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국회의원에게 국정감사는 중요한 시험대이다. 질의는 매섭게 논리적이어야 하고 증인은 엄격하게 다뤄야 하고 상대 당 의원들과는 말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말의 성찬이지만 상당한 전투력을 필요로 한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그런 점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두었다. 벼멸구에 집중한 피해 대책 촉구는 매서웠고 해양수산 분야 질의에서 금어기의 어족자원 보호 문제 제기는 동료의원들에게도 호평을 얻었다. 이어 12월의 계엄과 탄핵은 문 의원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던져주었다. 트랙터 시위대가 서울로 접근하면서 경찰과 대치할 때 적극 중재에 나서 충돌없이 사태를 풀었다. 갈등을 해결하는 수완이 초선의 경지를 넘어섰다. 그의 오랜 공무원 생활에서 체득한 대민 접촉의 효과가 의정에서도 드러난 것. 원칙을 잃지 않는 설득과 다양한 해법 제시 등이 이 시대에 필요한 여의도의 입법자이다. |
문금주 국회의원 약력
/ 미시간주립대학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국제계획학 석사
/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정책관
/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월간 지방정부는 활자매체이지만 모든 기사를 영상으로 동시에 전달하는 국내 유일의 복합매체이며 인터넷 신문 tvu, 유튜브 채널 4개를 운영하는 언론사입니다. 본 인터뷰는 3곳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먼저 의원님 쇼츠를 만들었습니다. 핸드폰으로 QR 찍어서 영상을 확인해 보시고 한 말씀 부탁합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_ 제 영상을 보면서 인터뷰 하는 건 처음입니다. 앞으로는 말도 좀 더 정제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사투리를 써서 사람들이 웃곤 합니다.
이영애_ 새해는 푸른 뱀의 해입니다. 풍요와 재생을 상징하는데 지역구 주민들이 들으면 마음이 풍성해질 덕담 한마디 부탁합니다.
문금주_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연말을 맞았고 새해에는 부푼 가슴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해야 하는데, 다들 마음이 편치 않으니 참 안타깝습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국민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고 식당에서 카페에서 편하게 웃으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영애_ 초선의원으로 국정감사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습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시죠.
문금주_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주변에서 호의적으로 봐 주셨기 때문입니다. 제 보좌진이 참 열심히 일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상고온으로 전국적으로 벼멸구가 극성이었습니다. 벼멸구 피해를 적극 알리면서 지원금을 교부하라고 지적하기도 했죠. 정부도 벼멸구 피해 지원금을 교부하겠다는 답을 이끌어내, 병충해 피해를 재해로 인정한 최초의 사례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문 의원은 실제 벼멸구 피해 벼를 국감장에 갖고 와 즉각적인 피해 대응과 방제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수산업 분야에서도 불법 수산물의 온라인 유통 실태를 직접 조명했습니다. 금지체장에 해당하는 불법 수산물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실태를 적발하고 국정감사를 통해 철저한 단속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문 의원은 한국온라인쇼핑몰협회, 한국소비자연맹, 수협중앙회 등이 참석한 불법 수산물 유통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법 개정안까지 대표 발의하는 등 이슈 발굴부터 제도개선까지 추진하며 의정활동에 많은 성과를 올렸다.)
이영애_ 국민에겐 피곤한 질문이지만 묻습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때 의원님 주변 상황이 어땠나요? 또 당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문금주_ 뉴스를 보는 순간 가짜 뉴스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설마 설마했는데 마침 비상 연락망을 통해 급한 전화가 와 빨리 국회로 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움직였습니다. 숙소가 국회 바로 앞입니다. 중학교 때 겪었던 5·18이 순간적으로 떠올랐습니다. 국회 정문으로 가면 경찰이나 계엄군에게 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국회도서관 옆 쪽문을 통해 국회로 빨리 들어갔습니다. 본회의장에 너댓분이 있었고 본회의장을 사수하라는 당의 지침이 내려진 것도 이때입니다. 유튜브 등을 보면서 바깥 상황을 체크했습니다. 계엄군이 유리창을 깬다는 소식에 이어 헬기가 도착했다는 얘기가 들려 의장님에게 과반이 됐으니 빨리 회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서로 정신 바짝 차리자고 격려 아닌 격려를 했습니다.
이영애_ 그래도 빨리 해제를 했기에 정말 다행입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는 어떻게 보십니까?
문금주_ 당연한 귀결입니다. 경고성 계엄이라고 말하지만 국정 운영에 국민 상대로 장난하는 겁니까? 국회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탄핵을 한 겁니다. 예산 감액을 계엄선포 이유로 드는데 국회는 예산을 감액할 수 있고요, 사업예산을 감액할 게 아니라 외국 나갈 때 펑펑 쓰는 예비비를 줄인 겁니다, 그리고 특활비 좀 줄인 건데 그런 것 없어도 정부 일하는 데 지장 없습니다. 우리(더불어민주당)를 종북 반국가세력으로 모는 대목에선 아연실색했습니다.
