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회복지와 지방재정, 이대로 가야하나" - 전문가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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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교수, 행정전문가와 함께 보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 구석구석 이슈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우리사회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복지와 지방재정’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서울특별시의 이성 구로구청장과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참석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장소|《월간 지방자치》 사무실 대담|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황진아 기자 사진|양태석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사회복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지만 열악한 지방재정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지방재정,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성(서울특별시 구로구청장)_ 정말 어렵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지방재정이 방만하고, 더 긴축하고 절약하면 해결방안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서울시 25개 구청 모두가 금년에 기초연금을 일부 편성하지 못했어요. 작년에도 복지비편성을 못해서 서울시가 지방채를 내서 복지비를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2010년 처음 취임할 때 2900억원이었던 구로구청 예산이 지금은 4200억원입니다. 5년 만에 예산이 1300억원 늘었어요. 복지비의 지출비율도 30%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전체 예산의 58%로, 4200억원에서 거의 2200억원 가량이 지출되고 있어요. 공무원 인건비, 기관유지비, 일반 행정비 다 충당하고 나면 예산의 90%가 넘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특수경비가 또 있어요. 교육은 안 할 수 없거든요? 교육비도 충당하고 나면 정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도대체 어디서 더 긴축을 해야 합니까?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있어야지 긴축 가지고 해결할 수 없습니다.
김영배(서울특별시 성북구청장)_ 지난 4~5년 안에 지방재정이 급격히 열악해진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단계적으로는 2010년도 무상급식 논쟁 이후 복지 수요는 폭증을 하고, 지방선거 이후 보편복지가 우리나라 정치역사상 처음으로 정책 어젠다가 됐어요. 심지어는 당시 여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께서 사회복지기본법을 발의하고 무상보육이나 무상교육과 같은 복지 어젠다를 선정하면서 집권하게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복지가 시대적 대세이자 정신이 됐어요. 문제는 그것을 실천함에 있어서 집행하는 과정은 예전의 법과 틀의 재정배분구조를 고집하니 잘 맞을 리가 없죠. 우리 성북구만 해도 인구가
만명인데, 처음 취임할 때는 5만5000명 정도였던 어르신 인구가 지금은 6만3000명이 넘어요. 서울시 평균보다 높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공약사항인 기초연금이 최대 20만원까지 늘어났잖아요. 성북구는 어르신의 약 50%가 수혜대상입니다. 대충 3만명이라고 해도 구청의 매칭 비용이 1년에 72억원이 더 늘어났습니다. 본질적인 시대정신은 본인들이 세팅하고, 그것을 통해서 당선이 됐는데 낡은 세재와 행정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지방에 떠넘기려고 했던 게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또 한 가지 지금은 보편적 복지시대잖아요. 그런데 현재 재정과 업무구조, 권한의 배분은 토건시대의 그것으로 그대로예요. 보편적 복지시대와 토건시대의 가장 다른 점은 토건시대는 모든 행정 업무의 산출기초가 부동산 가격과 개발이익을 중심으로 편재가 되어있는 반면, 보편적 복지시대가 되면 행정 수요 자체가 사람의 숫자를 기초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형발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본질적으로 달라지고 축이 옮겨와야 되는 구조인 거죠. 도시에서는 삶의 피폐함이 시골보다 훨씬 더 심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새롭게 발생될 행정수요 또는 국가가 긴급하게 대응해야 할 수요가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외면하는 낡은 국가운영과 행정의 기준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점이 상당히 우려가 돼요. 단순히 돈이 없고 권한이 없으니 달라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구조 자체가 구식인거죠. 근본적 재편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김순은(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_ 처음의 지방정부와 지방자치 서비스는 다 재산과 관련이 있었거든요. 가로등 설치나 길을 만든다던지, 상수도를 설치한다던지…. 그래서 재산세가 곧 지방세였는데, 60년대 이후 선진국들을 보면 모두 사람 중심으로 옮겨갔습니다. 구청장님께서도 그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신 것 같아요. 이론적으로 보면 제일 큰 문제점은 나라가 저성장 늪에 빠졌는데 그걸 고려하지 않고 복지를 늘렸다는 겁니다. 세입은 국가나 지방이나 잘 늘지 않는데, 지출만 늘려진 거잖아요. 그러면서 상당한 부분은 중앙정부가 공약을 해놓고 집행은 지방에 맡기면서 재정부담까지 떠넘긴 거죠. 무상보육, 기초연금, 무상급식,누리과정 이 4가지가 지방정부 재정을 급격하게 약화시킨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고요. 또 사실은 복지가 중앙이 하느냐 지방이 하느냐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사실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 선거에 출마하신 많은 분들이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지방재정이 더 어려워지는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성_ 사실 복지지출의 문제가 즉흥적이라는 것이거든요. 대통령께서도 당선되면 무상보육을 하겠다고 공약하고 당선된 첫해 바로 무상보육을 실시했잖아요. 지금까지 복지가 늘어나면서 국가의 로드맵이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다 즉흥적으로 시작됐단 말이에요.