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입체적으로 소통하고, 가능한 자원 다 동원해 포기하지 말라"

공직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칭호를 떼고, 육아와 가사로 제약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 열정과 책임감으로 일해온 김경선 차관을 만났다.

 

 

김경선 차관 약력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 대학원 법학 전문 박사
•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 청년여성고용정책관
•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 근로기준정책관
•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 실장

 

Q.  고용노동부에서 근무하신 후 여성가족부 차관이라는 직책을 맡고 계신데요. 무엇을 느끼세요?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_ 여성가족부는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위한 맞춤형 사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성평등 의식을 높이는 업무와 함께 최근 늘어나는 한부모가정과 다문화가정, 학교 밖 청소년을 정책 대상으로 합니다. 무엇보다 여가부의 정책 효과는 타 부처에 비해 더 직접적이며 빠르게 전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 대상과 깊이 있게 논의하고 대화하며 추진해야 합니다.


Q. _ 그런 느낌을 받고 계시군요.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사골 국물처럼 진한 맛이 우러나오는 김경선표 대표 정책 세 가지를 말씀해주세요.
김경선_ 1992년 공직에 첫발을 들여놓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입니다. 당시 담당과장을 했고, 배우자 출산 휴가제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또 하나는 근로자로 인정을 못 받는 가사서비스 종사자들에 대한 가사근로자 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을 새로 입법 한 것입니다. 가사서비스를 노동시장으로 양성화하는 법률로 만든 거죠. 마지막으로 노동시장정책관 시절 20조 원 가까이 투입되는 정부 재정지원일자리사업에 대한 ‘일자리정책평가과’를 신설해 일자리 평가 체계를 개편한 일입니다.


Q. _ 보람과 함께 아쉬운 점도 있지요?
김경선_ 아쉬운 점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요, 주 52시간제를 강력히 시행하면서 상당히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현장 상황이 좀 더 고려되어야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로시간이 주기적으로 변동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빙과류 제조업체나 에어컨 제조업체 같은 곳은 한 철에는 엄청 바쁘지만 일감이 급감하는 달도 있죠. 52시간이라는 틀에 묶이다 보니 초과 근무도 할 수 없어요. 갑자기 고장이 나거나 클레임이 걸리면 주 52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제도를 유연하게 쓰도록 국장 시절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시간에 대해 합의를 끌어내 일명 ‘탄근국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어요. 노사가 쟁점이 큰 사안에 대해 어렵게 합의해서 만들어진 이 중요한 법안이 아직 통과하지 못해 좀 아쉽습니다.

 


Q.  공직을 걷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김경선_ 제가 하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거나 혜택을 주기도 하고 생활의 변화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책임이 크다는 양면이 있습니다.


Q.  공부도 굉장히 많이 하셨던데요, 로스쿨부터 서울대 박사학위까지 말이죠. 끊임없이 공부한 것이 공직 현장에 얼마나 도움이 되셨나요?
김경선_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제가 노동법을 전공했는데 석사 논문은 ‘근로자 정의’에 관한 연구였고, 박사학위는 ‘고용형태 근로자 다양화에 따른 근로자-사용자 관계 재구성’이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는 특수고용근로자와 사내 하청 부분을 연구했고, 이런 어려움은 입법으로 풀 수밖에 없다고 논문에 썼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유형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험이나 사회안전망에 대한 틀이 아직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그런 분을 위해 어떤 제도를 세워야 하는지 공부한 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Q.  차관님 얼굴은 작지만, 그 머리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높은 지위에 오르면서 유리천장은 느끼지 않으셨나요?
김경선_ 공직에서 공식적인 유리천장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부문에서는 아직 유리천장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을 깨기 위해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은 특정 성별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해 최소한 여성 한 명은 들어가도록 제도적 틀을 마련했습니다. 그렇지만 민간부문은 아직 유리천장이 많습니다. 공직은 유리천장이 있진 않지만 고위직까지 오르는 데 있어 아무래도 여성에게 육아나 가족 돌봄의 책임이 많이 부과되다 보니 남성보다 더 힘듭니다. 더 노력해야죠.

 


Q.  후배 공무원이나 특히 여성 공무원들에게 굉장히 롤 모델이신데, 공직생활 노하우를 말씀해주십시오.
김경선_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 일을 좋아하며, 하고 싶어야 합니다. 일에 대한 의미도 스스로 찾아내야 하고요. 특히 공직은 어떤 자세로 임하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기 일에 대한 주인의식과 끝까지 책임지려는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 특히 여성 공무원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도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해 자책을 느끼지만, 포기하지 말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청하십시오. 자기 일을 놓지 않기 위해 가능한 자원을 다 동원해서라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


Q. 공직에 온 여성 공무원들은 잘 포기하지 않나요?
김경선_ 오랫동안 휴직하는 경우가 있어요. 승진도 경쟁인데 오래 휴직하다 보면 많이 뒤처지거든요. 물론 각자 삶의 가치는 다르겠지만 공직에 와서 자기 흔적을 남기고 싶다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본인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Q.  공무원이 갖춰야 할 윤리의식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김경선_ 공직생활 하면서 ‘공직으로 특혜받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에 대한 보수 외에 이득을 챙기는 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저희 시아버님이 이 부분에서 결벽증이라고 할 만큼 남다르셨어요. 서울시의회 의장과 국회의원까지 지내셨는데,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기존에 경영하시던 방수 제조 건설업체 사업 등록도 취소하셨다고 합니다. 의정활동하면서 손해를 많이 보셨죠. 국외 연수도 자비로 부담하고, 해당 예산은 반납하셨다고 합니다.


Q. 시아버님과 같은 공직 모델이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공직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있나요?

