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방자치와 지방공무원의 역량 강화<2> - 전문가 좌담회


 

 

본지는 교수, 행정전문가와 함께 보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 구석구석 이슈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지방공무원의 역량강화를 논하기 위해 김영기 부산광역시 인재개발원장과 임해규 경기연구원장이 참석했다.

장소|《월간 지방자치》 사무실 대담|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황진아 기자 사진|오진희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지난 시간에 이어서 소극적이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공직문화에 대해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김순은(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_ 공무원들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틀림이 없죠. 70~80년대 우리나라가 한참 발전할 때만 해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것도 많지만 공직사회가 했던 노력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공직사회가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권위적이고 연공서열적인 시스템으로 인해 좋은 인재를 데려다 놓고 발전을 막고 있다는 것이나, 의전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김영기(부산광역시 인재개발원장)_ 제가 76년에 공직에 들어와서 이제 40년 정도 됐습니다. 기술 직렬로는 최초로 인재개발원장도 하고 건축정책관, 부단체장도 해보고 공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는데요. 제가 볼 때 공무원들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첫 번째는 정년 보장입니다. 잘못되면 내 자리가 없어진다는 절박감이 없고, 정책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상위하달식이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다가 내려오는 것만 받아서 일하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져 있습니다. 저는 다시 세월호 같은 사고가 터져도 똑같은 현상이 나올 거라고 봅니다. 또 결국 영역의 싸움인데요. 내가 가지고 있는 영역을 절대 남에게 주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조직과 조직 사이에 끼인 일들이 다반사로 생겨나거든요? 그런 것이 생겼을 때 내가 안하려고 하죠. 이게 내 업무라고 딱 정해진 게 없잖아요.

김형철(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_ 공무원들이 자기 스스로 선을 긋는 것도 문제입니다. 소위 말하는 ‘한직’으로 밀려난 사람에게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라인을 잘못탔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한직이라는 개념도 문제가 있지만 라인을 잘못 타서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또 민원인과의 관계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다거나 발 벗고 나서지도 않아요. 더 안타까운 것이 어떤 이야기를 하면 잘못한 게 없는데 왜이러느냐는 식의 태도를 취합니다. 잘못한 것이 없다는 말로 면피가 되는 조직은 문제가 있는 조직입니다. 내가 잘한 것이 뭐냐를 내세워야 하는데, 잘한 것보다 어떻게 하면 잘못한 것이 없도록 만들까만 생각하니 전부 전전긍긍하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임해규(경기연구원장)_ 저는 기초의원,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한 20년간을 공무원을 견제하고 감시하고 잔소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그렇겠지만 우리가 계속 발전하고 있을 때는 공무원들이 행정, 사회 등 모든 분야를 지도하는 엘리트였습니다. 특히 70년대, 80년대까지 새마을 과장했던 분들은 자부심도 강하세요. 그때는 정말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일선을 총 지도하는 그야말로 지도자들이잖아요. 그런데 사회가 전문화되고 변화하면서 공무원 못지않게 똑똑한 사람들도 많아지고 그만큼 국민적 요구도 다양해지면서 공무원 사회가 더 이상 과거의 지위나 처지에 안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영애_ 정부에서도 지금 말씀하시는 것들을 모르는 바는 아닌데, 공직에 변화와 혁신을 주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평가는 어떠신지요?

김영기_ 지금 전문성, 개방성, 다양성 이런 것을 추구하면서 공무원의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것이 공직사회의 혁신방향인 것 같은데요. 문제는 전문성과 개방성을 키우겠다고 조직에 필요한 외부전문가를 영입해도막상 활동하려고 보면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또 민간에 있을 때 인정받았던 능력이 공조직에 들어오는 순간 제도적인 틀에 갇혀 버립니다. 그러니까 제도 전체가 안 움직이는 이상 자기 혼자만의 목소리는 안 먹히는 거죠. 또 텃세 같은 배타적인 문화도 있고요. 그러니 외부에서 전문가가 들어와도 얼마 안 있어 나가고 자리가 바뀌죠.

