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尙州상주에 常住상주할까[월간지방정부 11월호 기획]

“사람이 머물고 관계가 자란다” 상주다움으로 빚은 새로운 귀농귀촌의 길

상주는 오랜 농업도시이자 경북 내에서도 가장 많은 농가를 가진 도시로 쌀·배·곶감 생산 전국 1위, 오이·양봉·육계 등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하지만 기후위기, 고령화, 수도권 집중으로 상주는 ‘축소도시(shrinking city)’로 불릴 만큼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었다.

 

1960년대 후반 26만 명을 넘었던 상주시의 인구는 이제 9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전형적인 ‘축소도시(shrinking city)’로 고령인구는 37.6%, 청년인구는 9,6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구감소의 수치 뒤에는 다른 변화의 물결이 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상주는 최근 5년간 6,786가구·8,476명이 귀농·귀촌해 전국 2위 수준의 귀촌 비율을 기록했다.

 

 

 

농촌의 위기 속에서 새 길을 모색하다

상주시는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활용해 지역활력타운, 청년 게스트하우스, 외국인 단기숙소 등 정주기반 확충에 나섰고, 특히 귀농귀촌정책을 지역재생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특히 전입장려금, 결혼장려금, 귀농정착금, 주택수리비, 농지임차료, 창업자금 등 생활형 지원에 더해 ‘농촌에서 살아보기’, ‘이안느루 두 지역 살기’, ‘상주다움 서울농장’ 같은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도시민이 농촌에서 ‘일시적 거주자’가 아닌 ‘관계의 주체’로 자리 잡도록 했다.

 

 

‘상주다움’, 민관협치형 귀농귀촌 플랫폼의 탄생

2009년부터 시작된 상주 농촌마을공동체운동은 2016년 ‘상주다움센터’를 거쳐 2019년 ‘상주다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진화했다. 단순히 귀농인을 유치하는 창구가 아니라, 기존 주민과 새 이주민을 연결하는 중간지원조직, 즉 ‘관계안내소’ 역할을 맡고 있다.

 

‘집토끼가 잘 살면 새로 온 사람도 잘 산다’는 철학 아래, 마을단위의 사회적경제, 교육, 돌봄, 로컬푸드, 도시연대 등을 통합한 ‘상주형 지역순환사회’를 구축했다. 특히 서울 관악구와의 도농상생공동체 사업은 ‘상주-관악 푸드어셈블리’ 모델로 발전했다. 도시 소비자 1,000여 명이 상주의 농산물을 선주문해 공동구매하고, 온라인·오프라인 장터를 통해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연결되는 ‘관계경제 플랫폼’을 실험 중이다.

 

 

도농상생의 거점, ‘상주다움 서울농장’

이안면에 자리한 ‘상주다움 서울농장’은 도시와 농촌의 경계를 잇는 체류형 도농교류 플랫폼으로 교육장·숙소·체험장·텃밭·공유주방 등 1만7천㎡ 규모의 복합공간에서 귀농귀촌 예비자, 청년, 가족단위 체험객이 머물며 지역생활을 경험한다.

 

이곳에서는 ‘농사자립학교’, ‘로컬만만세’, ‘논밭예술놀이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농사 체험뿐 아니라 공동체·문화·교육·돌봄이 결합된 도시민 생애전환형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달 살기형 게스트하우스 ‘귀농인의 집’, 목공·생활기술학교, 로컬 푸드 실습장 등은 도시민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며 생활인구 기반의 지역 활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안느루’, 관계인구를 만드는 두 지역 살기 프로젝트

상주시와 상주다움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이안느루(이안+누루=살다의 경상도식 표현)’는 도시와 농촌을 병행하는 ‘두 지역 살기’ 프로그램이다.

 

도시민이 2박3일~1개월 단위로 상주에 머물며 농촌·문화·공동체를 체험하고 관계를 형성하도록 설계됐다. 참가자 평균 연령은 32.8세로, 수도권 청년과 중장년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여성 비율(65%)이 높으며, ‘삶의 전환’과 ‘심리적 회복’을 이유로 찾는 참여자가 많다.

 

이들은 단순 체험이 아니라, 로컬콘텐츠 제작, 농촌창업, 문화프로젝트 등 ‘관계 기반의 생애 실험’에 참여하며 지역에 스며든다. 운영 2년 차를 맞은 2025년에는 탐색캠프·연결실험·생활탐구 등 3단계 프로그램으로 발전했고, 60명 이상의 생활인구를 창출했다.

 

 

상주형 귀농귀촌, ‘살아보는 것’에서 ‘함께 사는 것’으로

강영석 상주시장은 “신규 귀농귀촌인의 안정적인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정책 개발과 생활인구 확대를 통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사람다움·공동체다움·농촌다움’이라는 상주 고유의 가치로 새로 온 사람과 오래된 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방소멸의 시대, 상주형 귀농귀촌 모델은 “사람다워서 머물고 싶은 도시”라는 철학 아래, 정착 중심의 귀농귀촌’에서 ‘삶 중심의 지역전환’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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