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인터넷 뉴스 《tvU》 발행인_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_ 네, 반갑습니다.
이영애_ 위원장님을 오늘 이렇게 어렵게 만난 것 같습니다. 먼저 위원장님이 나오는 영상부터 한번 보시고 저희 매거진에 대해 좀 알아보시지요.
김사열_ 네, 좋습니다.
QR코드로 공개된 김사열 위원장 인터뷰 영상
이영애_ 위원장님 영상을 보시고 느낀 점이 궁금합니다.
김사열_ 아주 신선하네요. 제가 여러 번 인터뷰를 했었지만 QR코드 베이스로 이렇게 영상을 본 건 처음입니다. 좋은 경험이네요. 좀 놀랍네요.
이영애_ 평생 교육자로 지내다가 정부 요직 에 오르셨는데, 균형발전이 굉장히 중요한 데, 평소 어떤 가치로 일하시는지 이름으로 3행시를 말씀해주세요. 김!
김사열_ 김사열의 균형 발전에 대한 꿈은
이영애_ 사
김사열_ 사랑과
이영애_ 열
김사열_ 열정으로 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영애_ 와, 사랑과 열정이 정확하게 들어가네요. 부모님이 이날을 위해 처음부터 이름을 이렇게 지으신 것 같은데요, 지금 하시는 일에는 어떤 가치를 두고 있으신가요?
김사열_ 처음 위원장직을 맡을 때까지만 해도 제가 하는 일을 잘 몰랐습니다. 현재 교수로 재직하며 이 일을 겸무로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의 교육에 소홀해질까 봐 사실 위원장직을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졸업생들의 진로와 지역발전 이슈가 학생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위원장직을 맡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영애_ 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현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이전 정부와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김사열_ 제가 보기엔 일단 2가지인데요, 하나는 ‘지역 주도성’입니다. 전에는 중앙정부가 좋은 정책을 만들어 지역에 공유하는 시스템이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역의 내용을 지역민들이 잘 안다고 생각해 지역이 직접 만들고 제안해 보완하고 협의해 결국 실천되도록 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촛불로 탄생한 정부인 만큼 시민들이 생각한 바를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도록 합니다. 시민공동체가 국가균형발전 정책뿐 아니라 국가정책 전체 방향을 끌고 가게 한 거죠. 더불어 지역 간 경쟁 방식으로 한 지역에 선택,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게 사는 지역에 기회를 제공합니다. 포용성을 갖고 지역 간 격차와 지역 내 격차를 해소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이르게 하는 게 균형발전입니다.
이영애_ 특히 1월 29일을 국가균형발전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셨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김사열_ 작년 9월 국가균형발전의 날이 국회를 통과했어요. 올해부터 처음 시행된 법정국가기념일인데요, 2004년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 비전 선포식을 한 날이 1월 29일인데, 이날을 기려 다양한 국가균형발전정책이 확산돼 국가적 화두가 되도록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감해 국민의 날로 만든 것입니다.
이영애_ 코로나19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국민의 삶도 많이 바뀌었는데요, 균형발전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김사열_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지구적인 팬데믹으로 아주 중요한 국가적 위기가 왔죠. 기본적으로 문명화된다는 것은 도시화가 되는 거고, 사람들이 집중해 모이는 것입니다. 그럼 병이 생기고 팬데믹이 생깁니다. 이번 팬데믹으로 적절하게 모이되 분산시켜 과도한 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배웠죠. 그런데 실제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더 벌어졌어요. 더 큰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 위원회는 ‘지역균형뉴딜’ 사업을 통해 다양한 제안을 했습니다. 코로나19가 하나의 위기였지만 우리는 기회로 생각했죠. 처음 K-뉴딜 사업은 디지털·그린·휴먼 분야에 국한됐습니다. 그러나 저희의 요구로 대통령께서 시·도지사 연석회의 때 지역균형뉴딜을 받아들이고 공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국가사업이 돼 지금에 이르렀죠.