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서 재정은 얼마나 필요한가를 한 번도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복지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물론 옳은 방향입니다. 그러나 국가의 로드맵이나 국가의 정책이라기보다 전적으로 정치적인 논리에서 시작됐고 지금도 그렇게 가고 있어요.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인데, 우리나라 복지 분야 중에 제일 시급한 게 장애인 문제일 거예요. 복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설계했다면 무상보육보다 장애인 문제가 훨씬 시급한데도 장애인 예산은 복지예산의 1%도 안 됩니다. 근원적으로 재정에 대한 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재정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정부도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했다면 늘어난 복지에 대한 각오를 해야 하는데,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했으면 항구를 짓든 공항을 짓든 KTX 노선을 추가로 신설하는 것이든 다른 어떤 것을 늦추겠다는 각오를 했어야죠. 다른 것은 수정하지 않고 복지는 이대로 하겠다는 것은 결국 그에 대한 부담을 지방으로 넘기겠다는 것이거든요. 사실은 우리나라의 복지 확대가 지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말로 토건시대를 종언하겠다면 이제는 과거의 지출구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김형철(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_ 복지재정이 열악해지는 원인 중에 하나가 복지 수요의 증가와 무상복지의 폭증인데, 여기에 중복 수급은 없는가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부처와 부처 간에도 중복되는 것이 많이 있어요.
김형철_ 그러니까요. 그래서 리더가 해야 될 일이 무슨 일이냐면, 리더는 원래 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일을 나누어 주는 사람입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고 책임을 나누어 주는 사람입니다. 부처와 부처 간에도 부처의 이기주의에 의해 어떨 때는 서로 자기 일이라고 하고 어떨 때는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하잖아요. 이럴 때 단체장들이 개입해서 중복 수급이나 소외된 지역을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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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사실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이성_ 얼마 전 정부가 중복 수급자를 가려내서 복지재정 누수를 막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사실 현장에서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 복지에서 제일 큰 현안은 사각지대거든요. 사각지대의 90% 이상은 자식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수급자 지정이 안 되는 분들이에요. 지금 정부 대책은 자식이 있는데도 없다고 속여서 받는 사람들 찾아내서 없애겠다고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게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사람이 더 늘어나고 공무원들은 점점 더 몸을 사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또 정책이 인기가 있으면 모든 부처가 다 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중복되는 부분이 당연히 생기거든요? 꼭 복지 분야가 아니라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정부가 보기에는 전통시장이 여러 부처에서 중복지원 받는다고 여길지 몰라도 하나의 시장은 한 부처의 지원만 받습니다. 복지도 그런 면이 있어요. 신문에 나는 인기 있는 사업은 좀 더 많은 부처가 달려들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안하려고 하죠.

김영배_ 복지수요가 폭증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시대적 대세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원래 정치라는 것이 국민들이 요구하고 표가 되는 것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문제는 어떻게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냐는 거죠. 그러려면 세입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해야 합니다. 국가와 지방정부 간에 공공분야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정리해서 어떻게 분담을 할 것인가에 대한 원칙을 정할 때가 된 거죠. 애초에 복지에 지방비를 매칭하게 된 것은 참여정부 때인데, 그 아이디어의 핵심은 분권교부세를 주면서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시스템으로 바뀌지 않고 돈만 지원해서는 복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겁니다. 이제는 매칭의 구조도 근본적 재검토가 될 필요한 수준까지 왔습니다. 처음 분권교부세가 생길 당시에는 보육, 어르신 돌봄처럼 돈을 주고 케어하는 서비스가 크게 구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이제 막 시작되던 단계였지만 지금은 무상보육, 기초연금, 토탈케어 서비스까지 거의 모든 것을 하고 있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현금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에서 자산조사를 한다거나 사통망을 통해서 중앙정부가 맡는 게 옳다고 보고요. 사람이 사람을 케어하는 서비스, 예를 들어 교육, 보육, 어르신 돌봄, 보건의료는 지방에서 맡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세출 문제는 그렇게 해결을 하고 거기에 맞게 세입구조도 재검토할 때가 됐어요. 사실 저는 늘어난 복지의 수요만큼 증세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우리나라는 조세감면이나 영세율이 너무 많아요. 연봉 1000만원이라도 받는다면 단 1만원이어도 세금을 내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물로 소득 구간에 따라서 누진적으로 해야 되겠지만 그런 것을 전제로하더라도 가능하다면 많은 사람이 세금을 내는 구조로 형평성 있게 하면서 동시에 복지수요에 대응하는 논의를 국민적으로 해야 합니다. 저는 이제는 국민들도 성숙했다고 보는데, 여론조사를 해보면 70% 이상의 시민들은 본인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 확실한 분야에 대해서는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고 해요.

