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의 본 고장인 서구권에서는 이미 수많은 기업이 특별한 공유 서비스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선례가 없다며, 규제가 있다며 안일하게 무시하기에 이들의 서비스는 너무나 ‘성공적’이다
한 달 8000원으로 75개 주방 가전을 사용하세요!
토론토 ‘더 키친 라이브러리(The Kitchen Library)’
믹서기에 커피 머신, 파스타 메이커, 전자프라이팬, 빵제 조기, 음료 디스팬서…. 있으면 참 좋지만 하나씩 사기에는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토론토 주민 들은 그런 걱정이 없다. 토론토에는 ‘더 키친 라이브 러리(thekitchenlibrary.ca)’가 있기 때문이다.
더 키친 라이브러리는 12개월 동안 한 달에 단돈 9 캐나다달러(8000원 가량)로 75개의 전자동 주방제품을 1회에 최대 7일간 대여할 수 있는 주방 가전 공유 플랫폼이다. 주방 가전제품은 상기한 물품에서부터 크레페 메이커, 아이스크림 메이커, 토마토 착즙기, 음식물건조기 등 한 때 잠깐 필요한 물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입은 온라인에서 웹사이트 회원가입하듯 하면 된다. 요금제는 12개월 동안 매 달 정기결제 할 경우 9캐나다달러, 한 달치만 결제할 경우 15캐나다달러로 저렴하다. 가입 후 회원은 쇼핑몰에서 물품을 결제하듯 필요한 주방가전을 예약하면 된다. 다만 비용절감을 위해 배송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약한 물품은 회원이 ‘키친라이브러리’에 방문해 수령하고, 방문해 반납하는 방식이다.
한편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이다 보니 이런저런 분쟁의 소지도 많은데, 라이브러리 측은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최소한의 대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회원은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비회원의 물품 사용은 허가하지 않는다. 또한 200캐나다달러 이상의 물품을 대여할 경우는 보증금이 걸린다. 연체 시 하루 당 1캐나달러의 연체료가 발생한다고 한다.
집 뒤뜰 남는 곳에 과일나무를 심는 유휴 공간 활용
‘과일나무프로젝트(Fruit Tree Project)’
캐나다 벤쿠버의 시민들은 집 마당이나 뒤뜰 남는 공간을 활용해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십수년간 많은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과일나무프로젝트’는 유휴 공간에 과일나무를 심어 매년 수확해 기부하는 프로젝트다. 그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벤쿠버인데, 벤쿠버 시민들은 ‘벤쿠버푸루트트리닷컴(vancouverfruittree.com)’을 통해 1999년부터 2014년까지 24톤이 넘는 과일을 수확해 기부했다고 한다.
과일나무프로젝트는 도시별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조직되는 프로젝트 사무국에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데, 가입한 사람들이 보유한 유휴공간에 사무국에서 과일나무를 심는다. 과일나무 구입비용은 기부를 통해 모금한다. 수확철이 다가오면 사무국에서는 필요할 경우 인력과 수확에 필요한 기자재, 운송수단 등을 지원한다. 이수확인력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진행한다. 소량일 경우는 특정된 박스에 과일을 담아 집 현관 앞에 놔두면 사묵국에서 픽업하는 방식으로 과일을 모은다고 한다. 과일은 주로 벤쿠버의 기후에 맞는 포도나 사과 묘목이 지원되며, 이는 도시별 기후 조건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손님을 초대해 당신의 요리실력을 뽐내세요!”
집밥 공유 플랫폼 ‘비즈잇(Vizeat)’
혼자서 자취 5년째인 당신은 요리를 해먹기 위해 장을볼 때마다 식재료를 남기게 되는 것 같아 너무 아깝다. ‘설상가상으로’ 당신의 요리 실력은 매우 뛰어나, 당신은 밤마다 “식재료와 맛있는 요리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한숨을 쉰다. 프랑스의 집밥 공유 플랫폼 비즈잇(vizeat.com)은 그런 당신을 위한 서비스다.
비즈잇의 공동 창업자인 쟝 미셸(Jean Michel)과 카멜리에(Camille)는 여행 중 방문한 지역의 가정에서 현지 음식을 제공받고 그 식탁이 문화와 경험, 만남의 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 비즈잇을 창업했다. 호스트(Host)는 비즈잇을 통해 자신의 저녁식사 초대권을 판매하고, 그 지역을 방문한 여행자나그 지역의 시민들은 초대권을 구매해 함께 식탁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식탁에 몇 명의 손님을 초대할지, 티켓 가격은 얼마로 할지는 모두 호스트가 정할 수 있다.