이영애_ 행정안전부도 지방소멸위기대응기금을 만들어 엄청난 투자를 한다고 선언했는데요, 위원회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김사열_ 행정안전부가 인구감소 지역 89군데를 발표하고 올해부터 지역소멸대응기금으로 매년 1조 원을 10년 동안 지원하는데요, 저희가 이 일에 관여했습니다. 전 세계의 인구가 다 감소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 인구는 감소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면 좋은데, 너무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합계출산율이 2.1이면 그나마 인구가 유지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평균 0.8이고 서울은 0.6에 불과합니다. 지역에서 자란 청년들이 수도권에 왔지만 경쟁이 너무 심화돼 인구가 증가되는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분위기 자체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이영애_ 삶이 너무 고달픈 거죠.
김사열_ 고달프죠. 동물의 경우에도 경쟁이 치열해지면 생존 본능이 종족 번식 본능을 앞서게 됩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당장의 불을 끄기 바쁘고, 자식을 낳아 다음 세대를 생각할 여유가 없는 거죠. 수도권의 인구 변화는 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문제는 지방은 더 어렵다는 점입니다. 현재 발표한 인구감소 위기 지역은 모두 농·산·어촌입니다. 아이들이 지역에서 자라고 계속 살면 좋은데, 수도권으로 다 올라갑니다. 그래서 현재 수도권도 어렵지만 지역은 더 큰 어려움에 빠진 진퇴양난입니다.
이영애_ 답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사열_ 그럼에도 우리가 여러 활동을 통해 국가에서 어떻게 하면 예산을 잘 투입해 이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위원장을 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김사열_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여러 정책을 조정하고 만들고 여러 기관에 협조하고 부처들과 협의하는 기관이에요. 그야말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통령 자문기관이죠. 권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힘 있게 실행되고 있지 않죠. 적절하게 다듬어진 정책은 각 부처로 이전되는데, 잘하는 부처도 있지만 그냥 영혼 없이 건성건성 하는 곳도 있어요. 그래서 이제 일본이나 프랑스처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정부실행기관이자 행정위원회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국회에도 법안이 현재 발의됐는데요, 국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우리 위원회가 훨씬 더 많은 책임을 갖고 권한도 행사한다면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살기 좋고, 지방은 지방대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충분히 배팅할 만한 정책이죠.

이영애_ 네, 꼭 배팅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중앙부처에 제안하거나 협조 구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김사열_ 문재인 정부도 국가균형발전정책을 5년간 실행하고 있는데요, 위원회는 큰 그림을 그리고 각 부처가 실행합니다. 그런 부처에 저희가 빚을 지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며, 저희도 필요하면 각 부처에 협조해 지역균형뉴딜, 초광역협력 정책을 지역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50개 시·군·구에 2~3개씩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주민 체감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영애_ 앞으로 큰 미션을 이룰 미래의 대통령에게도 한 말씀하시죠.
김사열_ 여러 정책이 있겠지만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일단 방점을 두시길 요청합니다. 특히 지방정부가 제안한 초광역협력사업이 있는데요, 서울과 수도권 1극 체제를 3극이나 5극 체제로 분산시키는 정책입니다. 메가시티나 행정통합으로 알려진 초광역협력을 잘 만들어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비수도권은 비수도권대로 전체 국민에게 실제 이득이 되도록 정책을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국민을 위한 사업이니만큼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꼭 하시고 싶은 것에 대한 말씀을 들으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사열_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언론에서는 10대 후반에는 좋은 교육 기회를 얻기 위해서, 20대 중반에는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라고 분석합니다. 결국 어려운 지역을 살리려면 이 2가지를 갖추면 됩니다. 여러 방법을 동원해 지역 대학을 일류대학으로 만들고,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공공기관을 많이 보낼 뿐 아니라 지역 기업이 잘 정착하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대한민국 어딜 가더라도 살 만한 세상을 만들면 그게 바로 바람직한 세상인 것입니다. 그런 날이 오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애_ 기대하겠습니다.
김사열_ 네, 감사합니다.
이영애_ 다시 한번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사열 위원장 약력
/ 코펜하겐대학교 대학원 분자생물학 박사
/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연구조교수
/ 경북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