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시대. 오랫동안 똑같은 모습이었던 도로도 극적으로 변화할 조짐이 보인다.
바로 ‘자율주행차’ 기술과 ‘스마트 하이웨이’ 덕분. 지자체 공무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도로의 미래’를 소개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15시간이 걸리던 거리를 4시간으로 단축시킨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된 지 어느덧 반백 년.이제 도로는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공간이 됐다. 도로 덕분에 우리는 아침에 부산에서 잡은 자갈치와 목포에서 잡은 홍어를 서울의 저녁 밥상에 올릴 수 있다. 고속도로로 인한 산업성장효과도 연간 93조 원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그만큼 부작용도 생겨났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교통사고다. 2015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약 114만 건이고 그로 인한 사망자만 4621명에 이른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연간 30조 원가량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 각국과 산업계는 현재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 대표적인 신기술이 바로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 하이웨이’다.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사람이 핸들을 놓게 만드는 ‘자율주행차’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교통사고는 실제 도로나 차의 문제보다는 사람의 실수(Human Error) 때문에 대부분 일어난다”며 “(이 기술들로) 사람이 차를 운전하지 않는 시대가 오면 인간에 의한 실수는 100%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테슬라(Tesla)를 필두로 세계 유수의 자동차기업들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는 바로 인간이 자동차 핸들에서 손을 놓게 만듦으로써 철저하게 기계에 의한 운전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많은 자율주행차 연구진은 대부분 교통사고 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다. 즉 기계에 의한운전이 사람보다 더 안전하게 수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는 도로에 예기치 않은 장애물이나 사고상황을 파악해 유연하게 우회운전을 하는 등 사실상 100%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운전이 가능하다. 이미 많은 자동차업계에서는 일정 속도 이상에서 기능하는 초기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을 차량에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이 되면 완전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과 함께 시너지를 만드는 ‘스마트 하이웨이’ 정보 공유 기술
‘스마트 하이웨이’는 이 자율주행차와 함께 시너지를 만드는 차세대 도로 기술이다. 스마트 하이웨이의 대표적인 예는 네덜란드 헬몬트시에서 아이트호벤시로 이어지는 A270고속도로 구간이다. 이 도로에는 100m마다카메라가, 500m마다는 송출안테나가 설치돼 있다. 이 장비들은 개별 자동차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하며각 자동차나 장애물의 위치와 상태를 정확히 측정해 도로상황을 자동차들과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도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도로 정보 파악은 가능하다. 그러나 몇 십 미터 수준의 위치 파악 오차가존재하고, 도로상황 파악은 수작업과 기존 통계에 의존하는 까닭에 오류도 많다. 그러나 스마트 하이웨이에서는 이 같은 오차가 거의 사라진다.
스마트하이웨이 전용 단말기가 설치된 차량의 운전자는 이 구간에서 신호등 신호와 전광판의 알림을 단말기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며, 앞선 차량정보와 각종 장애물, 무단 유턴 차량, 무단 횡단보행자까지 발생 즉시단말기로 확인해 사고 위험을 극도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은 우리나라에서 ‘협력 지능형 교통체계 CITS, Cooperative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라 불린다. CITS는 도로와 차량 간 정보를 주고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차량과 차량 간 통신이 가능하게끔도 한다.
일명 V2V(Vehicle to Vehicle) 기술인데, 이 기술을 통해앞선 차량이 도로의 돌발상황 발생을 주변 차량에 즉각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됨으로써 운전자로 하여금 한층더 유연하게 상황대처를 할 수 있게 만든다. 이 스마트 하이웨이는 상기한 자율주행차 기술과 함께 시너지를 일으키는 기술로, 사람은 물론 기계에 의한 안전운전 효과도 극대화한다.
우리 정부도 이에 주목하며 이미 국내에도 스마트 하이웨이 설치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 하이웨이는 상기한 유용성과 안정성을 입증받으며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차세대혁신적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와 지자체 또한 앞다투어 이 기술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우리 정부도 이에 주목하며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사이에 스마트 하이웨이 시범구간과 경부고속도로서울·수원 간 구간에도 스마트 하이웨이 시범운영구간을 설치하는 등 관련 설비를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수양 한국도로공사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단 첨단기술팀장은 “스마트 하이웨이를 통해 교통사고가 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사고 비용도 연간 3조6000억 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언급하는 등 그 효용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우리 지자체도 이를 참고해 ‘먼저 나는 새’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