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통합돌봄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새 정부의 복지정책 근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빈곤 없고 질병 없는 기본사회를 추구하는 새 정부 철학의 요체이며 고령화 시대 노인정책의 핵심이다. 새 정부의 중요한 국정과제가 될 것이라는 이 노인통합돌봄이 이미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곳이 바로 진천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어깨가 으쓱할 법도 하다. 새 정부가 ‘벤치 마킹’했으니 군수 3선의 보람이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은 강조하지 않아도 이렇게 가지치며 뻗어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세종시가 수도 이전의 큰 이슈로 떠오른 이면에는 세종시 행복청장 시절 도시를 설계하면서 언젠가는 대통령실, 국회가 내려올 것이라는 판단에 일부 땅을 비웠던 송 군수의 ‘촉’이 있었다. 진천은 또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 충북 최고 득표율을 선사하며 인연의 무게를 더했다.
송 군수 재임 10년 동안 진천은 제조업이 흥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인구 9만에 육박하며 시(市)급으로 커지고 주민 1인당 소득은 9천만 원을 넘어섰다. 진천에 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생겼다는 송 군수는 주민이 맛보라며 직접 키운 멜론을 건네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송 군수에 대한 주민의 평가다. “군수님, 10년 더 하면 안되나요”
장소 진천군수 집무실 / 대담 이영애 발행인 / 정리 엄정권 대기자 / 사진 전화수 기자 / 영상 제갈욱 PD |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진천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군수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군수님 영상을 쇼츠로 찍어 왔는데, QR을 스캔해 보시고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송기섭 진천군수_ 진천이 좋아졌다는 말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노인통합돌봄은 저희가 전국 1호입니다. 작년에도 전국 지자체에서 40건 이상 컨설팅 요청이 왔습니다.
이영애_ 노인통합돌봄 얘기는 좀 이따 듣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진천군이 크게 기여했다는데. 무슨 말인가요?
송기섭_ 20대 대선 이재명 후보가 낙선했을 당시, 호남권을 제외하고 이재명 후보가 유일하게 이겼던 곳이 바로 진천군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진천군의 득표율은 52%가 넘는 압도적 1위였습니다. 충북지역 다른 곳의 득표율은 47% 정도였습니다.
이영애_ 그 차이는 무슨 의미죠?
송기섭_ 진천군이 충북에서 민주당 지지 세력의 핵심 거점으로서 그 세력을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핵심 거점이 됐던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진천군이 오랜시간 나름대로 지지층에게 확실한 믿음을 준 것이 주효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대표님도 동의하십니까?
이영애_ 네, 동의합니다.(웃음) 또 하나,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 논의가 대선 때 큰 이슈가 됐었는데 그 이면에는 군수님의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설명을 부탁합니다.
송기섭_ 제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을 지냈습니다. 원래 행정수도로 만들려고 대통령실까지 옮기려 했지만 헌법 불합치 문제가 생기면서 정부의 일부 기능만 옮기는 것으로 결정이 났죠. 그런데 그때 제 생각에는 언젠가는 대통령실이나 국회가 와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어 유보지를 반영했습니다.
이영애_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하셨나요?
송기섭_ 통일됐을 때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하는 문제가 나올 수 있고 또 그런 꿈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세종시 대통령실 이전 문제가 이슈가 됐죠. 그렇게 이슈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세종시에 대통령실이나 국회가 올 수 있는 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영애_ 이재명 대통령을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송기섭_ 사랑한다기보다는 뿌듯합니다. 취임 일주일만에 수해방지 대책을 말씀하시는데 행안부 관리들이 쩔쩔매는 거예요. 역시 일머리를 아시는 분입니다. 이제 직감적으로 대한민국이 하나씩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다음날 비상간부회의를 열고 수해방지 태세 점검하고 현장을 살피라고 지시하고 또 확인도 했습니다.
이영애_ 이재명 대통령도 군수님을 일머리 잘 아는 분으로 이미 알고 계시지 않을까요?
송기섭_ 하하. 부끄럽습니다.
이영애_ 진천에는 세종시 못지않은 혁신도시가 있다고 하는데 군수님의 비전이 담겨 있는 건가요?
송기섭_ 노무현 대통령 결단으로 혁신도시가 10개 만들어지고 그 중 하나가 진천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혁신도시 200만 평에 3만3천 명이 살고 있습니다. 과밀입니다. 쾌적한 정주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 부지를 좀 더 확장해야 하고, 그러면서 2차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따라야 합니다. 결국 혁신도시를 확장함으로써 국토 균형발전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민선 8기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3선 군수로서 그동안의 군정 운영을 스스로 평가하신다면?
송기섭_ 지난 9년 참 빨리 지나갔습니다. 제가 해외여행을 갈 때 내 생전에 다시는 못 올 곳 아니냐 하는 생각으로 다니듯이 진천군도 구석구석 사람들 만나고 모든 일을 다시 하는 것처럼 열정과 책임을 갖고 군정을 돌보고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괄목한 성장을 했습니다. 군민들도 저에게 향수를 갖는 것 같습니다. 후임에 누가 올지….
송기섭 군수가 꼽는 문제해결 능력
복지 교통 등 한 분야 전문지식
일 순서와 절차 꿰뚫는 일머리
대민·부처 접촉 등 행정 경험
이영애_ 임기 9년여 동안 가장 자랑하고 싶은 성과를 꼽아 주십시오.
송기섭_ 단연 인구 증가입니다. 진천군은 18년 동안 인구가 지속적
으로 늘었습니다. 무려 2만6400명이 늘었고 이 증가 인구의 70%가 제가 군수 재임 9년 사이에 늘어난 겁니다. 1년에 2, 3천명 꼴로 늘어났습니다. 작은 면 하나씩 생긴 셈입니다.
