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발행인_ 행정안전부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많은 일을 하셨는데, 새마을금고에서 뵈니 새마을금고의 앞날이 굉장히 희망차 보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장_ 네, 반갑습니다.
이영애_ 먼저 혁신위원장으로서의 간단한 소감을 듣겠습니다.
김성렬_ 제가 여기에 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9년 전 행정안전부 실장 시절 새마을금고 업무를 맡으면서 그때도 크진 않았지만 새마을금고에 조금 문제가 있어 ‘지역금융과’를 처음 만들고, 새마을금고 혁신을 했었습니다. 그게 인연이 돼 이렇게 혁신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이영애_ 그동안 성과를 돌아보면 새마을금고 혁신과 관련해 기획을 굉장히 많이 하셨네요.
김성렬_ 성격상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다 보니 처음에 부임하고 많이 힘들었지만 결과는 좋았습니다.
이영애_ 오늘 인터뷰가 새마을금고에 굉장히 좋은 미래를 보장하는 인터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왔습니다.
김성렬_ 저도 그렇게 기대하고요. 대통령실, 지자체는 물론 전국의 모든 주민, 공무원,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월간 《지방정부》를 애독하기 때문에 새마을금고에 대한 비전과 새로운 각오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지난 8월 경영혁신자문위원회가 출범했는데, 3대 분야, 10대 핵심과제, 29개 기본과제, 72개 세부과제의 선정 이유와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성렬_ 새마을금고가 잘 발전해왔지만 지난 7월 여러 금융 환경이 안 좋아지면서 연체율이 올라가고 뱅크런 사태가 생기고 임직원들의 비위도 불거지면서 유례없는 위기 상황을 맞았습니다. 새마을금고에 이렇게 혁신위원회가 만들어진 건 처음입니다.
이영애_ 이번 혁신에서 가장 역점을 둔 핵심과제와 기본과제는 무엇인지요?
김성렬_ 고객들과 국민들의 주된 관심사가 연체율과 건전성이라 그 부분에 우선 중점을 두었습니다. 또 예금자 보호에 대해 고객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데요, 이 두 문제의 근원 해결은 금고 이사장을 포함한 중앙회장, 이사회 등 지배구조 거버넌스 개혁에 있습니다. 감독 등 모든 문제와 연결돼 있어요. 그래서 3대 분야 중 지배구조 개혁을 첫 번째 개혁으로 제시했고, 위원회에서도 여기에 가장 집중했습니다.
이영애_ 중앙회의 지배구조 개혁만큼 일선 지역금고의 혁신방안도 중요할 텐데요.
김성렬_ 네, 우선 지배구조와 관련해 회장이 비상근이지만 사실상 사업뿐 아니라 인사, 예산, 조직 등 전반적인 권한을 과도하게 갖고 있습니다. 전문가에 의한 책임경영을 하자는 뜻에서 회장을 비상근으로 하고 밑에 대표이사, 전문이사들이 책임경영을 하는 체제로 설계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제는 회장의 권한은 대외 역할이나 이사회 의장으로 집행부 견제 역할만 하게 하고 중앙회 업무는 경영대표이사 책임경영체제로 제안했습니다.
이영애_ 제안한 것이 성과가 나고 결과로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성렬_ 가장 중요한 거죠. 저희도 이 부분을 관심 있게 보고 정부에도 그렇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새마을금고법이 개정돼야 합니다.
이영애_ 국회에서 하는 겁니까?
김성렬_ 그렇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국회가 잘 협의해 중앙회와 일선 금고의 여러 문제를 혁신해야 하는데요, 이미 국회의원들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국정감사 때도 여러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개정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봅니다.
이영애_ 내년 선거를 앞두고 법안 통과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김성렬_ 국회 부분은 저희도 아쉽게 생각하고요. 그래서 정부에서도 어떻게 하든지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김교흥 행정안전위원장님께 한번 제안을 부탁드립니다.
김성렬_ 위원장님, 오랜만입니다.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 혁신안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새마을금고 지배구조 개혁입니다. 그 외 금고감독, 예금자 보호 등 72개 과제가 담겨 있습니다. 이것들이 제대로 실천되려면 국회에서 새마을금고법을 반드시 올해 회기 안에 통과시켜야 합니다. 위원장님의 각별하신 관심과 지지로 새마을금고가 적극적으로 변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길 당부 말씀 올립니다.
이영애_ 새마을금고를 유일하게 관리감독하는 행정안전부의 문제가 아니냐고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성렬_ 뼈 아픈 부분이고요. 저도 그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국회에서도 많은 의원님이 이 문제에 대해 질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가 여러 업무를 하는 중 적은 인력으로 관리·감독하는 과정에서 기간도 짧았고, 지역금융과가 만들어졌지만 전문성이나 인력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행정안전부가 주무부처이긴 하지만 전문기관인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기관들이 새마을금고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검사계획을 수립하는 것부터 검사를 실행하고 제재하는 데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협업하는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대출이나 신용 분야에 있어서는 금융위와 행안부가 반드시 협업하도록 법으로 더 강화하려고 합니다. 관련된 전문기관들이 함께 상설협의체를 만들고 MOU도 체결해 그분들이 직접 와서 검사도 하고 의견도 내도록 틀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관리감독에 대해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입니다.
