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신의 적합한 자리를 찾아주는 가톨릭상지대학교입니다” - 가톨릭상지대학교 총장 정일 가브리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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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한 가톨릭상지대학교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2014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 사업에서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선정됐다. 1등 위주의 교육체제를 벗어나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교육과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평생교육의 요람, 가톨릭상지대학교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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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저는 가톨릭상지대 학교의 ‘상지’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정일(가톨릭상지대학교 총장 신부)_ 많은 분들이 원주의 상지대학교와 혼동하시는데요. 그 의미가 다릅니다. 가톨릭상지대학교는 1969년도에 선교사들과 수녀들이 경상북도 북부지역에 여성의 직업교육을 위해 보육과와 의상과 그리고 상과를 만들면서 시작됐습니다. ‘상지(上智)’라는 말은 희랍어의 소피아(Sophia)에서 유래한 것으로, ‘최상의 지혜’라는 뜻이고, 그리스도교에서는 가장 지혜로우신 성모마리아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동안 우리 학교에서 배출된 인재가 약 3만여명이 넘는데요. 안동시 공무원들의 3분의 1, 시의원 중 8명이 우리학교 출신인데 전문대라고 해서 이력서에 잘 안 씁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이에요. 요즘 능력위주의 사회를 만들자고 하는데, 이런 의식부터 먼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영애_ 저도 6~7년 전에 ‘적성찾기운동본부’라고 아이들이 대학보다 적성을 먼저 찾자는 운동을 했는데 결론은 또 다른 스펙 쌓기가 되는 것을 보고 많이 속상했거든요.

정일_ 저희들이 평생직업교육대학을 하는데 ‘쓸 데 없는 스펙은 낭비’라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 가서 일하는데 꼭 해외어학연수를 갈 필요 없잖아요. 내가 해야 할 일만 확실하게 하면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대학은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을 측정해서 어느 정도의 등급에 있다는 것을 국가기관이 인증해주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도 도입했습니다. 미국의 커뮤니티 컬리지같은 선진국형 직업인 양성과정인데, 전국의 전문대학이 점차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지금 10개 거점대학이 국가 지원을 받아서 평생직업교육대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력위주의 사회를 능력위주의 사회로 만드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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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교육부에서 평생직업교육대학을 선정할 당시 경쟁률이 꽤 높았잖아요.

정일_ 네, 평생직업교육대학은 대학 교육의 내용에 있어서 혁명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전문대학들은 몇 년 전부터 준비하고 이제 막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정착된 것도 아니고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해서 고등직업교육의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장권(가톨릭상지대학교 대외협력실장)_ 사회가 변하면서 대학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방향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시작을 했는데 제도가 따라주지 않으니 그 사업을 하는 대학들이 굉장히 힘들죠. 사회적 인식도 부족한데 제도까지 마련되지 않으니까요. 총장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사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하게 찾아서 일을 하고 나중에 공부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더 계속 공부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자고 평생직업교육대학을 시작한 겁니다.

이영애_ 학생 수가 많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특성화 교육이 정말 필요한 것 같은데, 가톨릭상지대학교의 역할이 참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일_ 가톨릭교회에서 학교를 운영한다는 말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 참 인간을 양성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질이나 사상에 오염되지 않고 하늘의 뜻대로 살아가는,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일을 선택해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전부 1등만 생각합니다. 1등 아니어도 적성을 찾아서 적합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치하시는 분들이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잘 안 되는 대학은 퇴출시키려고 하는데 모든 대학이 그 지역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는 공감하지만 좋은 뜻으로 학교를 설립했는데 운영이 잘 안된다고 강제로 폐쇄하려고 하면 안 되는 거죠.

 

 

이영애_ 지방에서는 전문대가 더 잘되고 있지 않나요?
정일_ 더 잘되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정부에서 산업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전문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수도권, 대도시를 선호해서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합격해 놓고도 수도권 대학에서 오라고 하면 가버려요. 물론 지방대학도 특성화가 잘 된 곳은 예외적으로 잘 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도 잘 되도록 노력중입니다.

