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역정책을 읽을 때도 ‘탈도쿄’가 이미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도쿄 23구는 2022년 21,420명의 순유입을 기록했고, 2023년 53,899명, 2024년 58,804명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팬데믹 초기의 이동 변화 이후에도 도쿄 중심부로의 집중이 다시 커진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 전체로 보아도 이동은 여전히 크다. 2024년 한 해 시, 구, 정, 촌 간 국내 이동자는 520만 7,746명이었다. 전년보다 1.1% 줄었지만, 지역 간 이동을 둘러싼 경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어떤 지방정부가 ‘도쿄 이탈자의 최우선 선택지’라고 주장하려면, 해당 지역의 전입, 전출뿐 아니라 다른 현과의 비교, 연령대별 이동, 취업, 주거 사유, 장기 정착률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나가노가 제공하는 것은 이주 결정보다 앞선 접점이다 나가노현은 도쿄 긴자에서 긴자 나가노(Ginza NAGANO)라는 정보, 상담, 행사 거점을 운영한다. 이곳은 지역 특산물 홍보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정보와 체험, 이주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접점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도시 내 거점은 ‘지방에 갈 의향이 있는 사람’이 실제 이주 결정을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는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을 주요 지역정책으로 활용해 왔다. 주정부 지명 프로그램인 NSNP(Nova Scotia Nominee Program)는 2003년부터 운영됐다. 다만 캐나다 이민정책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권한을 나누는 구조로, 주정부가 지역 수요에 맞는 인력을 추천해도 전체 배정 규모와 영주권 정책은 연방정부의 영향을 받는다. 2025년 노바스코샤의 NSNP와 대서양 이민 프로그램(AIP)을 합친 배정 규모는 3,150명으로 전년보다 약 50% 줄었다. 이는 NSNP 단독 쿼터가 아니라 두 프로그램의 합계다. 정착률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노바스코샤 이민자 정착률 70%’라는 표현도 기간과 대상을 명시하지 않으면 부정확하다. 캐나다 통계청 IMDB 기술보고서는 2011년 입국자 기준 노바스코샤의 3년 정착률을 약 74%로 제시한다. 특정 코호트를 세금신고 자료 등을 통해 측정한 결과다. 연방정부 자료에서는 특정 시점의 노바스코샤 AIP 1년 정착률이 95%로 나타나지만 프로그램과 관찰기간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따라서 정착률은 하나의 숫자로 단정하기보다 대상과 기간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고용주 연결은
좋은 정책만으로 성과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같은 예산과 인력으로도 어떤 지방정부는 혁신을 이루고, 어떤 곳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차이는 조직문화다. 성과를 내는 조직은 공무원을 더 오래 일하게 하는 대신, 시간을 시민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설계한다.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행정으로 시민 1인당 연간 4~5일의 시간을 절약하는데, 그 효과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로 추산된다. 싱가포르에서는 공무원의 85%가 인공지능(AI) 활용에 자신감을 보였고, 72%가 AI 교육을 받았다. 싱가포르, 핀란드, 에스토니아, 뉴질랜드, 덴마크 다섯 나라는 제도는 달라도 세 가지 원칙을 공유한다. 첫째, 반복 업무를 줄여 공무원의 시간을 시민 문제 해결에 재배치한다. 둘째, 근무시간보다 목표와 성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셋째, 실패를 숨기지 않고 학습과 협업의 자산으로 축적한다. 싱가포르는 AI로 반복 업무를 줄였고, 핀란드는 성과와 책임 중심으로 일한다. 에스토니아는 데이터를 연결해 행정 속도를 높였으며, 뉴질랜드와 덴마크는 성과 관리와 작은 실험을 혁신의 기반으로 삼았다. 지방정부 혁신의 핵심은 제도를 하나 더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반복 업무를 줄
좋은 취지보다 분명한 목표가 먼저다 뉴질랜드는 오랫동안 결과 중심 공공 관리의 대표 사례로 연구되어 왔다. 재무부와 공공 행정 연구 자료는 뉴질랜드가 성과를 숫자로 관리하기 위해 결과 지향적 관리와 성과 측정 체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고 설명한다. 특히 2012년부터 추진된 더 나은 공공서비스(BPS, Better Public Services) 프로그램은 국가 차원의 핵심적인 결과 목표를 설정해 공공 조직의 집중력을 높인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뉴질랜드의 강점은 '좋은 취지'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성과'를 중심으로 정책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공공정책은 대체로 좋은 목적을 내세운다. 그러나 좋은 취지만으로 조직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무엇을 언제까지 얼마나 개선할 것인 지가 분명해야 부처와 기관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뉴질랜드는 성과 목표를 숫자로 제시하고, 이를 예산과 기관 책임으로 연결하면서 공공 조직의 관심을 투입보다 결과에 맞추도록 했다. 복잡한 문제를 10개 성과 목표로 좁히다 BPS의 핵심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몇 개의 분명한 목표로 정리하고, 그 목표를 숫자로 추적했다는 데 있다. 정부는 청년 범죄, 복지급여 장기 수급, 교육 성과, 예방접종
실패를 숨기지 않는 공공혁신 문화 덴마크는 실패를 감추지 않고 학습으로 전환하는 공공 혁신 문화로 주목받아 왔다. 공공부문 전체를 포괄하는 단일 국가 통계가 싱가포르나 에스토니아처럼 선명하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여러 국제조사에서는 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 공공 조직의 상당수가 최근 몇 년 사이 혁신 활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혁신 관측소가 정리한 ‘혁신 바로미터(Innovation Barometer)’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공공부문 약 네 곳 중 세 곳이 서비스 개선, 업무 절차 개선, 조직문화 변화와 같은 혁신을 수행했다고 소개한다. 이는 혁신이 일부 기관의 특별사업이 아니라 공공조직 전반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덴마크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공공부문 혁신 통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상당수 공공기관이 지난 3년 이내에 최소 한 번의 혁신을 수행했다고 보고하며, 혁신 유형도 새로운 서비스 도입, 업무 프로세스 개선, 조직 관리 방식 변화, 시민 이용자와의 상호작용 개선 등으로 다양하다. 혁신 결과로 업무 효율성 향상, 시민 만족도 증가, 비용 절감, 환경 영향
EU 예산은 기다리는 돈이 아니다 유럽연합은 2021~2027년 결속정책 예산으로 프랑스에 184억 유로, 한화로 약 32조 원을 배정했다. 결속정책은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고용, 사회통합, 친환경 전환, 혁신을 지원하는 EU의 대표 투자 정책이다. 이 예산은 중앙정부가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돈이 아니다. 지역과 도시가 어떤 사업을 설계하고 신청하느냐에 따라 실제 확보 규모와 활용 방식이 달라진다. 프랑스 제3의 도시권인 리옹 메트로폴(Méropole de Lyon)은 이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도시다. 리옹은 EU 예산을 도시 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수단으로 본다. 사회통합, 일자리, 도시재생, 기후중립, 스마트시티 사업을 EU 공모와 연결하고, 전담 조직과 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발굴한다. 사회정책도 EU 자금으로 설계하다 리옹 메트로폴은 유럽사회기금 플러스(ESF+)의 위임 관리 기관이다. ESF+는 고용, 교육, 사회통합,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EU 재원이다. 리옹은 이 재원으로 2022~2027년에 사회적 취약계층의 직업 재통합, 여성 자립, 고용 접근성 강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리옹은 지역의 사회정책 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 목표에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