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으로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우울증에 시달리고,난임으로 인한 불안과 초조감 등 정서적 문제를 겪는 여성이 많다. 그동안 관련 부처와 지자체는 출산율을 높이고 모자복지를 위해 재정적 지원, 즉 하드웨어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출산·양육 과정과 난임부부의 출산 준비 과정에서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도 출산율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천구가 금년 전국 지자체 중에서 최초로 이 같은 어려움울 겪는 여성들을 위한 ‘맘안애 동행’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앙난임우울상담센터(중앙의료원)’가 전국 500명의 임신부, 산모, 임신 준비자들에게 건강한 생활리듬을 갖도록 ‘맘안애 Breathing Box’를 보급한 바 있다. 참여자들의 반응이 좋았음에도 예산 사정으로 당년 사업으로 그쳤는데, 양천구가 이 기관의 동의를 받아 내용을 보강해 자체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9월 15일 제1기 희망자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한 데 이어 11월 11일까지 8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대상자들에게 나눠주는 키트 내용은 실천교재, 에코미니 화분, 텀블러, 다용도 친환경 쇼핑가방, 운동밴드(thera-band)이고, 교재에는 호흡운동하기, 명상하기, 식단일지 작성, 식물 돌보기, 감사일기 쓰기 등이 담겨 있다.
교재 곳곳에는 QR코드가 있어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구는 주 1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상담과 지도를 하고 참여자들이 서로 실천을 독려하고 경험담도 공유할 수 있도록 단체 대화방도 개설했다. 또한 5주 차쯤에 모두가 모인 가운데 전문가 특강과 함께 중간 평가 토론도 실시할 예정이다.
지역보건과 주진희 주무관은 사업 취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초저출산 위기를 맞아 가임여성들이 정서적 도움을 받아 편안하고 건강하게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맘안애 동행’이라는 말 안에 유머러스하면서 다정스러운 다의어(多義語)적 뜻이 담겨 있다.
“첫글자 ‘맘’은 엄마(mom)와 마음(mind)이라는 2개의 의미를, ‘안애(安愛)’는 한글 발음의 마음 안(內)과 한자 표기의 편안함·사랑이라는 2개의 의미를 각각 표현했다”고 그는 말한다.
양천구는 한국정보사회학회와 한국일보가 공동 실시한 ‘2022 전국지방자치단체평가’ 행정서비스 역량 부문에서 전국 69개 자치구 중 1위로 선정됐다. 특히 구는 전국 자치구 중에서는 유일하게 민원·보건·안전영역에서 1등급을 달성해 3관왕에 올랐다. 구민의 건강과 관련된 위험 음주율·흡연율 평가에서도 1등급을 받으며 최상위권에 들었다. ‘맘안애 동행’ 사업은 과연 양천구가 ‘건강도시’라고 불릴 만하구나 하는 믿음을 갖게 했다.
중앙과 지방정치의 속성은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어 표(票)로 이어지도록 양(量), 다시 말해 숲이라는 큰 덩어리에 초점을 두기 마련이다. 하지만 ‘맘안애 동행’은 양보다 질, 숲보다는 나무에 애정을 쏟는, 인간미 넘치는 시책이라고 평가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양천구는 지금 2기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문의 : 02-2620-3906 주진희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