김순은_ 대부분 동의하는데, 한두 군데 생각이 다른 게 있어요. 우선 사회복지에 관한 전체적인 계획과 정책을 만드는 것은 중앙정부가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가능하면 재원도 맡는 게 좋은데, 복지전달체계 주체는 지방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 주민에 가장 가까운 것이 읍·면·동이잖아요. 그러면 최소한 읍·면·동장은 자기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확실히 알거란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달체계는 현장에서 지역 주민에 가까운 분들이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저는 늘 입주자대표회를 잘 활용하라는 말씀 드리는데요. 정말 우수한 주민자치조직이잖아요. 자기들끼리 관리비 내서 단지 내에 일어나는 일들을 다 관리하지 않습니까? 그런 개념을 읍·면·동에 도입하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아요. 또 요즘 책임읍면동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저는, 책임읍면동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게될 거라고 봅니다. 고령인구가 75세가 넘으면 인지증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집에서는 제대로 간병하기 어렵거든요. 결국은공동체의 과제가 될 겁니다. 두 구청장님께서도 읍·면·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시면참 좋을 것 같아요.
김형철_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게, 중앙정부는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 건강보험과 같은 보편복지를 하고, 노인이나 청소년 같이 그 지역에 특화된 복지는 지방정부에서 하는 것으로 구분을 지어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이성_ 대체적으로 동에 복지기능을 넘기는 방향으로 정책이 옮겨가고 있어요. 저희도 매년 동에서 약 150명 정도의 지원대상자가 신규 발굴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동사무소에서 매주 적게는 한번 많은 곳은 두번 이상 통합사례관리회의를 진행합니다. 회의할 때 동사무소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각 동에 배치된 방문 간호사, 사회복지사, 각종 봉사단체, 통·반장이 모여서 ‘새로 발굴된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수급자 지정이 안 된다면 후원자는 누구를 붙여줄 수 있느
냐?’, ‘아이에게 학습지도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 이렇게 여러 가지가 논의됩니다. 지금 서울시가 동사무소를 복지동으로 바꾸라고 여러 가지 지침이 나오는데, 저희는 거의 대부분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었어요.
김영배_ 전달 체계라는 것은 중앙에서 저 끝까지 내려보내는 시스템 인데, 지금은 거의 수직적 구조로 내려오기만 합니다. 요즘 가장 지향해야 하는 복지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물질적 혜택보다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나 같은 사람도 이 사회에서 돌아보는 사람이 있구나’, ‘나도 살만한 가치는 있는가보다’하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죠. 1만원, 2만원 더 드린다고 자살 할분이 안 하고, 5만원 더 드리면 효자고 1만원 주면 나쁜 놈이고….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 큰 틀에서의 ‘세입·세출’과 공동체 안에서 수혜자가 시민으로서의 자존감이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전달체계’가 중요한 양 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마을복지’라고 해서 사람이 살아가는 최소한의 생활단위인 읍·면·동에서 스스로 공동체의 복지수요나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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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이제는 국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을 먼저 제안하고, 공직자들은 한발 뒤에서 따라오는 나라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해서 행자부에서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이 자리에서 복지에 대한 정책제안이나 개혁해야 할 규제가 있다면 말씀 해주세요.

