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시상식: 한국은 환호, 중국은 쉿!

 

봉준호 감독 이후에 다시 한 번 우리나라가 들썩였다!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영화계의 위상을 높였다. 이번 시상으로 배우 윤여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하늘로 치솟았고 시상식 댓글에서는 “우리나라 배우 자랑스럽다!!”, “코리안 할머니 파이팅” 등 한국 사람이 상을 탔다는 사실이 온 국민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이웃나라 중국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인 영화감독 클로이 자오(Chloe Zhao)가 영화 ‘노마드랜드’(Nomadland)로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하며 중국 영화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 어디에서도 공식적은 축하는 없었고 오히려 쉬쉬하며 오스카 시상이 잊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오스카와 같은 세계적인 시상식은 매년 생방송으로 중계되지만 이번 해에는 생방송 스트리밍을 포함해 중국 어디에서도 방송되지 않았다. 홍콩의 한 유명 방송사는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오스카상을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지어 중국인 감독 자오의 수상 소식을 공유하는 SNS 게시물은 차단되었고 어떠한 중국 매체에서도 자오의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이유에는 그녀가 2013년 미국 영화잡지 필름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거짓말이 도처에 널려 있는 곳’이라고 비판하는 모습이 인터넷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자오는 중국인들에게 공격받기 시작했고 비난자의 일부는 영화 보이콧까지 요구하며 4월 23일 중국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던 영화까지 잠정 보류상태가 되었다. 

 


이번 해프닝은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민족주의 정서가 얼마나 확산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이 이번 오스카를 꺼리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2019년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기록한 영화 ‘Do Not Split’이 최우수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 되면 문득 미국과 소련의 냉전까지 생각날 지경이다. 자오 감독의 8년 전 한마디로 중국 국민은 오스카 최고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영화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 민족주의는 과연 옳은 것인가?

 

이번 사건은 여러 질문을 하게 된다. 중국의 민족주의 선동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중국과 많이 다를까? 마지막 질문이 마음 속을 깊이 찌른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선동가들이 판을 치고 있다. 아무리 정치가 쇼라고 해도 쇼맨십만 넘치는 사람을 쫒아가다 보면 트럼프가 망쳐 놓은 미국 꼴이 나지 않을까? 쇼맨십으로 국민을 가르는 리더보다는 바이든 같이 조용해도 정직한 리더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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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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