현재 비즈잇은 프랑스, 영국, 미국, 이탈리아, 인도 등 50개국 이상에서 1500회 이상의 식탁, 2만명 이상의 손님을 유치하며 차세대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성장이 너무 거세 프랑스 음식업계에서 발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갈등이 잘 조정된다면 호스트는 남는 음식등 잉여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추가소득을 얻고, 손님은 현지 문화와 대화가 곁들여진 매력적인 저녁식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방치하는 물품 대여해서 돈 벌자
베를린의 P2P 대여 플랫폼 ‘프란츠(Frents)’
버리기는 아깝지만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아서 집안에 방치한 물품이 있는가? 베를린 시민들은 그런 물품들을 그냥 놔두지 않고 잠깐 필요한 사람들 에게 대여해준다고 한다. 바로 P2P(Person to Person) 대여 플랫폼 ‘프란츠(frents.com)’를 통해서다.
현재 프란츠에는 차량에서부터 가정용 프로젝터, 멀티미디어 DVD, 액세서리, 모바일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아동용품, 책, 사진기 등 거의 모든 물품을 빌려주고, 빌릴 수 있다. 프란츠에 등록된 물품은 3 월 27일 현재 베를린에서만 5581건을 비롯 독일 전역에서 2만274 종류에 이른다. ‘종류’라고 표현한 것은 한 종류 당 빌려주는 사람이 많게는 20명 가까이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가히 독일의 ‘공유경제 포털’이라고 불러도 좋은 수준이다. 특징적인 것은 많은 독일인이 물품을 무료로 대여한다는 점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프란츠도 적극적인 신고 기능을 통해 각종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남는 음식 상하기 전에 공유해요!
누구나 쓸 수 있는 음식 냉장고 ‘푸드쉐어링(Foodsharing)’
약간 시들었다고 버려지는 채소, 파티 후에 남은 ‘멀쩡한 음식물’을 버리기 아까운 독일 국민들은 푸드쉐어링(foodsharing.de)을 통해 음식을 나누고 있다. 이는 단순히 빈곤층에게 음식을 기부하는 차원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남는 음식이 있는 사람들은 푸드쉐어링을 통해 “음식을 어느 곳에 보관했으니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라고 올린다. 그러면 필요한 사람들이 다시 사이트에 접속해 음식을 가져가겠다고 언급하고 음식을 수령하는 형식이다. 현재 푸드쉐어링 음식 보관이 가능한 장소는 독일 전역에 100여개가 있으며, 이 중 50 곳에는 냉장고가 설치돼 신선도를 요하는 음식의 보관도 가능하다고 한다. 푸드쉐어링을 통해 절약된 음식 자원은 현재 3783톤에 달한다고 한다. 한편 푸드쉐어링의 음식 보관장소의 위생관리는 전적으로 자원봉사자들과 이용자들의 몫이라고 한다. 독일의 식품규제나 관련 위생규정은 엄격한데, 지금까지 이에 어긋나 철거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푸드쉐어링을 통해 독일 사회는 음식 자원의 낭비를 막고 필요 이상의 지출을 막을 수 있는 등 다양한 환경보호와 경제적인 면에서 다양한 유발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푸드쉐어링은 비영리단체라고 하며, 웹사이트와 장소 운영에 드는 비용은 기부금으로 해결한다고 한다.
이웃집에 우리 집 전기 팔아요!
전기 판매 중계 플랫폼 ‘반더브론(Vandebron)’
우리나라 국민들은 전기세가 갈수록 비싸져서 고민이지만 일부 네덜란드 국민들은 전깃세 걱정이 없다고 한다. 바로 ‘반더브론(vandebron.nl)’ 때문이다. 반더브론은 우리 집에서 내가 생산한 전기를 이웃집에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전기 판매 중계 플랫폼이다.
반더브론에서 전기를 판매하는 시민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농지나 사유지 하천 등에 풍력, 수력, 태양열 소형 발전소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한다. 사실 초기 투자비용만 제외하면 풍력이나 태양열은 무한정 제공되는 에너지에 가깝기에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16명의 시민 생산자가 2만명이 넘는 네덜란드인들에게 전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일부 생산자는 1년에 1만2700달러 (1500만원 가량)의 수익을 거둔다고 한다. 반더브론은 2013년 3명의 네덜란드 청년들이 창업 했으며, 가입자들에게 초기 가입비용 12네덜란드달러만 받고 있을 뿐 중계 수수료는 받고 있지 않다. 그 외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시장 논리에 따른다. 반더브론은 창업 초기 ‘생산자·소비자간 에너지 직거래’라는 혁신적 사업모델로 평가받으며 은행과 펀드로부터 190만 유로를 투자받기도 했다고 한다.
강아지 놔두고 출근? 이웃이 돌봐드려요!
