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개념으로 정치적 후진성을 판별하는 네 개의 지표가 있다. 권력의 폭력적 운영, 장기화, 사유화, 말기현상이그것이다. 이 징후가 없을수록 민주적인 정치이며 동시에 나타날수록 후진적인 정치임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이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미국 지방정부 시장들의 권력 사유화 사례를 소개한다.
정리|편집부
토니 맥 트렌턴 전(前) 시장
시유지 싸게 팔고 뇌물 받은 시장 FBI 함정수사로 적발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의 토니 맥(Tony Mack) 전 시장이 시 소유의 땅을 감정가 이하로 팔면서 뇌물을 받아FBI에 체포되었다. 연방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트렌턴 고등학교 미식축구 코치로 재직 중인 맥 시장의 동생 랄피엘, 그의 동업자인 샌드위치가게 주인 조지프 지오지아니도 시 소유의 토지 주차개발과 관련해11만9000달러(약1억3000만 원)를 뇌물로 받는 등 8가지혐의를 받아 기소되었다.
이들은 암호를 쓰는 등의 수법으로 수사망을 피하려 했으나,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정보원 2명을 동원해 2년에 걸쳐 함정 수사를 벌인 끝에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주차시설 건설 프로젝트는 맥 시장을 체포하기 위해 수사당국이 쳐놓은 일종의 덫이었다. FBI는 지오지아니를 통해 수차례 맥 시장에게 금품수수 의사를 전달한 끝에 실제로 금품을 전달, 관련 혐의를 직접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7월 시장 취임 이래로 시정부 직원들을대폭 해고하고, 자신의 측근을 고용하는 등 물의를일으킨 맥 시장은 취임 불과 3개월 만에 뇌물수수 정황이 포착돼 FBI의 내사를받아왔다.
수사요원들은 피고인들의 집과 트렌턴 시청을 잇따라 급습해 압수수색 했다. 맥 시장은 이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공중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았고 공적 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하였지만 결국 58개월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크와메 킬패트릭 디트로이트 전(前) 시장
미국 정계의 떠오르던 ‘힙합 시장’ 감옥에 가다.
크와메 킬패트릭(Kwame M. Kilpatrick) 전 시장은 지난 2001년 재정 부실이 심한 디트로이트를 파산위기에서구해낼 ‘최후의 영웅’처럼 각광을 받고 파격적인 행보로 31살의 나이로 디트로이트 사상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과감한 도심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한때 민주당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을 받았으나 시민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걸었다.
2002~2003년 수석보좌관 크리스틴 비티와 밀애를 즐겼다는 의혹이 두 경찰관에 의해 제기되면서 스캔들이 시작되었다. 킬패트릭 전 시장과 비티는 지난해 법정에서 불륜관계를 전면 부인했으나 2013년 지역신문인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가 두 사람이 주고받은 1만4000여 건의 문자 메시지를 분석해 불륜관계를 폭로함으로써 파문은 확산됐다.
또한 자신의 불륜을 무마하기 위해 사용한 디트로이트 시의 공금이 무려 9백만 달러에 달했다. 이에 검찰은이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으며 이를 토대로 이날 킬패트릭 전 시장을 위증과 사법방해 공무상 비리, 세금탈루, 갈취, 계약서 조작 등 24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그동안 미국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던 공업도시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산업 몰락과 과도한 정부지출로 서서히 쇠락해갔고, 결국 2013년 7월 총 부채 20조 원(185억 달러)을 안고 파산을 선언했다.
담당검사는 “디트로이트의 파산은 수십 년간 누적된 사회·경제적 문제의 결과이지 킬패트릭이 주범이라고 할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의 부패한 정부가 위기를 가중시켰다”며 28년 형의 중형을 구형한 이유를 설명했다. 킬패트릭 전 시장의 담당 변호사는 그가 파산한 도시의 희생양이 돼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15년 형으로 감형해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킬패트릭 전 시장은 디트로이트시에백만 달러 상환금을 내야 하며 소유하고 있는 변호사 자격은 박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