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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도심에 농업이 자란다 [월간지방정부 11월호 기획]

버려진 공간을 팜으로... 도시재생 농업에서 답을 찾다

지방소멸, 인구감소, 산업공동화로 인해 전국 곳곳의 도심에는 비어 있는 건물과 폐창고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이 ‘도심의 빈틈’을 ‘기회의 공간’으로 바꿔냈다.

 

2023년부터 추진된 ‘대전팜(도심 공실 활용 스마트팜 조성사업)’은 버려진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농업혁신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킨 전국 최초의 사례다. 단순한 도시재생사업이 아니라, 스마트농업·청년일자리·사회적경제·교육체험을 융합한 복합 프로젝트로, “도심 속에서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길러내는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심의 공실을 혁신의 씨앗으로

대전의 도심은 오랫동안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또한 기후변화와 고령화, 농촌인구 소멸로 지금과 같은 농업 방식으로 채산성 확보도 어려웠다.

 

정부의 농업정책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시는 ‘미래농업TF팀’ 신설(2023. 7월)하고 대전의 첨단과학기술 인프라를 접목한 도심형 스마트농업에 주목했다.

 

 

‘도심 한복판’에 9개 스마트팜이 자라나다

대전팜의 첫걸음은 2023년 2개소의 개장으로 시작됐다. 중구 대흥동과 동구 삼성동에 각각 기술연구형, 테마형 대전팜이 문을 열며 도시 곳곳에 ‘녹색 실험실’이 생겨났다.

 

기술연구형 대전팜(대흥동)은 25년간 방치된 건물을 첨단 수직농장으로 개조했다. 이곳에서는 품종개량, 의료용 대마 연구, 수직농장 실증 등 첨단농업의 시험이 진행된다.

 

테마형 대전팜(삼성동)은 폐창고를 리모델링한 교육·체험형 복합문화공간이다. 엽채류, 버섯, 허브, 약용작물 재배뿐 아니라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시 속 농장학교’로 불린다.

 

서구 둔산동 폐쇄 지하보도를 리모델링한 실증형 대전팜이 조성 중이며, 2025년에는 사업장 연계형(2곳), 나눔문화형(1곳), 자유공모형(3곳) 등 다양한 모델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재)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대행기관으로 참여하며, 시비 100% 지원으로 공공성과 실험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스마트농업의 결실, 세계로 향하는 ‘K-스마트팜’

대전팜은 단순한 시설 조성이 아니라 ‘도심 회복의 상징’이 되었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건물들이 첨단농업 연구소, 체험학습장,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며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운영사 ㈜쉘파스페이스는 농림축산식품부 ‘K-수직농장 세계화 프로젝트’ 연구과제 2건에 선정되며 전국 최다 기록을 세웠으며 글로벌 협력도 활발하다. 2025년 8월 기준 총매출은 21억 원을 기록하며, 스마트농업 장비 6종을 제품화했다.

 

무엇보다 노숙인 자활·청년교육의 장으로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대전노숙인종합지원센터와 협약을 맺고 ‘희망사다리’ 자활사업을 통해 14명 중 6명의 취업을 성사시켰으며, 사회적기업 인증도 획득했다.

 

 

도시와 농업, 산업과 사람을 잇다

대전시는 향후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실증형 모델의 수익성 검증과 민간투자 연계, 중앙정부와의 협업을 통한 제도적 지원 강화, 그리고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교육·체험 프로그램의 상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장기적으로는 대전의 연구 인프라와 연계해 ‘스마트농업 산업벨리’를 조성하여 도심형 농업산업 전반의 클러스터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심 공실을 채우는 사업에서 출발한 대전팜은 이제 도시 전체를 성장시키는 실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농업이 도시를 키우고, 기술이 사람을 연결하며, 사회적 가치가 경제로 이어지는 순환의 구조가 바로 대전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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