애완동물 이웃 돌보미 서비스 ‘도그베케이(DogVacay)’
매번 휴가 때마다 애견 두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게 고민이었던 아론 허쉬호론(Aaron Hirschhorn) 부부가 함께 창업한 ‘도그베케이(dogvacay.com)’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애견을 위한 에어비엔비’로 불리고 있는데, 주인이 직장에 출근하거나 여행 등으로 집을 비울 때 애견을 보호소에 맡기는 것 대신 가정에서 안정적으로 이웃이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에게도 그렇지만 동물에게도 환경 변화는 민감한 문제기에 많은 애견 인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창업단계에서 벤처캐피털로부터 600만달러(67억원 가량)를 투자받아 화제가 됐던 도그베케이는 현재 전세계 3000여 곳 이상의 도시에서 2만5000명 이상의 호스트를 모집해 운영 중이다. 호스트는 애견 돌봄의 서비스 방식과 털빗기, 산책시켜주기 등의 구체적인 옵션 항목과 그 가격을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서비스를 받고 호스트를 평가하는 후기를 남겨 서비스의 질을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도그베케이의 경우 비용의 15%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고 한다.
차를 쓰지 않을 때 다른 이에게 대여해주는
P2P 차량 렌트 플랫폼 ‘겟어라운드(Get Around)’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유경제 차 렌트 서비스 ‘쏘카 (Socar)’가 회사 소유의 렌트카를 빌려준다면 미국의 ‘겟어라운드(getaround.com)’는 개인이 소유한 차량을 유휴 시간에 대여할 수 있는 P2P 차량 렌트 플랫폼이 다. 실제로 개인은 소유한 차량을 92% 이상의 시간을 운행하지 않고 주차장에 세워둔다고 한다. 미국의 차소유주들은 겟어라운드를 통해 바로 이 시간에 다른 이에게 차를 대여함으로써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사용자들은 겟어라운드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1000 대 이상의 개인 차량을 시간당 5달러 정도를 내고 대여할 수 있다. 소유주들은 대여를 적극적으로 할 경우 연간 1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겟어라운드 측은 개인 간의 차량 대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분쟁을 막기 위해 최대 100만달러 한도 내에서 운용할 수 있는 사전 보험을 대여 서비스 요금에 포함시키고 관련한 각종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또 연중 무휴 24시간 내내 운영되는 헬프데스크를 운영함으로써 긴급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P2P 거래의 불안정성과 신뢰 저하 요인을 최소화 시키며 겟어라운드가 미국의 대표적인 차량 공유 플랫폼으로 자리잡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아파트를 쪼개서 주택난을 해결하자!
주택 공유 플랫폼 ‘소셜아파트먼트(Social Apartment)’
주택난이 심각한 일본 수도권에서는 아파트에 공동으로 주거하는 쉐어하우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서로 간의 사생 활이 지켜지지 않고 소음 문제도 심각해 생활의 불편이 많이 야기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 공유 플랫폼인 ‘소셜아파트먼트(social-apartment.com)’는 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해 두꺼운 벽으로 감싸진 개별 침실을 설치하고 화장실이나 라운지, 부엌 등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소셜아파트먼트’를 건축했다.
소셜아파트먼트는 도심의 주요 요지에 위치해 교통과 접근성이 좋다. 그러나 일본의 주택 사정에 비해서는 저렴한 월 40~70만원정도에 개별 방을 계약할 수 있다고 해서 인기가 많다. 소셜아파트먼트는 개별 침실 공간에서 사생활 보호를 보장받을 수 있고, 라운지나 공동 부엌을 통해 커뮤니티도 형성할 수 있어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도 한다.
소셜아파트먼트를 창업한 야마사키 사장도 학생 시절 런던 등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게스트하우스와 쉐어하우스를 많이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좁고 깨끗하지 않으며, 싸면서 나쁜 쉐어하우스와 게스트하우스의 주거 환경에 대한 의문을 가졌고, 그 고민을 발전시켜 소셜아파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소셜아파트먼트는 일본 전국에 40개 동이 운영 중에 있다.
특별한 장소를 잠깐 빌리고 싶나요?
장소 공유 플랫폼 ‘스페이스마켓(Space Market)’
세상에는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둘도 없는 공간이 많다. 일본에도 ‘도쿄만에 떠 있는 무인도’, ‘93년된 고 (古)민가’, ‘협곡열차 안’, ‘야구장’, ‘온천’, ‘사찰’, ‘헝가리 대사관저’ 등 복제 불가능한 브랜드 가치를 지닌 특별한 공간들이 많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특별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이벤트를 꿈꿔보기 마련 인데 장소 공유 플랫폼 ‘스페이스마켓(spacemarket.com)’은 그런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고 있다.
시간이 남는 빈 공간을 대여해준다는 것은 에어비엔비 등 여타 플랫폼과 유사하다. 그러나 스페이스마켓만의 특징은 앞서 언급한 ‘특별한 공간’ 을 대여해준다는 것이고, 1시간 단위로 대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사이트에 접속해 마음에 드는 공간을 선택한 다음 시간당 대여료를 주고 건물 주인으로부터 공간을 전세낼수 있다. 스페이스마켓은 2014년 1월 100곳 정도를 섭외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일본 전역에서 3000곳 이상의 건물이 대여에 참여하고 있으며 단골 이용자만 2만명이 넘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