이영애_ 그게 좀 더 확고하게 했으면 좋겠네요. 제가 동네 새마을금고를 가보면 동네에서 사랑방처럼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곳이 사람들의 불신을 받으면 안 되는데, 혁신위가 잘되도록 역할을 해주십시오.
김성렬_ 정말 중요한 말씀입니다. 새마을금고가 일반 은행과 다른 점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새마을금고는 70여 년 전 태동할 때부터 서민들과 지역주민들, 지역과 함께 성장했고, 지금도 그런 기조하에 다른 금융기관들이 하지 않는 포용적 금융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더 키워나가고 국민들의 믿음을 지켜드리지 못한 부분은 집중적으로 보완해 새마을금고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역점을 두겠습니다.
이영애_ 새마을금고가 정말 서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곳이라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 새마을금고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와 PF대출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김성렬_ 그 2가지는 굉장히 큰 주제인데요, 우선 부동산 PF대출은 새마을금고가 위기를 맞게 된 직접적인 결정타죠. 금리가 올라가고 세계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부동산 PF대출이 일정 규모를 넘어갈 경우 반드시 개별 금고 혼자서 하지 않고 중앙회와 함께 연계해 대출할 수 있도록 합니다. 흔히 공동대출이라고 하는데, 작은 여러 개의 금고가 합해서 대출을 하면 대출액이 커지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는 아무래도 위험하기 때문에 공동대출에 참여하는 금고 수도 줄이고 부동산이나 건설업 등 업종별 여신 한도를 설정해 과도해지지 않게 하고 사후 관리, 사업장 관리 등 여러 부분을 대폭 보강했습니다.
이영애_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과도한 금고가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김성렬_ 연체율은 뱅크런과도 연결돼 있어 국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는데요, 정부도 새마을금고 뱅크런이 일어날 때 중앙회, 행안부는 말할 것도 없이 금융위, 금감원, 예보 전문가들이 범정부지원단을 구성해 현재까지 상주합니다. 이분들이 연체관리를 아주 꼼꼼히 해서 5%대 수준으로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새마을금고가 공매도 하나요?
김성렬_ 그렇습니다. 중앙회의 자회사 중 그 업무를 하는 또 다른 회사가 있고, 지금은 규모가 좀 크기 때문에 자산관리공사 캠코에서 부실 채권들을 집중적으로 받아 소화해주고 금고의 자산을 유동화하고 전문적으로 매각할 수 있는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법도 혁신안에 담았습니다. 국회에도 이미 법안으로 나가 있습니다.
이영애_ 그러시군요. 부실금고의 합병과 관련해 구조개선 강화가 핵심 과제 중 하나이지 않습니까? 관리방안에 대해 좀 말씀해주세요.
김성렬_ 저희가 잘 관리해 부실이 생기지 않아야 하고 합병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요, 지금은 새마을금고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나라 전체 금융시장에 불안을 가져올 만큼 새마을금고 몸집이 커졌거든요. 그에 비해 일련의 프로세스가 제대로 안 돼 있습니다. 전체 공정이 설계돼 있어야 하는데, 중간쯤은 법에 있고, 중간쯤은 지침에 들어 있고, 어떤 것은 빠져 있어요. 금융권에서 흔히 쓰는 용어로 ‘적기 시정 조치’라고 합니다. 그때그때마다 바로 조치할 수 있는 것인데요, 그 제도를 패키지로 설계해서 새마을금고법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경영실태평가부터 경영개선 권고, 요구명령, 합병 등 여러 이관 절차가 고객들의 불안 없이 합리적으로 진행됩니다.
이영애_ 예보 준비금과 상환준비금은 충분하다고 보시나요?
김성렬_ 우리나라 금융기관 중 가장 안전한 곳이 바로 새마을금고입니다. 예보 준비금은 상대적으로 좀 작은 부분이지만 상환준비금은 유동성 측면에서 중앙에 예치하는 비율을 이번에 높입니다.
혁신안에 각 금고가 내는 예보 준비금을 위한 출연금 요율도 올립니다. 상환준비금이 부족하다면 차입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만들고 대상기관들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국민들이나 고객 여러분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영애_ 국민들에게 한 말씀하시지요.
김성렬_ 국민들이 지난 70년 동안 어려울 때 새마을금고를 사랑해주셨고, 우리나라 산업 발전도 안 됐고, 자본형성 자체가 안 됐을 때였는데 새마을금고가 지역발전, 주민들의 삶을 챙겼고, 지역, 산업, 국가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다 이겨냈습니다. 새마을금고에 더 애정을 갖고 잘못한 것은 질책을 해주시면 새마을금고가 이번 계기로 거듭나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이영애_ 이번 혁신이 새마을금고의 신뢰를 더 쌓는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 새마을금고를 관리 감독하는 행정안전부에도 방향제시 부탁드립니다.
