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어떻게 할 것인가?" - 지방자치 이슈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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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의 난제와 각종 현안들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지방자치 이슈토크. 다섯 번째 시간은 ‘사회복지’라는 큰 주제로 진행됐다. 우리 사회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복지’는 꼭 필요하고 해야만 하지만 그 방법과 폭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있어 왔다. 현재 우리 사회복지의 문제점과 현황, 이를 위한 해결방안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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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_ 사회복지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복지에 대한 요구가 대단한데요. 사회복지공무원으로서 여러분이 느끼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엄의식(서울특별시 복지건강실 복지정책과장)_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최근 몇 년 사이 복지업무가 많이 늘어났어요. 많은 사업들을 주민센터에서 처리하게 되면서 업무가 집중되다 보니 직접 수혜자를 찾아가서 지원하고 상담하고 관리하는 것이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업무임에도 사무실에서 일처리 하는 것밖에 못하고 있죠.
정종미(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사회복지과 통합조사팀장)_ 복지뿐 아니라 각종 부처의 수요조사가 동으로 내려오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리를 뜰 수가 없어요. 인력이 보충되고 있다지만 복지업무가 너무 늘어나고 한 직원에게 편중되다 보니 복지업무 맡으면 휴직하거나 병가를 내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그 공백은 다른 복지 담당들이 맡아야 하죠.

박애경(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복지정책과 복지자원팀 주무관)_서대문구에서는 업무가 몰리지 않도록 일반 민원은 무인발급기라든지 가능한 제원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요. 그런 노력들이 복지업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힘이 되는데, 복지담당으로서 본인이 할 일을 못한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있고 다른 행정업무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어려움도 있죠.

전병관(충청남도 아산시 온양3동장)_ 사회복지 담당직원은 거의 신규직원이 많이 옵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를 빨리 습득하기도 힘들고 같이 복지업무 담당하는 사람들 간에 소통이나 업무공유가 안 되기도 해요. 아무리 인력이 확충된다고 해도 그런 부분에서 힘들죠.
임문진(인천광역시 남동구 사업2팀장)_ 복지처럼 자고 나면 정책이 새로 나오고 바뀌는 분야가 없어요. 매번 업무 숙지가 되기도 전에 새로운 업무를 숙지해야 하죠. 또 정책이 계속 바뀌다 보니 오늘 수급자가 내일은 아닌 경우도 있거든요. 생존권으로 따지는 분들이라 신사적이지도 않고 마찰이 심해요. 현장에서 이런 부분이 제일 어려워요. 

 

김태영_ 요즘 ‘보편복지와 선별복지 중 어떤 것이 더 우선인가?’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엄의식_ 이제는 취약계층만이 복지의 대상자는 아니라고 봅니다. 최근 무상급식이나 보육, 기초연금 확대, 이런 것들이 확대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미 선별복지만이 복지라는 때는 지나갔다고 보는 거죠. 보편적 복지가 시작됐고 앞으로 그렇게 가야 전체적으로 안전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종미_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복지는 다 차이가 있고 욕구도 다르기 때문에 보편과 선별이 병행한다고 봐요.
박애경_ 사실 이런 논의가 무의미한 것이 복지에 선별이 아닌 게 있을까요? 수혜를 받는 그 사람이 안고 있는 문제에 따라서 이야기돼야 하는 것이지 정책의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병관_ 기초생활수급자처럼 선별적으로 진행할 것이 있고, 4대 보험처럼 보편적으로 가야 하는 것도 있죠. 2가지가 적절한 조화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지 논쟁거리는 아닌 것 같아요.
임문진_ 저는 선별보다는 잔여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소득과 자산을 보고 선별해서 복지를 하면 잔여주의로 보는 거고 보편주의라고 해도 무조건 일률적 으로 주는 것은 없다고 봐요. 연령이나 아동이 몇 명인가 등 어떤 복지든 어느 정도의 기준이 가미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영_ 무상급식 무상보육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엄의식_ 사실 ‘무상’보다는 ‘공공’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공짜가 아니라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아이들 점심을 주는 거니까요. 아동은 미래의 자원이기 때문에 소득과 관계없이 세금으로 돌봐야 합니다. 공공급식과 공공보육이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종미_ 점차적으로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인 것 같아요. 공공보육도 저출산국가로서 중요한 부분인데, 그전에 선행돼야 할 것이 조사관리 시스템을 조금 더 보완한 후에 해야 재정손실을 막을 수 있겠죠.

박애경_ 미영이 엄마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무료라고 해서 아이를 보내놓고 그동안 엄마는 놀고 있어요. 저는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있어요. 공공급식이나 보육의 취지가 가족기능을 보완하는 데 있다고 보는데 실제로는 이런 문제도 분명히 생기거든요. 제도가 다른 문제를 낳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제도를 만들때는 입체적, 장기적으로 보고 수혜자와 정책 입안자가 같이 호흡하는 방식으로 속도조절을 해야 해요.

