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례

작품이 아닌 사람을 위한 레지던시, 델피나 파운데이션

끝없는 발전과 창작을 위해 노력하는 예술인들이 가장 많이 문을 두드리는 곳은 어디일까? 박물관, 갤러리와 같은 기관을 떠올릴 수 있겠으나, 새로운 네트워크와 연구를 도모하기에는 레지던시만한 곳이 없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간 이어지는 이 시스템은, 작업실, 작품 제작비 같은 물리적인 지원 및 세계관 확장을 위해 필요한 여러 리소스를 전폭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중 2007년 런던 도심에 문을 연 델피나 파운데이션은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레지던시이다. 이는 창립자 델피나 엔트레카날레스가 1988부터 약 20년간 운영해 온 델피나 스튜디오의 후속 기관으로, 17명의 터너상 후보자, 4명의 수상자, 6명의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자를 포함한 450여 명의 작가들이 마음의 고향이라 부르는 곳이다.
 

델피나 파운데이션은 1년에 두 번, 각 3개월씩 진행된다. 이곳은 작가뿐만 아니라 큐레이터, 콜렉터 모두를 환영하고 작업‧전시‧강연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유수 기관 관계자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을 도모한다. 그 외, 식품을 매개로 생산‧유통 절차의 당위성을 탐구하는 The Politics of Food, 과학‧기술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통해 현세대를 조명하는 Performance as Process, 그리고 콜렉터들을 대상으로 수집이라는 행위의 정치, 심리, 철학적 시사점을 탐구하는 Collecting as Practice 등과 같은 연계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2022년 창립자 델피나 엔트레카날레스가 별세하며 그 맥이 끊어질까 우려되었으나, 최근 7백만 파운드 기금 모금 캠페인을 펼치며 더 큰 성장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굳건히 정진하고 있다. 잠시의 감상에 그치는 작품이 아닌, 평생 함께할 작가를 콜렉팅한다는 그녀의 신조가 더 먼 미래까지 울려 퍼지게 된 것이다.

 

델피나 파운데이션은 한국과도 연이 깊다. 델피나 스튜디오 레지던트였던 양혜규 작가를 유럽 예술 씬에 적극적으로 소개해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하였고, 2015년 송은 예술 문화재단과 파트너십을 맺어 백정기, 정금형, 손혜경, 갈라포라스 김 등의 작가들의 신조가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도록 도왔다.

 

델피나 파운데이션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Aaron Cezar는 “단기간의 결과가 아닌, 각 작가와 큐레이터에게 심어진 씨앗이 발아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고 필요한 양분을 제공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라 말하며 여러 한국 작가가 델피나 파운데이션 레지던시 수료 후 수년간을 거쳐 전 세계의 유수 기관에 연이어 소개되는 사례들을 공유했다. 특히 정금형 작가와 같은 경우, 송은 아트센터의 추천으로 델피나 파운데이션에서 전시를 개최한 후, 쿤스트할레 바젤, 데이비드 즈워너, ICA 런던과 같은 기관에서 전시 및 퍼포먼스를 주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끌어오고, 관객수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비전 확장을 독려한 델피나 파운데이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레지던트들이 서로 진정한 친구가 되어 영감을 교류하고, 더 단단한 세계관을 수립해 의미 있는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이렇게 성장한 모두와 함께 런던뿐만이 아닌, 작가들 출신국들의 예술 생태계가 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가. 이를 위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연대를 맺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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