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도 아랑곳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미세먼지. 그래서인지 오늘의 날씨에서 기온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먼저 살핀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양이 2배 많다고 한다. 미세먼지 측정법과 배출 기준이 달라져야 하는 건 아닐까?
겨울이면 미세먼지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은 그나마 낫지만, 날이 조금이라도 풀린다 싶으면 여지없이 미세먼지 때문에 호흡기가 괴롭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과 인천, 경기도 같은 수도권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PM -2.5)가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경우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공장 및 공사장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는 미세 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짧은 시간 안에 강력한 조치로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해서는 국내의 내부 발생 요인을 줄여 중국 등 대륙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유입되더라도 급상승하는 미세먼지를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비상저감조치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새벽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 산정방법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전 차량을 유종과 연식, 오염 물질 배출 정도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하는 배출가스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이란 1987년 이전 기준 적용되는 차종으로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합쳐 5.30g/㎞ 이상인 휘발유나 가스(하이브리드 차량 포함) 차량이거나 2002년 7월1일 이전 기준 적용 경유 차종(하이브리드 차량 포함)으로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0.560g/㎞ 이상, 입자상물질 0.050g/㎞ 이상인 차종을 일컫는다.
자동차 배출가스에는 일산화탄소(CO), 탄화수소(HC), 질소산화물(NOx), 알데히드, 입자상물질이 다량 배출되기 때문에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통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자동차 배기구로 배출되는 경우보다 주행 중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경우가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실증돼 향후 공인 측정법 및 배출기준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에 따르면 자동차주행 중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측정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브레이크 마모 시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자동차 1대 당 미세먼지 PM10 기준 2.7 ㎎/㎞, PM2.5기준 2.2 ㎎/㎞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매연저감장치(DPF)가 장착돼 유로6 규제를 만족하는 경유차와 직접분사식 가솔린(GDI) 엔진이 장착된 휘발유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브레이크 마모 미세먼지를 측정하기 위해 차량의 관성 모멘텀을 일반 승용차에 해당하는 50.4㎏·㎡로 구현하고 최신 주행 사이클인 WLTC 모드에서 브레이크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했다. WLTC 모드는 자동차 배출가스를 측정할 때 기준이 되는 주행 사이클이다.
연구팀은 2018년 타이어가 마모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하기 위해 시뮬레이터를 개발한데 이어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양도 측정, 향후 이를 활용하는 경우 비배출미세먼지의 원인 규명 및 관련 환경제도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석환 책임연구원은 “타이어 및 브레이크에서 최신 차량의 배출가스에 포함된 미세먼지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친환경자동차인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에서도 상당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연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