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가장 큰 관심사, 바로 공무원연금이다. 공무원연금제도의 향후 고려 사항을 살펴봄으로써 공무원 연금의 미래를 미리 캐치하자.
공무원연금제도의 주요 쟁점
1) 국민연금보다 많은 공무원연금 수령액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국민연금 수령액보다 많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구조가 다른 것에 기인하는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두 연금제도의 수령액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무원이 매달 부담하는 기여금 비율(9%)이 일반 국민이 매달 부담하는 국민연금 비율(4.5%)보다 크다. 즉 더 내고 더 받는 구조이다.
둘째, 공무원이 기여금을 내는 기간이 일반 국민이 국민연금액을 내는 기간 보다 더 길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28년 전에 도입됐기 때문에 가입 기간이 더 긴 경우가 많다. 즉 더 오래 내고 더 받는 구조이다.
셋째, 공무원은 퇴직 시 퇴직수당을 받지만 민간의 퇴직금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이다. 공무원의 퇴직수당은 정부에서 부담하는 퇴직수당 부담금(2018년 2조 715억 원)으로 충당한다.
2) 퇴직 후 재취업 시 공무원연금 일부 수령
퇴직공무원이 재취업해 소득이 있는 경우에도 공무원연금을 일부 받고 있다.
이는 「공무원연금법」 제50조 제3항에서 공무원연금을 일부 정지하는 경우에도 지급정지액은 퇴직급여의 1/2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해놓았기 때문에 퇴직급여의 1/2을 상한으로 하여 연금을 수령한다는 것이다.
이는 퇴직공무원이 공무원으로 재직 중 매달 납부했던 본인의 기여금에 해당되는 금액을 받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도 공무원 본인이 낸 기여금(퇴직급여의 1/2)만큼은 반드시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3) 공무원연금 부족액에 대한 정부 지급보장
공무원연금의 재정수지 부족액을 정부가 지급보장하고 있다. 즉 정부보전금으로 충당한다. 이는 국민연금은 재정이 충분한 상황이지만 공무원연금은 이미 1995년부터 재정이 고갈돼 정부보전금(2018년 2조 2,806억 원)이 투입돼야 퇴직공무원에게 연금을 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공무원의 기여금 이외의 나머지 비용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제도의 향후 고려 사항
1) 공무원 정년과 연금 수급 시기의 불일치 조정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연금 수급 시기와 공무원 정년이 불일치하고 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서는 일반직 공무원의 정년을 60세로 규정하는 반면, 「공무원연금법」에서는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연금 수급 연령을 61~65세로 연장하고 있다. 공무원 정년이나 공무원연금제도를 수정하지 않는 한, 2022년부터는 정년퇴직해도 공무원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무원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거나, 공무원 연금 수급 시기 연장 시행을 유보하거나 관련 전문가들의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2022년 이전에 공무원 정년과 공무원 연금 수급 시기를 일치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2)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신·구 공무원의 분리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의 궁극적인 목적인 재정적자 감소와 국민연금의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다면, 공무원연금제도의 대상인 공무원을 특정시점으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을 논의했던 ‘국민대타협기구’에서도 마지막까지 논의했던 사항으로 미국의 경우 1987년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현직자는 기존 공무원연금제도(CSRS)를 유지하되, 신규입직자의 경우는 ① 사회보장연금(OASDI), ② 신공무원연금제도(FERS), ③ 개인저축계정(TSP) 동시 가입을 의무화하는 신·구 공무원 분리체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공무원연금 부족분에 대한 정부보전금 등을 감안한다면, 기존 공무원연금제도를 대체할 신(新)공무원 연금제도를 설계해 함께 병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3) 고령사회에 대비한 다층형 연금구조 검토
공무원연금제도는 국민연금과 동등 또는 유사한 최소 가입 기간, 수익비, 지급 개시연령 등을 개혁했으나, 다시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국가의 사회보장적 측면에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을 포함한 연금제도의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국민은 1차적으로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2차적으로 직역연금(공무원인 경우에는 공무원연금)에 가입하며, 이후 자발적으로 개인연금에 가입하도록 연금구조를 다층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공무원연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개인연금 등으로 상호 보완하는 다층구조를 지니고 있다.
모든 공무원이 1차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된다면, 더 이상 소모적인 두 연금제도의 단순비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