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제8차 개발과 젠더에 관한 아태개발협력포럼이 열렸다.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정부와 학계 등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취재|편집부
과거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던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은 2010년에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 회원으로 가입하며 선진 공여국 대열에 진입했다. 최근 개발도상국 및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의 발전경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의지 역시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열린 제8차 아태포럼은 이러한 한국의 경험과 성공사례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어 오던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에 대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특히 이 자리에 모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UN연설에서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약속1)에 대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한국의 경험에 근거해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필요성에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최근 개발협력 분야에서 양성평등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OECD 개발원조위원회의 공여국회원인 우리나라 역시 개발협력에서 양성평등과 여성의 역량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정책연구원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한국의 개발도상국 대상 개발협력사업에 성 인지적 관점을 통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정부가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구상이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초석이 다져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나경원 저출산·고령화대책 특별위원장,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 등이 참여해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포럼은 사니예 코랏(Saniye G lser Corat) 유네스코 파리본부 양성평등국장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사니예 코랏 양성평등국장은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 내에서 양성평등과 교육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새천년개발목표에서 양성평등 및 교육분야에서 달성한 성과와 남아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유네스코의 개발구상 및 정책대응과 유네스코의 미래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각 세션의 주제발표 후에는 관계 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해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09년부터 매년 개발협력에서의 성 주류화와 정부, 비정부기구(NGOs), 공여기관의 양성평등을 위한 새천년개발목표(MDGs)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과 젠더에 관한 아태개발협력포럼(이하 아태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Session1: 공여국의 이니셔티브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개발정책과장이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 구상 개요’를, 수전마크햄(Susan Markham) 미국국제개발협력처(USAID) 양성평등 선임조정관이 ‘소녀역량 강화를 위한 USAID의 노력’을, 장은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장이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관련 기초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개발정책과장은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은 소녀들의 교육, 건강, 직업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소녀들의 권리를 위해 총체적인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소녀들의 나은 삶을 위해 향후 5년 간(2016~2020년) 2억 달러를 투입하는 정부의 방침을 설명했다.
수잔 마크햄 선임조정관은 “USAID는 ‘2012 양성평등과 여성의 역량강화 정책’, ‘2015 소녀 역량강화를 위한 미국의 전략방향’의 일환으로 여성과 소녀들이 교육을 받고, 사회참여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미국정부는 소녀들 고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Let Girls Learn’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은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장은 “전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의 많은 소녀들이 교육과 의료서비스의 부족,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한국정부는 2016년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양질의 교육, 건강한 환경, 경제적인 자급자족에 초점을 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시작했으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정부의 싱크 탱크로서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Session2: 보건, 교육, 소녀에 대한 폭력
두 번째 세션에서는 샤일라자 페넬(Shailaja Fennell)캠브리지 대학교 개발학과 강사가 ‘아시아의 관점에서 본 교육부문의 민관협력과 양성평등’을, 김은미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원장이 ‘국제개발협력에서 소녀 건강과 교육의 중요성: 모자보건과 소녀들의 역량 강화’를, 멜리사 알바라도(Melissa Alvarado) UN Women 아태지역사무소 여성 폭력철폐사업 담당관이 ‘여아와 학교폭력’을 주제로 발표했다.
샤일라자 페넬 캠브리지 대학교 개발학과 강사는 “2015년까지 모든 국가의 유소년들이 성공적으로 학교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한 새천년개발목표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밝히며, 아시아 국가에서 양성 평등을 강화하기 위한 민관협력과 사회적 규범이 강조되고 남녀 교육에 차이를 보이는 아시아 국가에서 교육과 양성평등 분야의 지속가능 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의 경제적·재화적 접근이 적절한지 여부에 대해 점검했다.
김은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원장은 “개발도상국의 18세 이하 어린 소녀들이 임신과 출산의 위험에 놓여 있지만 이들은 공중보건사업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ODA 사업 등에서 종종 제외되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여 “소녀들의 건강과 교육은 건강한 사회와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멜리사 알라바도 담당관은 “여성 및 소녀대상 폭력은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인권유린 사례이며, 15~19세 여성들이 폭력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고 밝히며 “UN Women 아태지역사무소는 아태지역의 여성 및 소녀 대상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법적·제도적·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Session3: 협력국의 관점
세 번째 세션에서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의 여성정책 담당자들이 발표자로 나서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구상이 개도국에서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자로 나선케스 마르디(Keth Mardy) 캄보디아 여성부 법적보호 과장, 데스트리 한다야니(Destri Handayani) 인도네시아국가발전기획청 여성역량국장, 수안다르 아웅 표(Thuandar Aung Phyo) 미얀마 사회복지부 사회복지국 과장,반 안 응웬(Van Anh Nguyen) 베트남 젠더가족 및 청소년연구센터 소장은 각 나라에서 소녀와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문제점을 검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개발 계획과 한국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