이영애_ 중요한 것은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일자리가 늘어나냐는 것 아닐까요?
송기섭_ 당연하죠. 충청권에서 합계 출산율 1등이 진천군입니다. 출산율 1.1은 전국 평균의 1.5배인데요. 제조업이 크게 흥하면서 젊은층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제조업이 번창하다보니 주민 소득도 9500만 원이 넘습니다. 진천에 와서 돈자랑 하지 말라는 말도 새로 생겨났습니다.
이영애_ 대단합니다. 진천군민들이 잘살고 있는거죠?
송기섭_ 진천군이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살기 좋아진 게 눈에 띕니다만 가장 중요한 건 군민 정체성 확보입니다. 진천군과 국가에 대한 고마음, 또 진천군이 있기까지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 유공자 독립운동가 등 그분들의 생각이 그대로 후세에 전달돼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천군의 자랑은 보재 이상설 선생 탄생지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상설 선생 기념관은 2015년 국가현충시설로 선정된 이후 무려 9년이 지나서야 결실을 맺었습니다. 120억 들여 설립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천군의 정체성은 올곧게 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상설 기념관 건립이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이영애_ 사연도 많고 난관도 많았군요. 드디어 노인통합돌봄 얘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송기섭_ 진천군이 여러 사업을 합니다만 전국에서 진천군을 배우려고 열풍이 일어난 게 바로 노인통합돌봄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2019년 보건복지부 공모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는데요, 지방비 부담이 너쿠 커 망설였습니다. 그러다 결국 지방정부나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노인에 대한 보건의료 서비스와 어르신을 애처럼 집에서 돌봐주는 일을 합친 말입니다.
이영애_ 결단을 내린 게 초고령화 시대에 빛을 봅니다.
송기섭_ 어르신들이 병원 가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몸은 허약해 요양시설에서도 오래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익숙하고 살기 편한 자신의 집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통합돌봄 사업을 한 겁니다. 어르신들이 아프면 의사가 왕진을 오고 간호사가 따라와 약도 줍니다. 허리가 아프다 하면 물리치료사가 또 해줍니다. 이것만 해주느냐, 도우미들이 있어서 매일 이불은 잘 펴고 주무시나 살펴 보면서 말벗도 합니다. 자식보다 나은 서비스 아닙니까.
이영애_ 어르신들은 진천으로 거주지를 옮겨야겠어요. 이재명 정부 복지정책의 핵심이 바로 노인통합돌봄입니다. 대통령이 이곳 진천을 벤치마킹했네요.
송기섭_ 그렇습니다. 이제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해서 노인통합돌봄이 노인 정책의 최고의 대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영애_ 이재명 대통령님께 드리는 영상 찍겠습니다.
송기섭_ 우리 진천군이 펼치고 있는 노인통합돌봄 사업은 어르신들이 편하게 자기 집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이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시고 국정 핵심 과제로 삼으신다니 제가 힘이 납니다. 전국으로 이 사업이 확산될 수 있게 많은 지원 바랍니다.
이영애_ 전국민 버스 무료사업도 화제입니다. 정말 공짜인가요? 누구 아이디어인가요?
송기섭_ 제 아이디어입니다. 진천군과 음성군은 서로 왕래가 많은 지역입니다. 그래서 두 군이 협의해 진천이나 음성에서 버스를 타는 모든 사람, 외국인도 모두 공짜입니다.
이영애_ 군민, 외지인 그리고 특히 어르신들도 아주 좋아할 것 같습니다.
송기섭_ 이 제도를 실시하고 나서 승객이 30% 늘었습니다. 장날은 버스 안이 바글바글합니다. 어르신들은 공짜 버스 타고 읍내에 나와 전통시장에서 해장국이나 칼국수 먹으니 장사 잘돼 좋고, 시장 걸어다니니 어르신은 건강 좋아지고 이게 얼마나 좋습니까. 대중교통도 활성화되고 주민들 부담도 줄어드니 여러모로 좋은 정책이죠. 1년에 한 15억 들어가는데 큰 부담은 아니죠.
이영애_ 진천군 농다리 축제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는데요, 올해는 두달 동안이나 열렸다고요?
송기섭_ 전에는 축제를 사흘 하면서 3억5천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상시 축제로 운영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두 달 동안 토요일 일요일에 음악회 공연 영화감상 보물찾기 등 여러 행사를 치르니 5만 6천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했고, 올해 농다리 관광객은 이들을 포함해 벌써 8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농특산물판매장에서는 주말 판매로만 두 달간 3억 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고 합니다.
이영애_ 군수님이 손만 대면 확 달라집니다. 이게 바로 문제 해결 능력인가요?
송기섭_ 그렇습니다.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려면 전문지식, 일머리 그리고 행정경험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도자의 필수 조건입니다. 이런 걸 바탕으로 수도권내륙선 철도 공사를 유치했습니다. 진천은 철도 불모지인데 동탄을 거쳐 안성 진천 청주공항까지 가는 광역철도를 유치한 겁니다. 2015년 선거방송에서 이 공약을 꺼냈더니 경쟁 후보가 하늘의 별을 따는 게 쉬울 거다라고 막말도 했었죠. 그러나 제가 해냈습니다.
이영애_ 3선 군수로서 많은 업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군민들께 드리는 감사의 인사를 들으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송기섭_ 제가 지난 9년동안 진천군수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군민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은 기간동안 군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영애_ ‘진천에 와서 돈자랑 하지말라’는 말도 있답니다. 송기섭 군수님은 풍요로운 진천을 만들어 자랑스러울텐데요, 능력있는 군수님에게 더 큰 쓰임이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