이성_ 복지는 시작할 때부터 정책이 아닌 정치로 시작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너무 급해요. 부담능력이나 지속가능성, 우선순위 등을 설계하고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서울시에서 복지 범위가 굉장히 넓어지니까 동별로 사회복지사를 2명, 방문간호사를 2~3명씩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7명 정도의 공무원을 더 충원해주겠다고 하거든요? 한 개 동당 공무원을 7명 더 늘려주면 당장은 서울시가 서울시예산으로 봉급을 준다고 해도 그게 언제까지 지속 가능하겠냐는 거죠. 차라리 사회복지 공무원을 더 충원하는 것 보다 지역 상황에 맞게 각 구청별로 의견을 듣고 일정부분 맡겨 줬으면 좋겠어요. 지금 서울시가 하고자 하는 일을 저희는 이미 3년 전부터 대부분 해왔는데, 거의 90% 이상 동일한 시스템을 하면서 왜 7명의 공무원이 더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저희는 방문 간호사, 집수리 봉사단, 등 방문형 서비스는 다 동사무소에 배치했고, 또 공무원 말고 신문배달, 가스 검침, 수도 검침, 요구르트 아줌마 등 민간 방문서비스들이 많거든요? 저희는 민간방문서비스 하시는 1500분에게 임명장을 줘서 방문한 가정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렇게 이분들을 활용할 수도 있고,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복지 설계를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언제나 지침을 일방적으로 내려 보내고 반드시 따르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김영배_ 저희들이 이번에 마을복지센터 준비하면서 따져보니까 기초노령연금, 무상보육 등 공공분야의 케어시스템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 약 20%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공공복지의 적용을 받는 범위가 국가와 지방정부 합쳐서 20% 정도인 것 같아요.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국가가 모든 사람이 다 복지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공공복지의적용 범위가 한 40% 정도만 되어도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치권에 내놓은 목표나 복지 공약 수준, 국민들 요구 등을 생각해 볼 때 공급도 늘리면서 동시에 전달체계도 개선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당장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민간자원을 최대한 동원하고, 공동체를 강화시켜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구조를 만들어야죠.
김순은_ 당분간 저성장이 계속 되는 한 지방의 재정적 지원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은 중앙정부도 사실은 없는 것 같아요. 또 권한을 지방에 줘야 합니다. 지금처럼 복지를 무 썰 듯이 잘라서 내리지 말고 깍두기처럼 뭉텅뭉텅 예산을 짜서 주고, 그 지자체의 특성과 형태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영애_ 저도 제안하나 하고 싶은데요. 얼마 전에 종로 쪽방촌에 다녀왔는데, 쪽방촌을 구입해서 임대료로 20만원씩 받아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거예요. 구유지를 활용해서 쪽방촌 사람들 대상으로 저렴하게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도 있었거든요.
김영배_ 전적으로 찬성입니다. 유승민 대표가 지난번에 원내대표 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시면서 사회적 경제에 대해서 강조를 하셨는데, 본인이 대표발의 한 사회적 경제 기본법을 보면 공유지를 공익사업에 활용할 경우에 아주 낮은 가격이나 영구히 임대하는 제도가 있어요. 예를 들어 동사무소를 임대해서 어떤 사업을 하는데, 수익금을 사회복지에 활용하겠다고 하면 동사무소를 공짜로 30년이든 40년이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시유지나 국유지를 공익법인,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 같은 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지방자치 활성화 차원에서도 굉장히 필요해요. 서울에 있는 자치구는 인구가 많기 때문에 점차 고령화되고, 따라서 복지수요는 많은 반면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어서 세금을 낼 수 있는 사람도 줄어들 겁니다. 그런데 이 추세가 아주 빠르게, 장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거든요. 따라서 지금은 사회복지와 지방재정 분야에 있어서 재정적 대응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전달체계에 대한 본질적 전환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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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긴 시간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에 대한 제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순은_ 복지수준만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부끄럽죠.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경제상황도 나빠지고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13% 진행되는데 일본은 25년, 우리는 17년 걸렸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일본은 GNP를 19배 키운 반면 우리는 3배밖에 못 키웠어요. 여러 가지 여건이나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그러면 이제는 이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복지에 대한 기본 인식은 중앙이나 지방이나 비슷하니까 책임을 잘 나누자는 거죠. 전달체계는 현장을 잘 아는 지방이 아주 잘하겠지만 세금을 걷는 것은 중앙이 더 수월하잖아요. 지방에서 책임지고 할 수 있게 책임과 권한을 좀 나눠주는 합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이성_ 더 이상 복지가 복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복지 때문에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하고,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문제까지 같이 연결이 되는 상황이잖아요. 아무리 우리 단체장들 보고 복지를 잘하라고 해도 날이 가면 갈수록 복지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에서는 참어려워요. 근원적으로는 지방세 구조를 정상화 시켜줘야 할 것 같고, 2:8, 3:7 이런 비율의 문제보다도 소득세 없는 지방자치는 공허한 이야기입니다. 전 세계에 소득세 없는 지방자치를 하라는 나라는 우리나라 딱 하나인 것 같아요. 우리 지방자치 제도가 일본의 법 제도를 그대로 따와서 시작한 건데, 일본의 동경 같은 경우에는 자기 전체 세입의 60%가 소득세입니다. 소득세 없는 지방자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국은 도시문제가 될 겁니다.

