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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켜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준비된 문장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생각으로 바로 답하는 사람이라는 게단번에 느껴졌다. 질문이 들어오면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았다. 이번 인터뷰에서 임이자 의원은 분명히 보여줬다.
이번 인터뷰는 말 잘하는 정치인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었다. 일을 끝까지 가져가는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방향을 잡으면 바로 밀고 간다.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다. 읽다 보면
‘임이자! 아, 이 사람… 진짜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먼저 지금 우리 정치와 국정 전반을 바라보는 위원장님께서는 현재의 국정 운영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임이자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상주·문경)_ 저는 지금 대한민국이 굉장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봅니다. 민주적 절차라는 이름 아래 숫자의 힘으로 법치를 흔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행정부를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거대 여당의 힘으로 입법을 장악하고, 나아가 사법부마저 흔드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됩니
다. 지금처럼 숫자의 우세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밀고가는 방식은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영애_ 그렇다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으로서 보실 때,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임이자_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민생이고, 그 민생의 핵심은 물가 안정입니다. 당장 국민 삶을 짓누르는 문제는 고물가, 고환율, 여기에 고유가까지 겹친 삼중고라고 봅니다. 물가가 안정돼야 내수가 살고, 소비가 살아야 경제가 숨을 쉽니다. 그런데 지금은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뛰고,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그것이 다시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와 국회가 가장 먼저 붙들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추가경정예산 25조 원이 곧 풀릴 예정인데요. 그 예산은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쓰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임이자_ 저는 분명히 말합니다. 정말 필요한 곳에 두텁게 써야 합니다. 산업을 지탱하는 분야, 에너지 가격 상승과 경기침체로 직접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 그리고 기름값과 물류비 부담을 크게 안고 있는 직업군, 이런 곳에는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국민에게 현금을 살포하듯 푸는 방식은 안 됩니다. 그것이 선거 대응용 포퓰리즘으로 비치거나 실제로 그렇게 작동한다면 결국 물가만 더 밀어 올릴 뿐입니다. 코로나 이후 이미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자금을 무차별적으로 푼다면 민생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민생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정말 국민을 생각한다면, 어디에 돈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효과를 내느냐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이영애_ 지방소멸과 인구감소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국회 차원에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임이자_ 결국 사람의 문제이고, 사람은 조건이 갖춰져야 움직입니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정착하려면 일자리, 주거, 돌봄, 의료 이런 기본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하고, 주거비 부담은 크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대한 불안도 큽니다. 그래서 청년정책을 청년이 직접 만들게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성세대나 공무원이 책상 위에서 만드는 정책이 아니라, 실수요자인 청년이 예산 논의와 정책 설계에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저는 청년예산제 같은 방식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서는 결국 지방정부의 권한과 재정 문제로도 이어질 텐데요.
임이자_ 맞습니다. 지방소멸을 말하면서 지방정부에 실질적 권한과 재정을 주지 않는다면 그건 말뿐인 지방시대입니다. 지금은 중앙정부가 세금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지방은 제한된 범위 안에서 매칭사업이나 집행하는 구조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지방정부를 만들려면 조세 구조를 조정해야 합니다. 지방이 더 많은 재정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입법권한도 더 확대돼야 합니다. 지역마다 산업 구조가 다르고, 필요한 정책도 다릅니다. 전남·광주가 에너지 특화 전략을 세울 수 있고, 대구·경북이 미래 산업 중심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중앙의 틀 안에서만 움직이라고 하면 어떻게 지역 경쟁력을 만들겠습니까. 저는 재정과 권한 이양이 함께 가야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진짜 지방정부입니다.
이영애_ 위원장님께서는 경북도지사 출마 과정에서 ‘생활인구’ 구상도 강조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그 부분도 설명해 주시죠.
임이자_ 정주인구를 단기간에 확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활인구는 늘릴 수 있습니다. 저는 도시에서 4일 살고 지방에서 3일 사는 방식, 이른바 ‘4도3촌’ 같은 개념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려면 지방이 그냥 조용한 곳이어서는 안 됩니다. 살기 좋고, 머물고 싶고, 다시 오고 싶은 곳이 돼야 합니다.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 문화, 관광, 정주 여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이영애_ 위원장님의 정치 이력을 보면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이 늘 따라붙습니다. 그 경험이 의정활동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임이자_ 굉장히 크게 작용합니다. 노동운동을 해 본 사람은 협상의 무게를 압니다. 또 노동 현장은 책상 위 보고 서로만 이해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절박한 사연, 생활의 무게,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겪는 고통을 직접 듣고 마주해야 합니다. 정치도 결국 사람의 문제를 다루는 일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현장을 떠나서는 안됩니다.