이영애_ 알 만하면 자리가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임해규_ 공직의 개방성 같은 경우 말은 개방직이지만 개방직에 채용된 민간전문가는 10%에 불과하니 제도를 더 강화해서 일정비율은 꼭 민간에서 채용하도록 했는데요. 문제는 공무원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그대로 두고서 공무원 사회가 전반적으로 바뀔 수 있겠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방향은 맞으나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고, 조금 더 근본적인 논의나 제도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형철_ 지금 방향이 잘못되었습니다. 시험을 쳐서 가산점을 준다는 것은 잘못된 방향의 잘못된 수단입니다. 공무원들 승진할 때는 꼭 시험을 보는데, 결국 이것은 ‘책 속에 답이 있다’는 이야기에요. 우문현답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차라리 첨성대 현장 답사를 보내는 게 낫지, 국사시험을 보라고 하면 국사 교과서만 잘 팔릴 겁니다. 또 민간 전문가를 공무원 세계에 넣어놓으면 보나마나 낙동강 오리알 신세입니다. 저는 아예 부서 하나를 몽땅 민간 전문가로 채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공무원은 그 부서의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해서 자문하는 거죠. 역할을 바꾸는 겁니다. 민간 전문가들이 들어가서 혁신에 성공 못하면 무능한 사람을 잘못 초빙한 거죠. 유능한 사람은 혁신할 겁니다.

김순은_ 시험이 최선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면 시험을 없앨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시험대신 면접을 강화해 보니까 우리 사회는 로비가 너무 많아서 굉장히 힘들어요. 공직사회는 들어오거나 승진할 때 최소한의 시험을 봐서 통과해야 하잖아요. 그것이 공직사회가 지
켜온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장점은 살리는 게 필요할 것 같고요. 쉽지는 않겠지만 일본은 1박 2일 동안 술버릇, 인성 등을 보면서 그 사람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면접을 보는데 우리도 그렇게 가야지, 지금처럼 시험만 보는 제도는 지양되어야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영애_ 로비 말씀하시니까 요즘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로비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해요. 제가 아는 분도 청탁을 거절했다가 곤란해졌다며 하소연을 하시기에 잘하셨다고 위로해드렸는데, 인사청탁 때문에 정치를 못할 정도라고 합니다.

김영기_ 제가 부구청장으로 갔을 때 기술직이 부단체장을 하니까 조직 내부에서 구청장 뒤치다꺼리, 거수나 하고 가지않겠나 생각을 했는지 저울질을 하더라고요. 제가 총무과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과장에게 ‘인사가 만사라는데 과장님은 인사를 어떻게 하십니까?’ 했더니 우물쭈물하기에 제가 ‘동문, 동향, 취미생활, 술자리 이런 걸로 바뀌는 것 아닙니까? 직원들 MBTI 해봤습니까?’하고 물었어요. 그리고 당장 6급 이하 직원들 상대로 MBTI 검사를 하도록 했습니다. 직원이 잘하는 것을 알아서 적재적소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편을 나누고 끼리끼리 모이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또 평정을 할 때도 연필로 해오던 것을 마지막에 최종 결정권자가 개입하지 못하게 ‘중간에서 평정하는 당신이 볼펜으로 적어서 가져오십시오. 일 잘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되 거기에 말썽이 생기면 내가 당신 평정을 관리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인사를 할때도 과장에게 6급, 7급 직원 중 다른 곳에 보내기 싫은 사람, 다른 곳에서 데려오고 싶은 사람을 적어 내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 많은 직원들 중에 누가 잘하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데 그 목록이 들어오는 순간 저는 누가 일 잘하고 못하는지를 알게 되죠. 그렇게 하면 국장, 과장들도 영이 서요. 영이 안서면 조직은 죽어버립니다.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되는 게 아니라 책임을 주고 정말로 이 사람은 일을 잘해서 내가 데리고 있다가 평정도 챙겨준다 이런 식이 돼야죠.

 

