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대한민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은 다양한 사회, 경제, 정치 문제를 겪고 있다. 뉴스에는 경제 문제를 비롯해 정치인과 경영인들의 비리, 사회의 불공평과 개개인의 욕심으로 인해 깨지는 윤리와 균형, 그리고 줄어들지 않는 범죄의 향연 등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일로 가득 차있다. 이러한 사회 이슈들을 해결해야 하는 시기에 국민의 혈세를 왜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우주개발에 사용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우주개발이 우리 사회에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우주개발이 한 국가에 어떤 이득을 가져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최우선적으로 우주개발은 국가의 과학과 기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한다. 지구와는 다른 우주의 자연 환경 때문에 우주개발에는 많은 위험성이 있다. 대기권을 탈출하기까지 필요한 엄청난 추진력, 또한 탈출하면서 견뎌내야 하는 뜨거운 열기, 우주의 극한 추위 및 방사선 등을 감안하여 개발되는 우주물체는 인류가 알고 있는 최첨단의 기술과 과학으로 만들어진다. 지질학, 물리학, 생물학, 화학, 수학 등의 과학과 재료, 전자, 컴퓨터, 원자력, 기계 등 공학의 집합체인 우주개발은 국가 기술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이는 많은 선진국들이 우주강대국으로 도약하려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파생상품도 많이 개발된다. 스크래치 방지 안경알, 의학치료로 사용되는 발광 다이오드(LED), 3D프린트 음식, 비행기의 방빙장치, 심장이식에 사용되는 심장 펌프기기, 소방장비, 베개의 재질로 자주 쓰이는 메모리폼(Temper Foam), 무선 진공청소기 등 우주기술 개발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발명품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안전 및 편의를 위해서도 많이 사용된다.
두 번째로 외교 면에서 우주개발은 국력 강화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1963년 미국과 인도 사이에 진행된 발사체 관련 기술 이전으로 인해 두 나라의 관계가 돈독해진 경우도 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NASA 국장으로 지낸 미셸 그리핀(Michael Griffin)은 “한 국가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총이나 폭탄 같은 무기가 아닌, 아무도 그 나라와 싸우고 싶어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다른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고, 우주개발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What is the value to the United States of being a leader in such efforts, in projects in which every nation capable of doing so wants to take part? I would submit that the highest possible form of national security, well above having better guns and bombs than everyone else, well above being so strong that no one wants to fight with us, is the security which comes from being a nation which does the kinds of things that make others want to work with us to do them (Griffin, 2007).”
세 번째 이득은 우주개발이 미래세대 교육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 집권하에 발표된 미국 국가우주정책에는 우주개발을 통해 과학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STEM Education)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독려하였다.
이를 위해 미국은 우주비행사, 인공위성, 로켓 발사체 등 여러 우주 관련 테마를 도서,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 및 교육에 융합시켜 미래의 국가 원동력이 될 어린 세대의 관심을 유도하였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국가 혁신과 기술 향상으로 이어졌다. 우주강대국으로 도약을 준비 중인 대한민국도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같은 국가기관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에 기여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주개발은 우주산업이라는 블루오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주산업시장은 현재인공위성제조, 위성서비스 및 발사체를 포함한 350조 원(3350억 달러)이 넘는 시장이며 기술개발을 통한 성장 기대치가 큰 시장이다. 가까운 미래에 민간 우주여행이 점점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우주호텔·우주레저와 같은 시장이 생겨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한 우주자원 시장을 현실화할 기술이 현재 개발 중이며 3~5년 내에 첫 민간기업 소행성자원 채굴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상과학에서만 보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테슬라(Tesla)자동차의 엘런 머스크(Elon Musk)나 아마존(Amazon)의 제프 베조스(Jeff Bezos) 같은 억만장자들이 우주산업에 큰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한 나라의 우주개발은 우주산업뿐만이 아닌 지상에서도 활기찬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NASA는 50개 주 중에 49개 주에 계약업체가 있을 정도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2040년에는 우주산업이 전 세계의 가장 큰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의 국가우주개발은 이런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가 될 것이다.
우주개발은 위의 네 가지의 분야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국가에 기여할 수 있다. 국민의 자부심을 키울 수도 있고, 국가 안보를 강화시킬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 지구 외에 다른 행성에서의 삶을 기대할 수 있는 등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물론 사회 이슈와 현재 시급한 경제 문제가 국민들을 위해 우선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불을 끄기 위해서 모든 사활을 걸고, 미래의 큰일은 보지 못한다면 사회는 눈앞에 있는 불을 끄는 일만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좋은 미래에 다가가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것이다. 현재 사회의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것은 우리 책임이지만 우주개발과 같이 지금 우리 삶에는 크게 와 닿지 않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그리고 그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를 하고 개척하는 것 또한 지금 현재의 우리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