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개발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산업도시인 울산에 공단이 이전되면서 울산의 인적 경쟁력을 높이고 울산 경제를 살리며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정갑윤 부의장이 큰 기대감을 갖고, 사람과 일터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박영범 이사장과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의 정책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장소 한국산업인력공단 대담 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 양태석 기자 사진 오진희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오늘 울산이 지역구이신 정갑윤 국회부의장을 모시고 좌담회를 진행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역구인 울산 중구로 와서 더 희망도 갖고 기대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정갑윤(국회 부의장)_ 네, 우선 한국산업인력공단이제 지역구로 이전되고 박영범 이사장님과 같은 훌륭한 분이 오셔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공단이 울산으로 오게 된 것은 2004년 「지역균형발전특별법」 이 통과되고 2005년 지방이전기관이 결정되면서 입니다. 울산이 산업수도다보니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울산은 근로자들도 많고 노동운동이 격렬했던 지역이라 고용노동부 산하 4개 기관이 모두 울산으로 오게 되어 기뻤습니다. 앞으로 공단이 우리 산업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영애_ 부의장님의 든든한 후원이 있어 이사장님께서 큰 힘이 되실 것 같습니다. 사람과 일터의 가치를 높이는 공단이 되겠다는 비전이 정말 와 닿았는데 요.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박영범(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_ 네, 우선 부의장님 께서 저희 공단에 두 번째 방문해주셨는데요. 첫 번째 방문때는 고객지원센터 1일 상담원 체험을 하며 고객의 소리를 듣고 직원들을 만나셨습니다.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희 공단은 33년이나 되었고 제가 13번째 이사장으로, 갈수록 공단의 역할이 중요해져 올해 예산이 1조2000억원이나 됩니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중 예산규모가 제일 크고 인력도 1200여 명, 전국 24개 지사, 해외 15개 지사가 있습니다.
울산에는 400여 명이 근무하고 있고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사람과 일터의 가치를 높이며, 기업과 근로자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현장중심의 인적 자원 개발·평가·활용서비스를 통해 능력중심 사회 실현을 앞당기는 인적자원개발중심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해온 국가자격이나 전문자격을 관리하는데, 최근 대통령께서 손톱 및 가시로 언급한 네일아트숍의 활성화를 위해 네일 아트자격과정을 신설해 시행·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두 분의 대담을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이사장님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경제가 어렵다고 하고, 부의장님께서도 경제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계신데, 울산이 산업인력공단과 어떻게 시너지를 내면 좋을까요?
정갑윤_ 울산의 경제가 대한민국 경제를 주도해왔습 니다. 다시 말해 울산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삽니다.
울산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2.4%에 지나지 않지만 수출비중은 약 20%에 육박하고 세금도 서울 다음으로 가장 많이 걷힙니다. 울산이 대한민국에 엄청 기여하고 있지요. 그런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산업 자체를 구조조정해야 한다면서 조선, 석유화학, 철강이 구조조정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참 중요한 시기입니다. 한편 베이비부머 세대 700만이 매년 쏟아져 나와 앞으로 공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리드하고 청년실업, 노인실업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나가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영애_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부의장님께 협조를 요청하거나 지자체 관계자에게 이사장님의 어려움이나 협조의 말씀을 해주십시오.