이영애_ 며칠 전 서울 입구 남태령에서 트랙터를 몰고 온 농민들과 경찰이 충돌할 뻔했는데 사태 해결에 의원님도 일조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문금주_ 트랙터와 화물차를 천리길 마다않고 이끌고 온 농민들 생각하며 오죽하면 저럴까 하면서 가슴이 아픕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절대 폭도가 아닙니다. 경찰버스를 동원하고 일촉즉발 위기를 부른 정부 판단이 잘못되 거죠. 어쨌든 저는 보성 집에 있다 급보를 듣고 바로 상경해 방배경찰서장 등과 얘기를 계속 나눴습니다. 말이 잘 안통해 저를 포함해 다섯분 의원들께서 경찰청으로 달려가 사정 얘기를 했죠. 결국 트랙터 10대를 안내를 해 통과시키는 것으로 서로 의견을 맞추었죠. 정말 시시각각 아찔했습니다.
이영애_ 다시 얘기를 국회로 돌리죠. 지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인데 지역구를 고려한 상임위 선택이었나요?
문금주_ 농어촌 현실이 너무 어려운 가운데 제 지역구를 고려하면 상임위 선택은 잘한 것 같습니다. 와서 보니 농림축산부가 너무 재정 당국에 휘둘리는 것 같습니다. 재정 당국을 좀 더 설득하고 농어촌 예산을 더 확보하려는 노력도 부족해 보입니다. 틀에 갇혀 한 발짝도 못나가는 형국이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농업민생 4법에 대해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런데 법을 뜯어보면 지난 1차 거부안보다 진일보했거든요. 정부에 많은 재량을 주고 재배 면적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꽉 막혀 가지고 답답합니다. 머리로만 정책을 펴지 말고 가슴으로 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영애_ 의원님 지역구가 넓습니다. 4개군의 현안을 짧게 한 말씀만 하신다면?
문금주_ 고흥군,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메카로 성장하는 게 최대 현안입니다. 보성군, 율포항이 국가 어항 예비항으로 지정됐는데 정식으로 국가어항으로 지정돼 개발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흥군, 다목적 농어촌 용수개발 사업이 매우 급합니다. 광주로 가는 직행 노선 4차선이 빨리 완공됐으면 좋겠습니다. 강진군, 군동과 마량을 잇는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대되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이영애_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 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뭔가요?
문금주_ 현재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에 따라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조성하여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은 2031년까지 한시법으로 규정되어 있고 그 재원도 매년 1조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용도를 기반시설 사업으로 제한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지방소멸대응 광역기금 40%를 지역활성화펀드 출자로, 지자체 지원 배분액이 삭감되어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추진에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자체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개정안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1조 원에서 3조 원으로 상향하고 31년까지로 규정되어 있는 한시조항을 폐지하는 내용과, 기반시설 사업으로 제한되고 있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용도를 지방소멸대응을 위한 제도 및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재정지원 사업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영애_ 아, 그렇군요. 제약도 많군요. 이런 사정을 인구소멸 위기 89개 지자체가 다 아는지 궁금합니다. 국회에서 의원님 모시고 지자체 관계자들과 토론회 열면 어떨까요?
문금주_ 네, 좋습니다. 기재부 담당자도 초청해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활성화펀드 40%는 결국 지자체 사업을 위축시킵니다. 기금 1조도 3조 정도로 늘려야 합니다. 지자체가 재량을 갖고 자율적으로 쓸 수 있게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지자체 의견을 적극 수렴할 때입니다.
이영애_ 의원님 지역구가 모두 인구소멸 지역입니다. 중앙부처가 꼭 실행했으면 좋을 특례 한 개 제안해 주십시오.
문금주_ 제가 대표 발의했던 ‘지방소멸 위기극복을 위한 전남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입니다. 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은 22대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 1호 법안이기도 합니다.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남특별자치도 설치를 통해 ‘사람-산업-공간’을 기반으로 한 인구 활성화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이 필요합니다. 특별자치도 특별법에서 확보하려는 특례조항은 △저출생 대응 정책 관련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권한 이양 △도내 체류 외국인 대상 비자발급권(광역비자) △농촌활력촉진특구 지정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40㎿ 이상) 지정 △대규모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진흥지구 지정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 권한 이양 △개발제한구역 지정・해제・관리계획 권한 이양 △무안공항, 광양항 국제물류특구 조성‧지원 등이 있습니다.
이영애_ 지역 소멸이 전국적 현안입니다. 의원님의 지방분권형 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문금주_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극복의 핵심은 지방분권형 국가 경영입니다. 이를 위해 조속한 2단계 공공기관 이전 추진과 지역 내 인프라를 구축이 필요합니다. 공공기관이 선제적으로 이전되면 유관 민간 기업 유치가 수월해 짐으로써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지방소멸 지역에 이전하는 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등 파격적인 지원책 수반이 필수입니다. 조속한 2단계 공공기관 이전과 지방분권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으로 낙후된 우리 지역발전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이영애_ 국민이 확실히 기억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의원님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문금주_ 문금주 하면 지방분권 말이 떠오를 수 있도록 지방을 살리는 정치인, 지방을 사랑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특히 어려운 농어촌을 현실을 감안해 지속가능한 농어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애_ 지방을 사랑하는 정치인, 어르신들이 좋아할 진짜 ‘토종’을 만났습니다. 여러분들 큰 박수로 문 의원님을 응원해주시기 바라며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