이영애_ 선진국처럼 한 곳에서 전문가로 일하도록 하는 것도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그 자리에 1년도 있지 않는 등 문제점이 많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해규_ 공무원 내부의 여러 가지 부조리한 점은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지방자치 시행 이후 의원이라는 감시자도 생기다 보니 공무원들도 전보다 훨씬 바빠지고, 청렴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꾸 공무원을 개혁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날 공공서비스의 핵심이 공무원이고, 또 사회복지관처럼 공적인 부분을 민간에 위탁하면서 서비스의 질이 제대로 점검되고 있지 않다보니 시민들이 느낄 때 공공서비스 질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순환보직 때문에 마구잡이로 옮겨다니는 것도 공무원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또 예를 들어 소방공무원은 지금보다 훨씬 인원을 늘려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잖아요? 그러면 과감하게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부분은 위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진국의 추세도 대체로 그렇게 변하고 있는데요. 다만 국민의 안전에 관한 것은 위탁을 주면 안돼요. 이번에 메르스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고 있잖아요. 경찰이나 소방 같이 강화해야 할 부분은 강화하고 아닌 부분은 위탁하는 거죠. 예를 들어 주민센터를 민간에 위탁한 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있을까요? 발급 관련 업무들은 전산처리 되어있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장치도 얼마든지 있잖아요. 옛날보다 공무원의 지위와 역할도 바뀌고 사회도 변한 만큼 공무원의 범위를 새롭게 정의하고 공무원 내에서도 어떻게 하면 전문성을 확보해서 국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순은_ 말씀을 들으면서 2가지 정도 생각해봤는데요. 하나는 순환보직을 개선하려면 공직사회가 맑고 청렴하다는 게 전제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옛날보다는 나아졌다는데 동의하지만 아직도 저는 공직사회가 깨끗해졌다고 믿을 때는 아닌 것 같아요. 또 제가 일본에 오래 있으면서 매일 아침 7시에 소방서를 지나쳐서 학교에 가는데, 소방관들이 아침마다 완전군장을 하고
땀 흘리면서 훈련을 합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신뢰가 생기더라고요. 매일 끊임없이 자기 준비를 한다는 거잖아요. 이래서 공무원을 신뢰하는 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는 지금 공무원들이 고생을 해도 국민이 신뢰를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고, 현장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공무원에대한 대우도 없는 것 같아요. 국민과 공무원 사이에 작은 벽이 결국 역량있는 공직사회를 무능력하게 보이도록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영애_ 공무원들은 사실 가장 검증 받은 사람이기도 하잖아요. 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결국 우리 국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오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김형철_ 있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공무원들 임용 당시에는 최고 엘리트들입니다. 전공을 불문하고 똑똑한 학생들이 공무원되려고 준비하고, 직업선호도 1위 아닙니까? 그런데 보면 학생들도 대학에서 필수과목 듣는 학생들은 자발성이 뚝 떨어져 있거든요? 필수니까 듣는 거지 듣고 싶어서 듣는 거 아니잖아요. 공무원도 교육받으러 가면 자기가 원해서 교육받는 게 아니다 보니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 않습니다. 교육도 알찬 교육이 아니라 무슨 예비군 훈련을 시키듯이 하니까 교육받으러 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잖아요. 그 똑똑한 사람들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김영기_ 제가 인재개발원장으로 가니까 공무원 교육이 정말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도 구글 사무실처럼 해보자고 하니까 그게 뭔지 몰라요. 그래서 경기도에 있는 한화인 재경영원에 직원들과 함께 가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이런 것이다’하고 보여줬어요. 한화 같은 경우 엄청난 투자를 했거든요. 가보면 정말 편하게 쉴 수 있고 벽면에 전부 화이트보드를 설치해서 생각나면 바로 가서적을 수도 있어요. 제가 시장님께 가서도 설명드리고 승낙도 받았는데, 막상 예산부서에서 막혔습니다. 제가 몇번을 싸워도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또 얼마 전 호치민시에서 우리 부산시와 자매도시 20주년을 기념해서 인재개발원을 방문했는데 교육과정 대충 보여주고 보내라는 거예요. 이 사람들이 왜 인재개발원을 왔겠습니까? 작고 못 살았던 나라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성장을 이뤘는지를 보려고 온 거 아니겠어요? 그 자료를 아무도 안 만들려고 해서 결국 제가 만들어서 보고했습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하려고 하면 공무원 조직의 저항이 너무 심해서 못하겠더라고요.

김형철_ 그 말씀을 들으니 억장이 무너지는데, GE의 잭 웰치 회장은 크로톤빌에 경영연수원 만들어서 자기가 1년에 한 달씩 직접 가서 강의하고 신임 임원들을 교육시킵니다. 그러면서 역량강화를 해요. 제가 인재제일주의라고 이야기하는 기관을 방문해서 교육 예산이 얼마인지 물어보면 말로만 인재제일주의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교육훈련 예산이 우선순위 제일 밑에 있고 경기가 안 좋면 제일 먼저 교육 예산부터 없애는 조직은 인재제일주의라는 이야기를 꺼내지도 말아야 합니다.

