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능력 없으신데 자리 유지하기 위해 밑에 애들 부려먹고 괴롭히는 모습 인상 깊게 잘 봤습니다.”
지난달 한국경제 기사 ‘괴롭힘당했던 부서 막내, 퇴사하면서 돌리고 간 편지’의 내 용이다. 네이버 뉴스 랭킹에도 오르며 화제가 된 이 기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느 누 구에게는 사이다 같은,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는 듣기 불편한 비단 보따리를 풀어놓고는 ‘쿨’ 하게 퇴사한 내용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공감의 댓글과 비판의 댓글이 모두 베스트 댓글 1·2 위를 다퉜고, 더 나아가 퇴사자에 대한 ‘공감파’와 ‘비판파’로 나뉘어 댓글 공방을 이어갔다.
‘공감파’는 역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위주로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우리는 저주받은 세대이다, 라떼라는 말은 집어쳐라”라고 했고, ‘비판파’는 “우리는 전쟁, IMF, 2008년 금융위기를 이겨낸 세대이다”, “면접 볼 때 웃는 얼굴로 최선을 다한다더니…”라며 젊은 세대 의 위선을 비판했다.
이런 세대 갈등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닌데, 사회학에서는 이미 ‘연령 계층화’라고 사회적 자원이 모든 연령대에 균등하게 배분되지 못하고 인구 크기가 큰 고령층에 더 많이 분배되는 현상을 이론화했다. 미국에서도 이 연령 계층화 현상이 두드러 지면서 Z세대가 노조에 가입하고 또 노조를 결성하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1997년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 난 Z세대 미국 청년들은 블랙 라이프 매터 (Black Lives Matter, 흑인인권운동), 코로 나19 대유행, 트럼프 대통령직을 거치며 성 년이 됐다. 그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공황을 기억 하고 있으며, 오늘날 그 시대 경제 불안의 메아리를 보고 경험했다.
코넬대학교 산업노동관계대학원 선임강사인 케이트 브론펜브레너는 “그들은 자기 세대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을 봐왔고 부모보다 형편이 더 나빠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고, “Z세대의 주위를 둘러보고 무엇을 하고 있 는지 보면 노동운동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갤럽의 지난 9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젊은 성인의 77%가 노조를 지지한다고 발표했고, 국제노동자연맹(ISU) 소속인 노동자연합(WOU) 의 리처드 민터 조직위원장은 300여 명의 새로운 조직원을 구성했다고 밝혔는데 대부분이 청년이라고 말했다. “27년 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가 주의 깊게 고찰해야 할 점은 이러한 미국 청년들의 움직임이 우리 나라에서도 똑같이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이다. Z세대는 스마트폰이 친숙하다. 전 세계 16~20세의 98%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Z 세대는 세계적으로 문화 동질감이 있고, 어떠한 움직임이 시작됐을 때 전 세계적으로 번질 확률이 전 세대보다 크다.
미국의 기업들은 이러한 현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조 치를 취한다고 한다. 물론 더 어려운 환경을 겪고 이겨냈던 기성세대로서 는 편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의 이러한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래를 더 오래 살아갈 세대는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들이다, 이러한 직장 내 세대 갈등과 더 나아가 사회에서 일어나는 세대 갈등을 완화시켜줄 정부의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