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방자치는 시대정신이요. 창조경제를 이루는 열쇠입니다" - 조충훈 전라남도 순천시장



 


조충훈 시장은 시민참여와 소통, 생태와 자연, 지방자치라는 시대정신을 정확히 읽어 순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순천을 대한민국 생태수도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이제는 시민들의 마음까지 업그레이드시켜 시민 정신도 최고인 대한민국 모델이 되는 지자체를 만들고자 한다.

장소|순천시장실 대담|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양태석 기자 사진|차준현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그동안 시장님을 참 많이 뵈었지만 오늘처럼 피곤해 보이신 적이 없었습니다. 좀 짠한 마음이 들어요.많이 피곤하신가 봅니다.

조충훈(전라남도 순천시장)_ 네, 예전에는 눈앞에 닥친 일을 하려고 올인했고, 이제는 벌려놓은 일을 잘 수습하고 발전시켜야 하다 보니 힘이 드네요. 특히 정원박람회가 또 다른 시너지를 내도록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합니다. 올해가 더 중요하다 보니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어요. 오늘도 아침 8시에 행사를 참여하고 주민과 대화하다보니 아주 정신이 없습니다.

이영애_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을 맡으셔야 할 분이 맡으신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조충훈_ 협의회장을 맡고 보니 어마어마하게 할 일이 많아요. 무엇보다 지방자치는 정부의 중요하고 분명한 축인데, 정부가 자꾸 이 축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파요. 또 지방자치의 실패사례만 보고 성공사례는 인정을 안 하려 합니다. 혹자는 지방자치는 투쟁과 쟁취의 역사라서 계속 하다 보면 뜻이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자 간에도 권력은 안 나눕니다. 그런데 중앙이 권력을 조금씩 나누는 걸 보면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지방자치를 처음 시작할 때 주무장관이 지방자치를 하면 산불도 못 끄고 구제역도 해결 못해 나라가 망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방자치는 자생적으로 계속 커왔습니다. 앞으로 지방자치는 갈수록 더 커질 거예요. 그게 시대정신입니다.


 

이영애_ 저도 최근 일본과 스페인을 다녀오면서 분권이 결국 나라를 바꾼다는 걸 느꼈어요.
조충훈_ 모든 게 다양화된 시대라서 아무리 뛰어난 천재가 중앙정부를 잘 통치해도 다 망합니다. 지역의 특색과 처한 환경에 맞게 발전시켜야죠. 그게 모여 국력이 됩니다. 이제는 스스로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문제가 계속 발생합니다. 그런데 20년 동안 고여 있는 지방자치다 보니 원래 하려던 지방자치에서 변형될 가능성이 있어 제일 걱정입니다. 중앙-광역-기초 3단을 이루는 게 지방자치인데, 자꾸 광역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발전하는 것 같아요. 기초단체와 기초의회와는 대화를 안 합니다. 기초연금이나 영유아보육 예산도 마찬가지였고요. 중앙이 기초에 각종 예산을 떠넘기는 것은 택배회사에 물건을 전해달라고 하면 당연히 택배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물건값까지 내라는 격입니다. 중앙이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고 한 만큼 그 실행비를 줘야죠.

이영애_ 협의회장으로서 이런 현실을 어떻게헤쳐나가고 계십니까?
조충훈_ 청와대와 협의기구를 만들어 소통하자고 했는데, 최근 발표안을 보니 위원으로 17개 광역단체장만 넣어놓았어요. 이게 무슨 소통기구입니까? 기초단체도 넣어줘야죠.

