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부총장님, 현재 충청남도가 어떤 문제로 심각하다고 하는데, 왜 심각한가요?
홍문표(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_ 모두 아시다시피 55년 동안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대통령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라도 예결위원장, 경상도 예결위원장을 주고받았습니다. 자연히 국가예산이 경상도와 전라도로 쏠릴 수밖에 없었죠. 충청도에 예산 뒷받침이 안 되다 보니까 여러가지 정책들이 실현이 안 되었습니다. 즉 국가 불균형이 온 거죠.
이영애_ 항상 충청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까?
홍문표_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합니다. 모든 것은 예산이 보여주는 건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장애인 편의 시설이 충청남도가 꼴찌입니다. 다리가 불편한 분들이 전동차를 타고 다니는데, 충청도는 목발 짚고 다녀야 합니다. 도로포장율도 충청도가 제일 낮습니다. 말로는 충청도를 상당히 우대하는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정책들의 실현이 안 됩니다. 그걸 제가 예결위원장을 하면서 확실히 봤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한해(旱害)가 왔습니다. 한해가 충청남도 8개 시군에 집중적으로 왔습니다.
홍문표_ 단수를 하루에 3시간씩 합니다. 벌써 2달째 됐죠! 화장실 볼 일 또한 야외에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충청남도가 심각합니다. 예산을 조금 다뤄봤던 경험이 있고, 당에서 본의 아니게 제1사무부총장을 맡은 제가, 전부 제 일 같이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만나 충청도 실정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그래서 예산이 추가 투입되었죠?
홍문표_ 4대강 16개 보 중에 2개가 충청도에 있습니다. 충남의 가뭄을 해결하는 방법은 백마강 상류에는 공주보, 하류에는 백제보가 있습니다. 하류에 있는 백제보를 보령댐과 도수로 공사라고 해서 백제보의 물을 이동시키면 됩니다. 백제보에서 보령댐까지 공사는 627억원을 확보했고, 공사는 내년 2월까지 가능합니다.
이영애_ ‘이만큼 심각하다’는 현장의 소리를 들으면 제 생각엔 그만큼 경제에 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순환이 되지 않으니까요.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홍문표_ 식당하시는 분들은 큰 물통에 물을 받아서 장사를 합니다. 가뭄 피해가 극심한 곳은 물통이 동났습니다. 전부 물을 받아 사용합니다. 세차장, 세탁소, 여관 등 물과 연관된 사업을 하는 분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현재 예당저수지에 물이 고갈되어 있는데, 상류의 공주보를 예당으로 연결해서 농업용수로 확보하는 게 당장 필요합니다. 농업용수는 지금 대책이 없습니다. 보령댐보다 돈이 더 들어갑니다. 한 980억원 정도 들어가는데, 그 예산을 따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당정청 회의를 3번 했습니다. 직접 브리핑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령댐만 정책으로 채택이 되었단 말이에요. 농업용수도 같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서두르고 있습니다. 제 지역구도 지역구지만 충청도 전체에 대한 문제인데, 이걸 여기서 미적거리고 돈이 없다는 식으로 국가가 뒤로 미루다 내년 봄 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느냐? 충청도 8개 시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생산이 안 될 겁니다. 그럼 대한민국에 금방 파급이 오고, 농산물 관련 물가에 큰 파동이 올 거란 말입니다.
이영애_ 먼저 이것부터 예산이 책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홍문표_ 도지사나 충청남도를 책임지고 있는 실무자들이 충청남도에 있어 봐야 소용없습니다. 전부 서울에 올라와서 한강에다가 텐트를 치고 호소하여 여기서 예산이 책정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영애_ 정치적인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홍문표_ 누누이 얘기하지만, 국민이 먹는 물에 관한 문제고, 농업용수의 문제인데, 정당과 계파를 떠나서 해야 할 일입니다. 조금 지나치게 표현하면 투쟁을 해야 합니다.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에 텐트를 치고 아침부터 예산 관계된 곳을 돌면서 예산투쟁을 해야 합니다. 이 상태로 미적지근하게 가면, 대한민국에 재앙이 올 수 있습니다! 한해를 겪고 있는 충남 쪽 210만명 도민이 한해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응집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충청권이 기후 변화를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 도민들이 행동을 해야된다는 그런 역할을 언론이 했으면 합니다.
이영애_ 설령 비가 온 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대처를 하자는 거죠?
홍문표_ 네, 기후변화는 언제든지 오는 거아닙니까?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잘 몰라요.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있는 물을 옮기는 방법밖에 없어요.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의 16개 보에 물이 85% 이상 넘쳐흘러요. 과거 정부의 사업이라고 활용하지 않으면 국가는 망합니다. 저는 4대강의 16개 보는 성공이라고 봅니다.
이영애_ 이미 했으니깐 그걸 최대한 잘 활용하자는 거죠?
홍문표_ 농어촌공사 사장을 했기 때문에 4대강과 16개 보를 더 잘 압니다. 4대강의 16개 보는 물의 고속도로입니다. 야당과 시민단체가 반대를 많이 해서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물의 고속도로의 역할은 물이 없는 곳에 물을 공급해서 국민이 먹고 사는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겁니다. 100년만에 한해가 오고 보니, 4대강의 필요성이 지금 딱 맞아떨어진 겁니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해야 합니다. 4대강을 재평가해서 국민이 필요한 곳에 물을 공급해주는 역사적인 사업을 박근혜 정부가 빨리 해야 됩니다.
이영애_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신 거 같습니다!
홍문표_ 이게 잔머리 쓰고 계산하는 사람들은 얘기 못합니다.
이영애_ 그래도 국민을 위해 눈치봐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홍문표_ 눈치봐야 출세합니다! 우리같이 할 얘기, 못 할 얘기하면 안 됩니다!
이영애_ 눈치 안 보셔도 출세하셨습니다(웃음). 대통령에게 이럴때는 이렇게 과감하게 해주시라고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홍문표_ 네, 한해는 기후변화에서 온 것이지, 개인의 잘잘못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한해의 해결방법은 있는 곳의 물을 없는 곳으로 옮기는 겁니다. 그게 바로 국가정책이라고 봅니다. 대통령께서 한해를 이기는 방법을 우선으로 예산을 뒷받침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하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충청권 한해 지역을 대통령이 한 번 방문하시는 겁니다. 저수지의 물이 하나도 없는 상태, 화장실의 현실, 식당, 세차장 등 현 상황을 보시고 또 관심을 가지고 다녀오시면, 국민들도 새로운 경각심을 가질 것이고,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시면 해결점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지금 바쁘시겠지만, 가뭄이 내년 2~3월까지 간다고 한다면, 현장 방문을 해보시는 것이 이번 한해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영애_ 마무리로 예산을 집행하는 관계자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홍문표_ 첫 째는 《월간 지방자치》를 이끄시는 대표님께 감사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일간지와 매거진이 있지만 심도 있게 기사를 다뤄서 나가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두 번째는 정부 실무자들이 지역을 떠나서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충청도의 현실을 빨리 인식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기후 변화는 계속 올 테고, 한해도 계속 올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중장기적으로 기본적인 국가의 마스터플랜을 정해야 합니다. 당장 충청도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예를 들어 내년에는 경상도가 또는 전라도에 올 수도 있습니다. 위정자들은 대한민국 국가문제라는 생각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충청도민들은 물 절약 운동을 스스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물을 아끼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국민들도 이번 기회에 물 절약 운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네, 물 절약 운동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충청도의 가뭄 해결 방법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