전병관_ 공공급식, 보육은 복지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 현재처럼 보편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선별적으로 하다 보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가 있어요. 보편적으로 해서 같이 요구할 때 질도 개선할 수있고, 그런 측면에서 현재의 방향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임문진_ 결국은 저출산과 관련된 문제라고 봐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인구수 감소인데, 무상급식과 보육을 가지고 돈 있는 자와 없는 자를 논할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라도 더 많은 자금을 투여해 인구감소에 대한 문제를 잡고 가야 해요. 그런 점에서 보면무상보육도 맞지만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게 기본적인 지원을 해주고 그 다음에 맞벌이나 직장맘을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해야 미영이 엄마 같은 문제도 없어지겠죠. 단순히 돈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책의 방향을 보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태영_ 그렇다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어느 쪽에서 복지비를 어떤 식으로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임문진_ 복지라는 것이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도나 제주도나 일관성이 있어야 해요.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생활은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국가의 정책이지 경기도의 정책은 아니기 때문에 정책을 입안한 곳에서 예산을 세우고 부담하는 게 맞고, 거기에 우리 지자체가 여유가 있어서 더 보태거나 우리 지역만의 서비스를 특별히 더 해주겠다면 100% 지자체의 예산이 들어가야겠죠.

엄의식_ 정부지출 중에서 사회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약 30%를 넘었습니다. 유럽국가들 가운데는 사회복지 비중이 약 55%나 되는 곳도 있어요.그만큼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복지비를 부담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인데, 2014년과 2015년 복지비 예산을 비교해보니 정부는 2014년에 비해 약 1% 늘어난 반면 서울시는 한 4% 올랐어요. 세원 같은 것들이 모두 정부에 권한이 있는데도 복지비부담이 커지는 이상한 구조가 되면서 지방의 부담이 더 늘어났어요.

전병관_ 아산시 복지예산 중 보육 관련, 기초연금 예산이 60%를 넘습니다. 지자체의 특수성을 반영한 복지정책을 만들어 지원하려고 해도 국가에서 하고 있는 복지서비스에 맞춰서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쓸 수 있는 재원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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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_ 다들 재원이 부족하다고 하시는데 그럼에도 복지는 해야만 하는 일이죠.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께서 생각하시는 묘안을 하나씩 말씀해주시죠.
임문진_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복지정책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어려운 사람 돕는 것은 사회사업의 수준이고 국가정책과 복지를 같이 맞물려서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재원을 마련해야죠. 내가 낸 세금이 나의 안전망이 돼서 확실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공론화작업이 선행돼야 하는데, 더 이상 산발적인 복지정책은 그만하고 합의를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전병관_ 가장 기본적으로 복지정책이라고 하면 4대 사회보험인데 이런 것을 만들고도 많은 사람들이 보장이 될지 안 될지도 불투명하다고 생각하잖아요. 기초적인 부분부터 하나씩 보완하고 고쳐 나가는 정책이 이뤄져야 합니다. 4대 보험만이라도 보장성을 늘리고 보편적으로 적용시켜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만 바뀌어도 상당부분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국민이 복지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단계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박애경_ 복지 서비스를 내가 주체가 되어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복지란 무조건 해준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변화되고 건강해지지 않아요. 예를 들어 할머니가 병원에 가도 공짜가 아니라 500원이든 1000원이든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로 만들어지면 좋겠죠. 내가 주인이 돼 서비스를 사용했을 때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있거든요. 또 이웃을 살려야 해요. 복지관에서 반찬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옆집 아줌마가 나눠주면 비용이 거의 안 드는 것처럼,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이웃이 살아나고 동네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정종미_ 어차피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원은 한계가 있고 지역사회 자원을 많이 발굴하고 협력해야죠. 또 가족복지라고 해서 가정 안에서 이뤄지는 복지가 가장 비용도 저렴하고 만족도나 행복도가 가장 높아요. 저출산이나 노인 문제, 실업, 노후 등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가정이 사회의 태반처럼 기능해 각종 문제들을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강화돼야 해요.
엄의식_ 서울시에서 동주민센터를 동마을복지센터로 전환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이 사회복지는 마을단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데, 이웃들이 가족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민이 스스로 어려운 사람을 발굴하고 도울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복지라고 생각해요. 공무원들이 하는 복지는 예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늘어나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복지자원이 부족한 만큼 동마을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민간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복지자원 총량을 늘려 나가는 마을단위의 복지가 이뤄지도록 해야죠.
김태영_ 사회복지는 참 쉽지 않은 주제입니다. 전국의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여러분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많은 영감을 얻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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