김경선_ 초임 사무관 시절 제가 모셨던 국장님 두 분이 계세요. 모두 존경하는 분인데 한 분은 강직한 스타일이고, 다른 한 분은 무척 자상하셨어요. 두 분 모두 업무는 엄청 열심히 하셨는데요, 리더십은 정형화돼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자기 결에 맞는 리더십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해요. 저는 직원들의 장점을 많이 챙겨주고, 스스로 일할 의욕을 갖게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Q.  무지개 리더십에 관한 어느 교수님의 집필한 책이 생각나는데요, 차관님께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을 것 같아요.
김경선_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Q. 부군이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셨고 아버지와 함께 부자(父子) 회원이 되셨다고 하던데 그렇게 기부를 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경선이건 제가 한 게 아니라서 제가 얘기하는 게 맞나 싶은데요(웃음). 사실 나이가 들면서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 내 노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젊었을 때는 내가 열심히만 하면 다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도 생기고 내가 이루어온 것이 나만의 성과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회에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남편도 마찬가지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아버님이 몇 해 전에 그렇게 하신 것에 영향도 받았고요.  


Q.  그럼에도 일하면 끝장을 보고 성과를 내실 것 같은데요, 업무 시 난관에 처했을 때 어떻게 돌파구를 찾으세요?
김경선_ 소통하면 안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대신 입체적으로 소통해야 해요. 사안마다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은 다 달라요. 공론화된 테이블에서는 당연히 논의해야겠지만 그거 말고도 일대일로, 여러 단체 간에도 물밑으로라도 대화를 해야 해요. 그럼 결론이 납니다.

 

Q.  개인적으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어떻게 푸세요?
김경선_ 저는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내성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미리 걱정하지 않아요. 일이 생기겠지만 그때 닥쳐서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IF의 심리학(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후회의 재발견)》을 읽었는데, 해본 일보다 안 해본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크대요. 나름 자기 행동에 대한 합리화 기제가 있어 일단 저지르면 후회는 더 없어요. 어려운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지만, 아쉬움과 후회가 더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일단 일은 추진하고, 닥쳐올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마십시오.


Q. 매력 있는 말이네요. 앞으로 꼭 기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김경선_ 우리나라에 우수한 여성 인력이 많습니다. 여성들이 더 많이, 더 좋은 일을 하면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현재 경력단절 여성이 169만 명으로, 여성 고용율은 OECD 기준 57% 선입니다. 스위스는 70%가 넘고 일본도 69.6%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못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요, 12%나 차이가 납니다. 일하는 여성이 현재 1,160만 명인데, 거기서 300~400만 명이 더 일하면 대한민국이 확실히 달라질 것입니다. 앞으로 경단녀를 위한 튼튼한 취업사다리를 확실히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여성들이 의지를 갖고 나오셔야 하고 정부가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추진하는데, 본인의 능력에 맞는 취업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서비스해드릴 겁니다. 앞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여성들이 유리합니다. 물리적인 힘보다는 잘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하니까요. 여성 일자리의 미래는 더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정말 공감합니다. 차관님 덕분에 대한민국 여성들의 미래가 밝아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전하는 공직 노하우

 

1. 공직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도 주고 혜택도 주는 일이다
2. 변화하는 세상에 맞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라
3. 자기 일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4. 가능한 자원을 다 동원해 포기하지 말자
5. 자기 결에 맞는 리더십을 스스로 만들어 길러라
6. 물밑 대화 등 입체적으로 소통하면 안 될 것이 없다
7. 일단 일은 추진하고, 닥쳐올 일을 미리 너무 걱정하지 말라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춘천시 바이오 비전 밝힌다"...육동한 시장, 다롄에서 성장 전략 제시

육동한 춘천시장은 다롄 우호도시를 방문 춘천시의 바이오산업 육성정책과 미래성장 비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18일 다롄 샹그리라호텔 3층에서 개최된 우호도시 원탁회의에 참석 춘천 바이오 전략을 공유했다. 이번 원탁회의는 다롄시가 '5월 국제개방월'을 맞이해 우호도시를 대상으로 개최한 회의다. 이 자리에는 슝 마오 핑 다롄시 당서기, 천 샤오 왕 다롄시장, 다마쓰 타쿠야 일본 이와테현 지사, 김응수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중국사무소장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자리에서 육 시장은 "춘천시 69개 바이오기업은 연매출 1조 5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며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연구개발특구 유치 추진 등 미래산업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혁신특구, 국가첨단 전략산업 특화단지 등 체계적이고 선도적인 바이오 산업 정책을 공유했다. 한편 춘천시는 지난 2003년 다롄시와 우호도시 협약을 체결한 이래 행정, 문화, 관광 분야에서 22년간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산업 분야까지 교류 협력 지평을 확대해 나가는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지방정부티비유=전화수 기자]

OECD 고용률 및 노동력 참여율, 사상 최고 수준 기록

글로벌 노동시장 동향 안정 속에서 주요 국가별 차이 뚜렷 OECD가 2024년 1월 발표한 ‘Labour Market Situation’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의 평균 고용률은 70.3%, 노동력 참여율(LFP)은 74%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2005년과 2008년에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 독일, 일본, 터키를 포함한 38개 회원국 중 13개국이 해당 지표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거나 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고용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 중 약 3분의 2가 평균 고용률인 70.3%를 초과했으며, 스위스, 네덜란드, 아이슬란드가 80% 이상의 고용률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터키는 55.2%로 가장 낮은 고용률을 기록했으며, G7 국가 중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평균 이하의 고용률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분기별 고용률 변화를 살펴보면, 15개국의 고용률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12개국에서 고용률이 감소했고, 11개국에서는 증가했다. 이 중 룩셈부르크와 칠레는 고용률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코스타리카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