이영애_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때 위원장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임이자_ 제 지역은 농업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문경은 관광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농업 기반이 강하고, 상주 역시 대표적인 농업 지역입니다. 이런 지역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아주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비가 와도 걱정이고, 가뭄이 와도 걱정이고, 바람이 불어도 걱정이고, 수확이 잘돼도 가격이 떨어질까 걱정입니다. 게다가 통상 환경이 변하면 농산물 개방 문제도 민감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농민들이 저를 많이 찾습니다. 와서 봐 달라, 이야기를 들어 달라, 이 문제를 중앙정부와 협의해 달라 합니다. 그러면 저는 바로 내려갑니다. 현장에 가서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보고, 다시 올라와서 정부와 협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다시 지역민들에게 설명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지역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지역 발전과 관련해서 의원님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내용도 소개해 주시죠.
임이자_ 상주·문경 지역에서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가 교통망입니다. 그동안 중부내륙철도에서 저희 지역만 빠져 있는 구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서 공사가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교통망은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길을 잘 뚫어 놓으면 사람들이 와서 머물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역 주민들이 더 쉽게 외부로 빠져나가고 소비도 대도시로 유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망은 기반일 뿐이고, 그 위에 머물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영애_ 의원님 말씀을 듣다 보니 지역 문제를 교통이나 SOC 차원에서만 보지 않고 산업 전략까지 연결해서 보고 계신 듯합니다.
임이자_ 맞습니다. 저는 지역을 살리는 일은 산업을 살리는 일과 연결돼 있다고 봅니다. 이번 도지사 출마 과정에서도 여러 지역을 보면서 산업 지형을 더 넓게 봤습니다. 예를 들어 2차전지 같은 미래 산업 기반, 또 전략적 AI 반도체 같은 분야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반드시 잡아야 할 영역입니다. 수도권이 메모리 반도체 중심이라면 비수도권은 다른 전략적 반도체 분야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지방이 수도권의 하청기지가 아니라, 수도권이 오히려 의존할 수 있는 전략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산업 전략이 있어야 청년도 남고, 인구도 버티고, 지역경제도 살아납니다.
이영애_ 정치인 임이자에게 ‘강한 추진력’이라는 평가가 따라붙는 이유도 결국 이런 실행 중심 사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공직사회와 관련해서도 의원님은 굉장히 단호한 말씀을 하셨지요.
임이자_ 저는 늘 말합니다. “검토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때로는 사실상 “안 하겠습니다”로 들릴 때가 많다고. 물론 행정에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신중함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검토만 하다가 국민이 기다리다 지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저는 하면 한다,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사전에는 ‘막연한 검토’가 없습니다. 합니다. 해내겠습니다. 이게 제 스타일입니다.
이영애_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은데요.
임이자_ 솔직히 많이 못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합니다. 한쪽은 독주하고 폭주하는 모습으로 비치고, 다른 한쪽은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는 국민 삶을 개선하라고 있는 것이지, 서로 극단적으로 대립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 역시 정치권의 한 사람으로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정치인은 말보다 결과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영애_ 마지막으로, 정치인 임이자가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듣고 싶습니다.
임이자_ 저는 한마디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믿고 맡기면 임이자는 한다.” 그것도 그냥 한다가 아니라 반드시 해낸다, 그렇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정치는 결국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맡겼을 때 끝까지 가는 사람, 말로만 하지 않고 결과를 만드는 사람, 현장에 가서 듣고 해결하려고 뛰는 사람, 그런 정치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길을 갈 겁니다.


“자중하시고, 헌법을 수호하십시오”
임이자 의원은 인터뷰 말미 대통령을 향해 권력 집중이 자유민주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며, “총칼을 들어야만 독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중과 헌법 수호를 촉구하고, 고물가·고환율·고유가 속에서 주가 같은 외형보다 소상공인과 서민의 민생 현실을 먼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블 경제는 꺼지기 마련”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지방정부티비유=이영애 대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