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의 동화집이 불가리어로 번역 출간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독후감 대회가 열렸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열려 대성황을 이뤘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30일 세종소피아문화교류협회와 현지 NGO 단체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소피아대 대강당(AULA홀)에서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불가리어 동화집 독후감 발표회가 열였다. 행사는 이호식 세종시 국제관계대사, 이반 고이체프 소피아시 부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NGO 단체 ‘오픈 발칸’의 김아엘 대표는 “독후감 대회 준비 과정에서 소피아시가 한국에서 온 동화책 한권으로 들썩였다”며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불가리아를 비롯한 발칸지역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독후감대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오픈 발칸은 발칸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단체다.
2017년에 나온 <어른이 되었어도…>는 최민호 시장이 공직에서 물러난 뒤 ‘미노스’라는 필명으로 쓴 소설집이다. 할아버지가 어른이 된 딸에게, 손자와 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19편이 담겼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2022년 11월 세종시와 소피아시가 우호도시 협약을 맺은 뒤 활발하게 교류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김아엘 대표가 지난 4월 최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어른이 되었어도…>를 선물 받았다. 완독한 김 대표가 “불가리에도 알리면 좋은 책이다”며 불가리아어 출판을 제안했다. 최 시장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번역이 시작됐다. 번역에는 소피아대 한국어학과 김소영 교수와 제냐 교수 등이 참여했고, 불가리아 동화 작가의 감수를 겨쳐 지난 8월 23일 초판이 인쇄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대회 1등 수장자인 보리슬라브 디미뜨로브가 자신의 독후감을 불가리아어로 발표할 때 많은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후 베니시모 만돌린 앙상블의 연주가 이어지는 등 1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국 동화 하나가 큰 인기를 끈 배경에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현지의 각별한 사랑이 있다. 세종소피아 문화교류협회의 김은영 회장은 “소피아대에서 1995년 개설된 한국학과는 유럽 내 가장 규모가 크다”며 “불가리아 대학 입시에 한국어가 포함되는 등 불가리아 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시와 소피아시의 문화교류, 지방외교는 더욱 활성화 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를 내걸고 한글과 한국어, 한국문화 세계화를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22년 12월 세종시는 세종시립도서관에서 불가리아 고유 문자인 키릴문자 전시회를 열어 불가리아 문화를 국내에 소개했고, 작년 8월에는 불가리아 스카우트 잼버리 대표단을 세종시에 초청해 신뢰를 구축한 바 있다. 한글날이던 지난 9일에는 이반 고이체프 부시장이 세종을 찾아 ‘자매결연’ 협약문에 서명, 관계를 격상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