이영애_ 요즘 청년 실업이 문제인데, 가톨릭상지대학교에서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정일_ 우선 우리 대학은 학생 수가 다른 곳에 비해 적어서 학생한명 한명을 돌볼 수 있다는 점서는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또 대기업에 취직해도 요즘은 40, 50대에 퇴직한다고 하잖아요? 제가 학생들에게 나에게 맞는 직업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늘 합니다. 꼭 1등, 높은 자리, 대기업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예전에 명문대에 힘들게 입학했는데 영어강의를 하나도 못 알아들으니 실망해서 자살하는 학생도 있었듯이 이상과 현실이 너무 벌어지면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에게 적합한 직업, 직장을 가지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행복한 것이지 돈 많이 번다고 행복하겠습니까? 너무 위쪽만 쳐다보게 만들지 않고 자신의 적합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장권_ 우리 사회가 1등을 추구하다보니 전문대에 오는 학생들이 나의 가치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몰라요. 또 전문대를 졸업해서 하는 일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일이든 중요하고 사회에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가치관을 심어줘야 학생들의 삶이 가치와 의미가 있고 행복할 수 있죠.

 

이영애_ 총장님께서는 학생들과 소통도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일_ 잘 한다기보다 잘 하려고 노력합니다. 얼마 전에 운동을 하고 있는데 한 학생이 저를 보고 반갑다고 달려와 인사를 하더군요. 그냥 모른 채 하고 지나갈 수 있었는데, 저 멀리서 달려와서 같이 해외봉사활동을 했던 일이 너무 좋았다고 말해요. 해외로 연수나 봉사활동을 간 학생들이 간단한 안부나 사진을 보내오기도 하는데요. 사실 제 나이쯤 되면 학생들에게는 할아버지뻘 되잖아요. 그래서 학생들하고 부담이 없어요. 입학미사나 졸업미사, 각종 행사나 가끔 강의에 초대되면 참석해서 학생들과 만나서 학생들에게 중고등학교 시절, 공부나 생활에 잘잘못
을 따지지 말고 지금부터 나한테 맞는 직업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당부합니다.

이영애_ 학교 차원에서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나 이런 것은 좀 바꿔야 한다는 것이 있나요?
정일_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데 교육정책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 너무 쉽게 정책을 입안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연구나 위원회를 만들어서 교육정책이 거기서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해서 교육정책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육 만큼은 믿을만한 사람들이 길게 보고 정책을 세우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지자체들도 교육에 관심이 많거든요. 가톨릭상지대학교에서 이런 것은 우리를 따라해 봐라 하는 자랑이 있으신지요?

정일_ 안동에는 큰 공장이나 회사가 없지만 제가 늘 교수님들께 제일 큰 공장이 우리가 살고 있는 농어촌이라는 말을 합니다. 오늘도 신문에 수출위주의 산업화 시대는 갈수록 줄어들고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도됐더군요. 6차 산업이라는 말을 하는데 농업은 영원한 사업입니다. 우리학교는 농어촌 마을 공동체육성이나 사회적 기업, 마을단위 협동조합 등 미래지향적인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농업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특성화시키려고 얼마 전 의성군에 계약학과도 설치했습니다. 농업 종사자들에게 학비의 일부를 지원해서 농업을 6차 산업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인재를 육성하는 거죠. 안동시 농협과도 손잡고 산업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도시인 안동시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작정입니다.

이영애_ 마지막으로 가톨릭상지대학교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정일_ 정부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평생직업교육대학이 미래의 대안이라고 하는데 저도 100% 동의합니다. 정부 시책에 맞춰서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처럼 성인 평생직업교육을 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우리 대학의 창학 이념이기도 하고 지역과 하나 되는 것이기 때문에 노력을 해야죠. 지금은 처음 시작하는 단계이고 선도해 나가며 길을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에 학생모집에서부터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요즘 우리 교수님들 보고 몇 명이 오든 모든 강좌를 전면 개방하자고 말하는데요, 성인 학습자들이 듣고 싶은 강의를 듣도록 만들어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공은 하늘에 맡기고 본격적으로 도전해봐야죠. 

이영애_ 참 좋습니다. 가톨릭상지대학교가 계속 발전하기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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