김영기_ 처음에 공무원 시작할 때 그 다짐, 첫 출발을 머릿속에 각인을 시켜야 하는데 우리는 사람이 부족하다고 뽑아놓고 교육을 시키기도 전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일선에 보냅니다. 그래서 제가 인사부서에서 내년도에 몇 명이 필요한지 예측할 수 있으니 6개월 전에 필요한 인원을 먼저 교육을 시켜서 내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50대 넘은 사람도 9급공무원으로
들어오는데, 처음 들어와서 선언문을 읽으면서 우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 사람이 일선에 나가면 정말 열심히 일하는데 처음부터 잘못 된 거죠.

김형철_ 공무원 임용하면 무조건 6개월은 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20년 전에 하노이에 산업시찰을 갔는데 고등학교 막 졸업한 사람 외에는 절대로 안 뽑는다고 해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사회주의의 물을 먹은 직원은 자본주의 사고방식으로 전향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고합니다. 사회를 혁신하려면 기존 공무원의 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인사제도를 바꾸고 교육을제대로 시켜야 합니다.
임해규_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끌어오는 것도 좋지만 지금 일하는 분들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것이 교육의 핵심적인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하는 교육들을 보면 제가 가서 듣고 싶을 정도에요. 그런데 문제는 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이 적기도 하고 프로그램이 학습자 중심이 아닙니다. 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의 요구에 맞춰서 프
로그램도 짜고 강사도 초빙하는 식으로 여건을 형성하고 지원하면서 공무원 교육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전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영애_ 안전행정부 장관이셨던 강병규 민관소통위원회 이사님께서 30년 공무원 생활하다 나와 보니 공직사회에 불편한 것, 바뀌어야 할 것이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앞으로 더 나은 공직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 말씀 듣겠습니다.

김형철_ 대한민국은 주도적이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을 반드시 키워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명령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남의 명령만 듣고 살게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한 말입니다.
왜 나는 남의 명령만 듣고 살겠습니까? 당신 스스로 당신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꼭 명심하시면 좋겠습니다.

김순은_ 행정대학원 가면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제가 수업시간에 늘 이야기 하는데, 왜 공무원을 영어로 ‘Civil servant’라고 하는 줄 아십니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물론 봉급도 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봉사자라는 것을 잊어버리면 보람도 없고 많이 힘들어요. 진급도 어렵고 권위적인 곳에 갇히게 될 텐데 본인이 공복이라는 마음과 긍지를
가지고, 자기 인생을 위해서 자기계발도 해야 사는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임해규_ 공무원은 공공의 사명과 국가를 안전하게 지키고 국민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살펴야 합니다. 그것이 공무원의 사명이고 존재 이유인데요. 그동안 이를 잘 수행해 왔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겠지만 최근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줬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점을 우리 공무원분들이 반성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 같고, 그런 관점에서 지금의 시스템을 점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김영기_ 지금 현 정부가 창조경제 부르짖고 있는데, 우리 공조직 관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이상 창조경제는 요원합니다. 아무리 새로운 세계에서 정말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허가받을 수가 없어요.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져오면 규정에 있어요? 법에 근거 있습니까? 전례가 있습니까?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새로 만드는데 무슨 전례가 있어요. 또 그래놓고 세무 감사까지 들어갑니다. 그래서 되겠습니까? 좋은 것이 있다면 공조직에서 법으로 어떻게 만들어서 도와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영애_ 매달 좌담회를 진행하면서 저는 이 자리가 참 소중하거든요. 여러분의 좋은 말씀들을 공무원들이 가슴으로 읽고 실천한다면 대한민국이 최고의 나라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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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이탈리아, 농촌 및 도심 내 버려진 건물 재활용 프로젝트

2024년, 이탈리아는 농촌 지역과 도심 내 버려진 건물을 재활용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사용되지 않고 오래 방치된 건물들을 개조하여 주택, 공공 시설, 혹은 창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로, 도시 재생과 농촌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정책은 이탈리아 전역의 지방과 도심의 쇠퇴를 방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도 지방 인구 감소와 도심 쇠퇴 문제를 오랫동안 겪어온 국가 중 하나이다. 특히, 남부 이탈리아와 같은 지방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로 인해 많은 건물이 방치되거나 버려진 상태로 남아 있으며, 이는 지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2020년대 들어 지방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었는데 특히 남부 지역은 2023년 기준, 1년에 5만 명 이상이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60개 이상의 마을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몰리세(Molise) 지역은 지난 20년 동안 인구의 약 40%가 줄어들었고, 그 결과 수많은 주택과 상업 시설이 버려졌다. 이탈리아 대도시에서는 상업적 중심지였던 구역들이 상업 시설 이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