박영범_ 제일 큰 고민은 사람문제인데요. 1200여 명의 직원이 있는데, 공단이 일하는 방식이 기업한테 훈련비용을 지원하고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많이 합니다. 이에 제대로 훈련을 하고 있는지, 돈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과 모니터를 많이 해야 해서 현장에 나가는 일이 많습니다. 최근 들어 일학 습병행제나 국가직무능력표준 등 여러 사업이 많아져 4년 사이에 예산이 2배나 늘었어요. 작년에는 1조원 올해는 1조2천억원이나 됩니다. 그에 비해 인력 증원이 안 되었습니다. 직원들이 출장을 간 횟수도 재작년에 비해 50%나 늘었어요. 직원들이 정말 피곤하죠.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야 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못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영애_ 얼굴만 봐도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습 니다. 일학습병행제와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대해 좀덧붙여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박영범_ 일학습병행제는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근로자로 채용하여, 학교 등 교육기관과 함께 일터에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교육 훈련을 마친 자의 역량을 국가가 평가하여 자격으로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청년취업희망자는 스펙보다는 일하면서 배우고 통용되는 기술 습득과 조기취업을 할 수 있으며, 기업은 기업 스스로 원하는 현장실무형 인재 양성 및 불필요한 재교육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학교는 실제 노동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훈련을 공급함으로서 산업계와 학계의 교육훈련 괴리를 해소시킬 수있는 제도입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상시 근로자수 50인 이상 기업이 지원을 할 수 있으며, 선정된 기업에는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비, 현장훈련비용, 학습근로자지원금, 기업현장교사 수당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년고용률 향상을 위하여 정부와 우리공단은 2017년까지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을 1만 개로 확대하여 7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그렇군요. 그럼 국가직 무능력표준은 무엇이죠?
박영범_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함으로써 교육훈련과 자격의 현장성 강화 및 효율적인 기업 인적자원개발을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국가직무능력 표준은 대분류(24개), 중분류(77개), 세분류(857개) 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797개 세분류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NCS에 입각한 100개 공공 기관에 대해서는 채용시스템 도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우리 공단도 NCS를 활용해 신입직원을 채용 했고, 앞으로 활용 범위를 더욱 확대하여 국가직무 능력표준 수행기관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 입니다. 장기적으로 국가기준능력표준에 기준한 국가자격역량체계를 갖춰 학벌을 대신하는 것으로 지향합니다.
이영애_ 아, 네 굉장히 중요하네요. 부의장님께서 공단에서 1일체험을 하셨는데, 어떠셨는지 궁금합 니다.
정갑윤_ 고객지원센터 1일 상담원 체험을 하면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기업인 한일엔지니어링의 한직원과 상담을 진행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습니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중소기업을 직접 운영해본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작은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압니 다. 무슨 말을 하는지 금새 알아차립니다. 현장을 보면 가슴 아픈 일도 많은데, 앞으로도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능력중심사회의 초석이 될 일학습병행제가 현장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이영애_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중동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굉장히 강조하시더군요. 케이무브(K-Move) 사업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박영범_ 10여 년 동안 청년해외진출사업을 해왔는 데요. 케이무브사업은 케이무브센터를 통해 코트라를 지정해 케이무브 진출센터에서 해외취업의 알선을 위탁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해외취업을 하겠 다는 위탁기관을 모집해 그 사람들에게 어떤 목표를 정하고 지원합니다. 부의장님께서 훈련을 시킨다고 하셨는데, 그건 옛날 기능입니다. 저희는 훈련을 직접 시키기보다 훈련기관을 선별해 지원해줍니다. 케이무브사업의 경우에도 해외취업을 시키겠다는 기관이나 대학을 모집해 운영하고 30~40개의 대학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것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청년들의 중동 지역 해외진출을 강조하셨는데, 산업인력공단에서 케이무브사업을 통해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어떻게 돕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영범_ 케이무브사업에는 선일자리 발굴 후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취업과 연계하는 ‘케이무브 스쿨’ 등 다양한 사업과 이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케이무브센터를 미국 등 7개국에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호주 등 3개국에 추가 설치할 예정입니다. 해외취업도 국내 취업시장과 같이 인력의 미스매치(불균형)가 심각한데, 중동지역의 예를 살펴 보면, UAE 등 걸프협력회 6개국의 2014년 기준 구인인원은 671명, 구직인원은 1514명, 취업자는 70 명으로 구인 대비 취업자는 10.4%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인력의 미스매치 해소를 위하여 구직자와 구인자가 원하는 정보를 한곳에서 검색할 수 있는 ‘월드잡플러스’가 5월 개통 목표로 구축 중에 있습 니다. 월드잡플러스는 월드잡사이트에 외교부, 교육부를 통합하여 만든 사이트입니다.