김영배_ 우리나라는 보면 뭐든지 똑같이, 전국적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다른 나라를 보면 자기 지역 안에서는 제도나 세금의 구조, 지방정부 형태조차도 자기가 선택을 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가 복지수준의 필요성이나 우선순위가 상당히 다르니까 단체장이 자기 지역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주민들과 함께 결정해서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예를 들면 국민 생활최저선은 법으로 정하되, 서울에서는 서울시민최저선은 서울시민들이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김형철_ 우리나라에서 잘하고 있는 복지 중 하나가 바로 건강보험이죠. 오죽하면 교포들도 일부러 외국에서 찾아오겠어요? 반면에 잘못하는 복지도 있습니다. 임대주택에 사는 기초수급자가 일정 수준 이상 소득이 발생하면 임대주택에 더 이상 거주할 수 없어요. 그러다보니 자발적 실업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섬세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영배_ 부국강병이 가치였던 시대에는 개인의 행복보다는 나라가 부강해지면 된다고 해서 개인의 희생이 있어도 나라가 잘 되는 쪽으로 기준을 잡았어요. 그러나 요즘처럼 복지가 강조되는 이유는 이제 그런 시대를 지나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으니 이왕이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세계화보다 마을과 내가 살아가는생활 주변, 내 공동체가 훨씬 더 중요해지는 시기에요. 시민들도 큰 박물관 미술관이나 보다 내 집 앞에 작은 도서관, 실개천을 더 선호합니다. 결국은 사회복지나 국가재정의 목적도 시민들이 자기 삶에서 만족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복지나 재정을 나누는 기준을 마을단위로 바꾸고 마을에서 자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문제를 주민들이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을 공동체가 강화되어 궁극적으로는 시민생활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을에서 복지서비스를 잘 제공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서비스 체계를 개선하는 쪽으로
사회복지와 재정문제가 논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성_ 어찌 됐든 복지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 방향이나 물결을 거스를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지금 시대의 대세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요나 국가재정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제라도 계획을 잘 세우면 좋겠어요. 계획하지 않고 복지만 늘리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문제가 생기잖아요. 제대로 된 계획이나 로드맵,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지금 하고 있는 것들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겁니다. 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을 중단한 것처럼 무상보육도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도저히 감당 못 하겠다’고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하는 일들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계획하고 유지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기 바랍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재정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겁니다.

이영애_ 너무 바쁘고 내 삶이 힘들다는 이유로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이 더더욱 없는 것 같습니다. 관심이 결국은 자기 삶으로 바뀌듯 민관이 서로 잘 소통해서 우리 국민이 행복할 복지 재정 좋은 나라가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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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마을공동체 활성화 위한 ‘마을대학’ 운영 나서

태안군이 마을을 이끌어 갈 마을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을대학’ 운영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군은 10월 28일부터 11월 25일까지 매주 한 차례씩 총 5회에 걸쳐 소원면 ‘소근만커뮤니티센터’에서 군민 40여 명을 대상으로 ‘2024년 태안군 마을대학’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마을대학은 마을공동체를 이해하고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마을을 이끌어갈 마을리더를 발굴·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군은 전문강사를 초청해 △마을공동체의 이해 △마을리더의 역할 △우수마을 사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된 타 지자체를 찾아 우수사례를 배우고 참여자 전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등 마을 발전이라는 실질적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이번 교육을 통해 마을공동체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들의 소양을 높이고 주민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마을을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교육 수료자 거주 마을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참여율 제고에도 나설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각종 문제 해결에 동참할

이탈리아, 농촌 및 도심 내 버려진 건물 재활용 프로젝트

2024년, 이탈리아는 농촌 지역과 도심 내 버려진 건물을 재활용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사용되지 않고 오래 방치된 건물들을 개조하여 주택, 공공 시설, 혹은 창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로, 도시 재생과 농촌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정책은 이탈리아 전역의 지방과 도심의 쇠퇴를 방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도 지방 인구 감소와 도심 쇠퇴 문제를 오랫동안 겪어온 국가 중 하나이다. 특히, 남부 이탈리아와 같은 지방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로 인해 많은 건물이 방치되거나 버려진 상태로 남아 있으며, 이는 지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2020년대 들어 지방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었는데 특히 남부 지역은 2023년 기준, 1년에 5만 명 이상이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60개 이상의 마을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몰리세(Molise) 지역은 지난 20년 동안 인구의 약 40%가 줄어들었고, 그 결과 수많은 주택과 상업 시설이 버려졌다. 이탈리아 대도시에서는 상업적 중심지였던 구역들이 상업 시설 이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