이 많은데, 다 똑같아요. 자식 키우는 것은 임신해서 낳거나 가슴으로 낳은 아기나 똑같습니다. 결국 자기 욕심을 좀 내려놓으면 되는 거고 소중한 생명을 잘 키우면 그것만큼 행복하고 가치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게 행복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이영애_ 그렇네요. 국회에 입성하실 때 어떤 각오를 가지셨나요?
김미애_ 어려운 가정에서 자랐던 저는 10대 시절 공장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사법시험 합격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변호사가 되었고, 16년간 부산에서 활동했습니다. 변호사로서도 사회에 보답하기 위해 위기 소년들을 돕고, 국선변호도 맡아 왔습니다. 또한, 자유와 공정한 시스템을 중요시하며, 보수적인 가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평등을 외치며 그냥 나눠주는 것보다 자질이 있는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요즘에 너무 공짜를 좋아하고, 너무 받으려고만 하잖아요.
김미애_ 그게 스스로를 더 망친다고 생각해요. 물론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분도 계시지요. 그러나 자립할 수 있는 분은 자립하도록 돕는게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해요.
이영애_ 의원님이 지역구 모든 주민을 만날 수는 없으니까 이번 기회에 주민들에게 진심을 담아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김미애_ 사랑하는 해운대구의 주민 여러분! 제가 살아온 삶을 보고 기회를 주셔서 4년 동안 정말 보람찬 의정활동을 했습니다. 새벽이든 밤이든 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삶의 질을 높여드리려 애썼습니다. 어떠십니까? 변화가 눈에 보입니까? 제 이번 슬로건은 ‘새로운 해운대’입니다. 그것도 완전히 새로운 해운대입니다. 16살 여공에서 변호사, 국회의원으로 성장발전한 것처럼 반여·재송·반송동도 그렇게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명실상부한 선진국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모든 것들을 누리면서 질 높은 삶을 살게 해드리고 싶은 제 소망입니다. 그 여정에 함께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영애_ 늘 긴장감 넘치는 의정생활을 하시는데, 어떤 리더십을 갖고 계신가요?
김미애_ 부끄럽지 않은 의원, 300명 의원 중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 한 사람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말을 듣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고, 국민을 책임진다고 되어 있는데, 봉사자와 책임지는 자세를 늘 가슴에 새기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이 되는 의정활동을 하려고 애를 썼고, 지금도 그 마음입니다.
이영애_ 의정활동에 보람이 있을 때도 있지만 힘들때도 있으셨지요?
김미애_ 보호출산법이 통과될 때였는데요. 가장 큰 사회적 약자들은 아기들, 위기의 영아들인데요. 이런 법을 덮어두고 내용을 보지도 않고 비판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일정한 그룹이 반대를 하니까 같이 반대하는 거죠. 그때 정치를 왜 하나 자괴감이 들었고, 작년 2월 대정부 질문에 제발 덮어두고 반대하지 말고 토론하자고 제안했어요. 결국 다수의 국민이 박수를 치니까 통과될 수 있었는데, 참으로 마음이 힘들었고, 국회에 와서 국민 이름을 팔며 너무 나쁜짓을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충분히 비판을 할 수 있지만 할 말, 안 할말은 좀 가리면 좋겠고, 인격 모욕을 느끼는 말은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자리에 있을 때 참 부끄러웠고, 그런 분들과 함께 국회의정활동은 안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국회도 좀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영애_ 정말 그렇게 해주십시오.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으시죠?
김미애_ 글쎄요. 비하인드 스토리보다 이제 제가 좀 할 말은 하거든요. 저는 계속 기회를 드리고 기다렸다가 이대로 가면 큰 일 나겠구나 할 때 당내에서도 쓴소리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공천에서 탈락되고 인재영입한 누가 온다더라고 말도 나왔어요. 저는 자신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했고, 그동안 4년 동안 병을 얻으면서까지 고군분투했는데, 중앙에서 당지도부 역할을 하고 지역 구석구석을 챙겼는데, 무슨 명분으로 다른 후보자 오냐는 거죠. 그런데에는 별로 두려움이 없습니다.(김미애 의원은 2월 9일 해운대을에 단수공천 받았다)
이영애_ 그럼 의원님 지역구에는 누구도 도전을 안하나요?
김미애_ 누구도 도전을 안하고 공천 신청도 안하죠. 주민들이 제가 4년 동안 어떻게 일했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우리 당 지지자들도 여기는 김미애가 있어서 다른 사람은 안된다고 하시고 다른 당 지지자들도 심심치 않게 당은 별로지만 응원한다고 합니다.
이영애_ 새벽부터 항상 움직이신다면서요?