이영애_ 얼마전 호주에 다녀오신 부의장님도 해외 일자리창출에 관심이 많으실텐데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갑윤_ 청년일자리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산업구조가 개편되면서 인력을 이용하던 산업구조가 자동화되고 생산시설이 늘어나면서 고용은 줄어들고 있어요. 과거에도 그랬지요. 저는 일찍부터 갈수록 일자리가 줄어드니 청년들이 한국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할게 아니라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때 몇 명이라도 성공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공할 것으로 봤거든요. 이제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대영제국도 전 세계에 자기네 식민지가 있듯이 한국도 세계 곳곳에 나가 있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안에서만 일자리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원도 없고 국내소비시장이 적으니까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길이 없습니다.
지난달 말에 중국 하얼빈에 갔는데, 하얼빈 시는 천만명이 좀 넘고 흑룡강 일대가 3800만명이나 됩니다. 가보니 가는 곳마다 북적북적 대더군요. 저는 일찍부터 사람이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주장했어요.
최근 우려되는 건 중국이 각종 시설투자를 많이 해서 제품을 생산한 후 내수시장은 물론 국제시장까지 전부 수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제품 하나를 생산한 후 전부 수출해야 하니 내수시장이 아주 얕습니다. 이런 한계점이 있지만 남북통일이 되면 7500만명이 되어 우리도 탄탄한 내수기반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통일을 갈망하는 사람이 많고요.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정부가 해외취업전략을 잘 잡고 현재의 어려움을 잘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고용인력 창출을 위해 협업을 잘 해보겠다는 의미에서 두 손을 꼭 잡아주시기 바랍니다(웃음).
(두손을 꼭 잡은 포즈를 취한 사진이 좌담회 맨 앞에 있다.)
이영애_ 우리나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두 분이 대한민국 일자리 창출과 어려운 분들을 잘챙길 수 있도록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또 울산 시민들에게도 이런 좋은 곳이 울산에 있다는 말씀을 듣겠습니다.
정갑윤_ 현재 울산 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공단의 본사가 울산지역에 온 것만으로도 정말 축복받은 일입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합니다. 결국 그 지역의 업종에 적절한 사람을 잘 활용하고 배치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 역할을 공단이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해나갈 것입니다.
울산 시민들이 아직 공단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홍보가 잘되어 공단을 잘 활용하면 울산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는데 큰 보템이 되리라 생각합니 다. 이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우선 지역사회에 힘을 함께 보태주시고, 그게 공단의 미래도 있지만 울산의 미래도 걸려 있다고 생각하고 많이 노력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저도 할 일이 있으면 전폭적으로 돕겠습니다.
박영범_ 네, 부의장님 말씀처럼 저희가 구조조정 인력 재배치 훈련에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가 전국기능경기대회 50주년입니다. 돌아가면서 하는데, 공교롭게도 올해는 본사가 위치한 울산에서 진행합니다. 10월에 하는데, 우연이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울산지사를 증축합니다. 올해 설계예산을 받아 설계에 들어가 있으며, 공단 바로 앞에 울산지사가 생깁니다. 사실 혁신도시에 많은 공공기관들이 왔지만 여러 불만이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 지사가 들어서면 국가 검정 자격 시험을 보는 외지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거죠. 유통 인구가 많아질 것입니다. 최신 설비로 들어설 것이기 때문에 울산 지역뿐만 아니라 경남권의 많은 국민들이 시험을 보기 위해 모이면 중구도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상권도 좀 더 발전될 겁니다. 울산지사의 증축이 내년 정도에 완료되면 좋으리라 생각합 니다.
이영애_ 오늘 두 분과 대담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울산을 통해 대한민국의 일자리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메카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있어서 인터뷰에 무게감이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