이영애_ 이번 기회에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이렇게 가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한 말씀하시죠.
조충훈_ 대통령께서 강조하시는 창조는 지방자치에서 가능합니다. 창조는 소통과 협업, 분업이 돼야 하거든요. 21세기 대한민국이 더 커지려면 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지방분권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 장관들과 끝장토론까지 하면서 겨우 3%의 규제개혁을 이뤘습니다. 그 정성을 지방자치에 쏟고 힘을 실어주신다면 10배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영애_ 협의회장으로 현재 하고 계신 일은 무엇인가요?
조충훈_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가 한 발짝이라도 더 나갔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지방분권적 개헌을 하는 게 우리의 바람입니다. 지방자치법 22조에는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할 수 있지만 중앙정부의 정책에 어긋날 때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어요. 단 몇 줄이지만 결국 이 규정 때문에 지자체가 아무것도못합니다.



이영애_ 순천시가 지방자치를 잘 운영하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가 있나요?

조충훈_ 네, 있습니다. 구구팔팔 쉼터를 예로 들면, 그동안 난방비나 전기세를 이유로

저녁에 경로당 문을 닫았어요. 집에 돌아가 혼자서 식은 밥에 김치를 먹는 할머니를 보고 이건 복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독거노인에게 보내주는 쌀과 반찬을 경로당에서 받고 어르신들이 함께 주무시고 저녁과 아침을 드시도록 했어요. 그랬더니 밥맛도 좋아지시고 아침에 같이 운동도 다니세요. 덕분에 자면서 발작을 일으킨 어르신이 같이 주무셨던 분의 도움으로 병원에 바로 가서 생명을 구했어요. 벌써 그런 일이 2건이나 있
었어요. 또, 한 분을 반장으로 세웠더니 군대식으로 잘 관리하며 아침에 일어나면 체조하고 동네 한 바퀴를 도시며 집집마다 가서 안부를 물으시는 거예요.등지고 살았던 이웃들이 대화하기 시작하면서 마을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인간성도 좋아지고요. 돈 몇 푼 안 들이고 창조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복지는 내려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거기에 맞게 어떻게 정성을 들여 집행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게 창조죠. 이게 합쳐지면 국력이 됩니다. 덕분에 보건복지부의 대한민국 지역복지 대상도 수상했어요.

 

이영애_ 훈훈하네요. 최근 정원박람회 후속조치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시는데요. 왜 이렇게 순천에 사람들이 많이 오죠?
조충훈_ 이유는 2가지인데요. 첫째, 시장이 혼자가 아니라 28만 전 시민입니다.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소통합니다. 요즘 시대는 시장이나 공무원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에요.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정원박람회를 추진할 당시만 해도 미친 짓이라고 했어요. 박람회를 줄이고 연기하라고 했죠. 그런데 원도심에 사시는 80세 할머니 한 분이 자녀​들한테 “정원박람회 때문에 난리다, 너도 와야 한다”면서 “친구들도 같이 데리고 오너라, 내가 오늘 동사무소에 가서 입장권 20매 예약해뒀다”고 전화를 하셨어요. 이 할머니처럼 28만 전 시민이 정원박람회에 동참해 성공한 거예요. 둘째, 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시대
정신을 실천했어요. 산업화 시절에는 금권이 최고의 권력이었지만 21세기에는 삶의 질, 행복이 중요합니다. 거기에 자연과 생태가 있습니다. 이것을 순천의 시대정신으로 잡았어요. 민선 3기 시장 시절 처음에는, 다른곳처럼 공장과 투자유치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결코 인근 여수나 광양을 따라갈 수 없고 항상 2등밖에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희 삼성회장의 친동생이라도 불가능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 순천시 가운데를 지나는 동천을 살펴보니 다 썩어서 부글부글했어요. 3급도 안돼 물고기 한 마리 살 수 없었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1급수로 복원하자고 시작한 게 순천의 생태와 자연의 역사입니다. 하수도를 때려 막고 정비했더니 동천이 살아나 지금은 1급수입니다. 그때부터 순천만이 각광을 받게 되고 람사르에서도 인정하게 됐지요. 국제적인 습지가 되어 1년에 3백만명이 찾아왔습니다.

이영애_ 지역마다 특색 있는 지방자치가 대한민국의 살길인데요. 순천은 참 잘하고 있는 모범사례이지요.
조충훈_ 지방자치 20년 동안 주민들의 민주역량과 참여정신이 업그레이드된 건 확실합니다. 지방자치가 아니면 불가능했어요.