김성렬_ 행정안전부 장관님을 비롯해 모든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위기극복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전문성이 부족하고 기능에 비해 인력이 너무 적다는 부분이 있어 장관님께도 제안을 드렸는데요, 전문성도 확보하고 인력도 늘려 관계 기관들과 협업하도록 말씀주셨고, 담당과 하나는 신설하고 인력을 보강하되 금융위 등 관계기관에 계셨던 분을 일정 기간 개방형 형태로 충원하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위원장님 말씀 중 포용적 금융기관으로의 확대가 무슨 말인지 궁금했습니다.
김성렬_ 새마을금고는 사회공헌 활동 외에 출시 상품 속에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상품 중 하나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신용대출을 받은 후 다 갚으면 대출이자의 절반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또 저신용자들이 신용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재단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고, 지역 청년 취·창업, 육아, 의료서비스, 생활지원 등에 내년에는 더 집중할 것입니다.
이영애_ 신보 수수료도 좀 낮춰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금액도 만만치 않거든요.
김성렬_ 옳으신 말씀입니다.
이영애_ 혁신위원장을 하시면서 속상했거나 힘든 것도 말씀해주시지요.
김성렬_ 처음에 왔을 때는 애로 사항이 없지 않았습니다. 우선 기간이 짧고 위기 상황에 위원회가 꾸려지다 보니 경계심 같은 것이 있었는데요, 제가 소통하고 지원단 중심으로 가교 역할을 하면서 회장 대행을 비롯해 금고의 모든 직원이 합심해서 혁신안을 만들었습니다. 굉장히 보람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영애_ 아쉬움도 있으시죠?
김성렬_ 짧은 기간 내 혁신안을 만들긴 했지만 제가 시험문제를 출제한 것이고 이것을 잘 푸는지 봐야 하고 못 풀면 가르쳐드리고 해야 하는데, 아직 이행계획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번 혁신은 뱅크런이나 건전성, 유동성 감독 체계, 예금자 보호 위주로 했고, 중앙회 위주로 하다 보니 1,300여 개에 달하는 개별 금고의 고충이나 미흡한 부분, 금고 직원들의 인사나 일하는 방식 등까지는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 부분은 새 회장이 오셔서 시간을 가지면서 진행되길 기대합니다.
이영애_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없으신지요?
김성렬_ 이번 계기로 많은 지역 금고 이사장님들을 만났고, 저한테 전화와 문자도 많이 주셨는데요, 1,300명 대부분의 이사장님이 정말 열심히 하십니다. 그중 심심찮게 문제 되는 곳이 있는데, 아마 모르긴 해도 우리 이사장님들이 이번 사태로 굉장히 속상하실 것입니다. 국민들이 새마을금고 전체를 질타했으니까요. 저도 안타깝지만 금융은 사실 유동성 돈이 중요하지만 신뢰가 더 생명이거든요. 그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허물기는 너무 쉽지 않습니까? 이번 혁신을 계기로 무너진 신뢰가 회복되길 바랍니다. 혁신은 항상 힘듭니다. 지역 금고 이사장님들이 혁신의 주체로 나서주지 않으시면 이 혁신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사장님들이 혁신을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실천해주셔서 새마을금고가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를 꼭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영애_ 지역 금고 이사장님들이 현장에 계시잖아요. 현장에서 보며 느낀 부분을 중앙회에 제안하면 혁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네요.
김성렬_ 그렇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고요. 이번 혁신 과정이 시간도 짧고 좀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걸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 혁신위가 가동되는 날까지 지역의 얘기를 계속 듣고 함께 고민하며 혁신안을 만들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영애_ 2만 9,000여 명에 달하는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성렬_ 우리 새마을금고는 오랫동안 우리나라와 고객을 위해 헌신해오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다 극복했고, IMF 때는 공적자금 한 번 받지 않은 자부심을 가진 기관입니다. 지금은 위기를 맞았지만 전국의 새마을금고인들은 이걸 이겨낼 저력이 있고, 역량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번 계기로 우리가 다 같이 한 마음으로 혁신에 동참해 새마을금고를 거듭나게 하는 보람을 갖고 국민들과 함께 누리는 새마을금고 임직원이 돼주기길 부탁드립니다.
이영애_ 잘하고 계셔서 앞으로 더 잘하시리라 믿습니다. 진짜 어려움을 딛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금고가 되도록 혁신위원장님의 마음을 담은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성렬_ 전국의 새마을금고인들과 거듭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새마을금고에 보내주셨던 신뢰와 애정, 관심을 계속 보내주신다면 우리 새마을금고가 반드시 거듭나서 최고의 기관으로 성장하고 국민들에게 보답할 것입니다.
이영애_ 새마을금고는 앞으로도 정말 필요한 곳일 수밖에 없어 여러분에게 더 사랑받고 더 필요한 금융이 되기 위해 혁신위가 만들어졌고, 유능한 위원장님을 모셨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새마을금고는 영원할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