김미애_ 제가 원래 부지런한게 타고났고, 몸에 베어서 저절로 눈이 떠지고 안하면 불안합니다. 새벽 6시에 강변에 운동하러 많이 오시니까 종량제 봉투랑 집게를 들고 쓰레기도 줍고 민원도 듣고 돌아다녔거든요. 산에도 가며 매주 주말 민생회의도 하며 민원 현장도 바로 갑니다. 특히 어르신 중 제 팬이 많아요. 찰밥도 해다주시고, 식혜도 해주시고 그렇게 몇 년이 흘렀어요. 선거때 반짝 하는게 아니라 평소에 더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자발적인 후원자들이 막 늘어나요. 저는 반짝 눈속임으로 살아보지도 않았고, 그게 잘 안됩니다. 그게 저를 불편하게 하죠. 직원들도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어요. 무슨 이런 사람이 있냐면서 산에 불났다고 하면 진짜 불끄러 가요. 신발도 다 준비해서 말이죠. 매사가 그래요. 쇼를 해보지 않았어요. 무슨 국회의원이 대단한겁니까? 결국 민생 현장이고, 마음을 다하는 거고 거기서 들은 것들 바꾸도록 입법으로 정책으로 녹여내는거죠.
이영애_ 대한민국 여성 공직자와 지방의원들에게 따라할 좋은 팁 3개만 주세요.
김미애_ 여성이라고 특별한 건 없어요. 모든 일의 기본은 눈사람 원리라고 생각해요. 경영을 하든 식당을 하든 기본에 충실하고 마음을 다하면 이분이 알아서 광고를 해주잖아요.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눈사람을 굴리면 굴릴수록 커지잖아요. 저는 다 똑같다고 봐요. 여성이든 남성이든 누군가에게 의존하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직접 나서서 마음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이영애_ 제가 자신하건데 일단 국민의힘 당선자 한 명은 여기 정확히 있습니다. 지역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현안도 있지요?
김미애_ 그럼요.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요.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방문하셨고, 민생토론회에서도 언급해주셨어요. 이게 잘돼고 있어요. 올해 착공해서 미래 먹거리 산실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부산의 젊은 인재들이 유출되지 않고 부산에서 일하고 가족과 생활하며 문화를 향유하게 되죠. 공항과 부산역도 30분 이내로 평지 58만평이라 부산형 판교 테크로밸리라고 대통령님이 표현하셨어요.
이영애_ 22대 총선에서 주민들이 알면 도움 되는 공약이 이겁니까?
김미애_ 이것은 지속적으로 해오던 것으로 당연한 거고요. 부촌이 아닌 해운대 지역도 있는데, 반송동 일원의 하수관로 신설 사업을 통해 깨끗한 도시로 만들고 구석 구석 죽어있는 산과 공원을 살렸어요. 주민들에게 명품공원으로 돌려드리는 일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안전한 통학로를 예쁘게 만들어 탈바꿈시키는 일을 계속 하고 있고, 합류식 하수관로가 설치된 원도심에서 내몰린 정책이주단지 지역을 질 높은 주거환경을 만들어 드려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제 슬로건은 새로운 해운대입니다. 지난 4년 새로운 해운대를 위한 밑작업을 다 해놓았고, 예산도 확보했는데 이제 그걸 제대로 조성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이영애_ 부산 총선 분위기는 어떤가요?
김미애_ 지금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작년 10월에는 어려웠지만, 우리 당의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들어와 여야가 완전히 대비되잖아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왔을 때도 정말 구름떼 같은 인파가 모였습니다. 비프 광장에서 환호를 받고 1박 2일 머물다 가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992 티셔츠를 입고 롯데 우승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항 중 하나가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인데, 행정절차는 거의 마무리됐는데, 작년에 이재명 대표가 두 번이나 부산에 왔는데, 이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가버리셨어요. 이것을 풀지 않으면 민주당은 좀 쉽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부산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상승세군요.
김미애_ 앞으로 우리가 지켜야 하고 정치개혁과제도 우리 당이 계속 얘기했는데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5대 개혁을 말씀하셨는데, 다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회의원 숫자, 불체포특권포기, 금고이상 확정시 세비 반납, 당 귀책시 재보궐선거 무공천, 출판기념회 금지 의원들 스스로 하면돼요. 저는 이 중 4개는 실천하고 있어요. 국회의원 되고 나서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자영업자 특히 식당 사장님을 위해 세비의 30%를 계속 기부합니다. 지금도 계속 기부하는데 이게 그냥 익숙해졌어요. 그게 한 1억 3,000만 원 정도 됩니다.
이영애_ 눈사람 원리를 실천하고 있는 존경받아야 할 의원이십니다.
김미애_ 그게 바로 마음을 다하는 것이겠지요. 국민이 힘들어하고 심지어 목숨을 끊는 분도 계시잖아요. 국회 앞에도 와 계신데 참 마음이 쉽지 않죠. 그래서 제가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들이 세비를 삭감하자고 했는데, 안들어줬어요. 그래서 저만 한거죠. 제 입을 내뱉었으니까 말이죠.
이영애_ 이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미애_ 네, 감사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진심을 다해 국민들과 지역 주민들을 잘 섬기겠습니다.
이영애_ 국회가 국민을 위해 변화되고, 훌륭한 여성들이 의원님처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미애 의원의 인터뷰를 통해 그 희망을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미애 국회의원 약력
/ 동아대학교 법학 학사
/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 김미애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 국민의힘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