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에 계룡산이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계룡산을 ‘이 나라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난 명산’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우리나라 200곳이 넘는 지자체 중 동물 이름이 들어간 곳은 계룡(鷄龍)시, 용산(龍山)시, 구미(龜尾)시 등 3곳 정도다. 그러나 계룡(鷄龍)시처럼 2개의 동물 이름이 같이 들어간 경우는 계룡시가 유일하다. 거북(龜)이나 닭(鷄)은 직접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용(龍)은 상상의 동물이다. 그런데 계룡(鷄龍), 닭(鷄)과 용(龍)이고 보면 어쩐지 격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그렇게 본다면 계룡(鷄龍)에서 닭(鷄)이 용(龍)의 곁에 있으니 보통 닭(鷄)이 아닐 것이다. 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가 금계(錦鷄)라고 한다. 중국의 고전 화가 류쿠이링(劉奎齡)은 오륜도(五倫圖)에서 금계는 봉황새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봉황새 또한 용처럼 상상의 동물이다.
봉황새는 수컷은 봉(鳳), 암컷은 황(凰)새다. 봉황새 정도는 돼야 계룡(鷄龍)이 되고 그 격이 맞는다. 실제로 계룡산에는 황적봉(660m)과 천황봉(668m)이 있고 계룡산 서쪽 5㎞ 지점에 새봉재산과 매봉재산이 있다. 계룡산에서 남서쪽 12㎞ 지점에는 봉황이 바라다보이는 봉망산이 있다.
이렇듯 계룡시는 옛 지명부터 최고를 상징으로 ‘계룡’이라는 이름만 보아도 심상치 않은 느낌이다. 계룡시에는 대한민국 공·해·육 3군 사령부 ‘계룡대’가 있다. 계룡대에서 ‘2022 계룡세계軍문화엑스포’가 10월 7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육군 군악대대를 비롯해 미국, 영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해외 군악대 공연과 합동 연주가 있었으며 비, 마마무, 이이콘 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초청 가수 공연과 멀티비디오 쇼가 있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평화의 수호자로 군의 가치를 공유하고 평화와 화합의 마음을 담아 세계가 하나 되는 평화의 하모니 ‘2022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에는 △세계 전쟁의 역사와 평화를 조명한 세계 평화관 △6·25전쟁과 통일 후 다가올 평화의 역사를 보여줄 한반도 희망관 △우리 군의 과거·현재·미래의 대한민국 국방관 △국군과 세계군의 의식주와 군 문화생활관 △계룡 세계평화 포럼 등 국제학술회의 개최를 통해 세계 군문화를 공유하고 세계 군문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다채로운 공연과 화려한 무대 등 볼거리가 풍성했으며, 60여 종의 군 무기 야외전시회 장비 기동훈련 모습도 실제 상황처럼 박진감 넘쳤다.
행사장에서 만난 최종진 씨(60세, 서울)는 “직접 와보니 옛날 군 장비와 현대의 군 장비는 현장에서 보지 않고 상상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실제 현장이 리얼하다는 뜻이다.
올해 계룡군문화엑스포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과 젊은 커플도 많이 보였으며, 행사 기간 중 관람객은 170만 명이 몰려들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계룡시청 관계자가 답했다.
2022 계룡시세계군문화엑스포를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든든한 마음이 들고 군이 국민과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나라든 군이 국민을 빼고 혼자 가는 나라는 국민이 불행하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계룡시와 국방 관계자 여러분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