이영애_ 국회의원을 비롯한 중앙과의 협조는 잘 하고 있나요?
조충훈_ 네, 저희는 잘하고 있어요. 정원박람회가 성공하고 나니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합니다. 순천만정원은 일반공원과 다르게 못 들어가는 곳이 없어요. 유럽처럼 웃통 벗고 책볼 수 있는 정원문화를 만들었어요.

이영애_ 저도 누워서 정원을 즐길 수 있는 벤치가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요.
조충훈_ 순천정원에 오시면 쉽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가든 디자이너, 가든관리사 등 이런 게 다 정원산업이거든요. 중앙정부도 순천정원을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했어요.

이영애_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인데, 일자리창출도 되겠어요?

조충훈_ 네, 맞습니다. 정원산업을 통해 청년 일자리창출도 합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은 공장 현장직원으로 잘 가지 않습니다.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죠. 대신 명함에 가드너, 가든 디자이너라고 하면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많이 찾아옵니다.

이영애_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같이 꾸는 꿈은 현실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직원들과 시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해주세요.

조충훈_ 우리 직원들은 매뉴얼 그대로 하지않고 뭔가 창조를 하나 더 합니다. 옆의 과와 같이 협업하고 시민들과 함께 일하죠. 그게 바로 순천의 맨파워입니다. 제가 거기에 도움을 줬다면 정시퇴근을 한다는 것입니다. 6시30분이면 퇴근합니다. 오버타임하지 않죠. 직원들이 부인과 애들, 친구 등과 밥을 먹게 합니다. 시민들에게는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순천은 전국에서 하드웨어는 1등이 됐어요. 이제 교통질서를 비롯한 기초질서를 잘 잡는 소프트웨어를 채우는 일에 여러 캠페인을 벌여 시민정신도 1등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대한민국 생태수도인 순천이 이제는 시민정신과 역량도 최고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너

발행인의 글


15년후 한국 집값 대폭락 전망된다

앞으로 15년 후 즉, 2039년을 정점으로 한국의 집값이 대폭락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향후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가구수 감소가 예상된다는 한국의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한성대 이용만 교수(부동산학과)가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제기됐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사장 정운찬, 원장 이인실)과 PM(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한미글로벌(회장 김종훈)이 4월 2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인구구조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공동 주최했다. 이용만 교수는 ‘한국의 초저출산·초고령화와 부동산시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 가구수가 2039년 2,387만 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40년부터 집값이 장기 하락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초 저출산에 의한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1~2인 가구의 증가에 의해 가구수는 2039년까지 증가 추세”라며 “가구수가 정점에 도달하는 2040년경에 총 주택수요량도 정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그 이후 주택가격의 하락 추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집을 줄이거나 가격이 저렴한 집으로 이주한 후 그 차액을 수입원으로 하는 것을 주

영국, 15세 청소년부터 ‘영구히 금연’ 제도화

영국 하원이 현재 15세 이상 청소년부터 담배를 피울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금연법을 의결했다고 4.16일 영국의 가디언지를 비롯한 영,미의 주요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보수당 내부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의 흡연을 막기 위한 획기적인 흡연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리시 수낙(Rishi Sunak) 총리가 발표한 금연법안의 핵심 내용은 2009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나이15세)에게 담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금연 조치가 영국에 시행되는 것인데 정부 당국은 이것이 영국의 “첫 번째 금연 세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 및 베이프 법안(Tobacco and Vapes Bill)”이 올해 6월 최종 의결되면 15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합법적으로 담배를 판매할 수 없다. 일단 시행되면 영국 사람들이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적 판매 연령을 매년 1년씩 높여 결국 전체 영국인의 흡연이 금지된다. 이 법안에는 값싼 일회용 베이프 판매를 금지하고 청소년들이 니코틴에 중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소년 베이핑 단속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