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언택트’가 주요 트렌드로 급부상한 가운데 온라인 쇼핑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무인화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대형마트 매장 내 유인계산대 줄고 무인계산대 늘어나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한 대형 쇼핑몰엔 서초구는 물론 인근 강남과 동작구 주민도 이용하는 몇 안 되는 슈퍼마켓이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유인계산대밖에 없었지만, 최근 유인계산대 몇 대를 치우고 그 자리를 무인계산대가 차지했다.
상품 바코드를 인식한 후 결제 카드만 삽입하면 자동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무인계산대의 장점이다.
이곳에서 불과 7㎞가량 떨어진 대형마트 사정도 마찬가지. 카트 한 가득 물건을 싣고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선 고객보다 무인계산대에서 능숙하게 바코드를 찍고 신속하게 계산하고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계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나거나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배치된 직원이 도움을 주지만,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활용이 능숙한 세대들은 큰 어려움 없이 무인계산대를 이용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하는 무인시스템
국내 편의점 업계와 대형마트들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차원에서 무인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분위기다.
이미 편의점 업계에서는 무인상점이 운영되고 있다. 이마트24는 작년 가을 신세계아이앤씨 자체 기술로 구축한 완전스마트무인매장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을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오픈했다. 매장 앞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카드로 인증 후 매장에 들어가 원하는 상품을 가지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가 지난 연말 송파구 잠실점을 ‘제타플렉스(ZETTAPLEX)’로 바꾸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4,300평 규모의 해당 지점은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비대면 시대에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고객들의 안전한 쇼핑을 위해 에어 퓨어 게이트, 얼굴인식 체온 측정 시스템, 핸드레일 소독기를 설치한 것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전용 앱 ‘롯데마트GO’를 통해 고객 스스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상품의 바코드를 인식하고 결제를 진행하는 스마트 결제를 도입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에게는 편의성이 증가하고 인건비 같은 고정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무인매장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네슈퍼도 무인화 바람타고
언택트 소비 트렌드처럼 유통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는 스마트슈퍼를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스마트슈퍼 육성 사업은 동네슈퍼에 출입인증장치와 무인계산대처럼 무인 운영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도입하고 디지털 경영에 기반한 새로운 동네슈퍼의 모델이다.
낮에는 유인으로 운영하더라도 밤 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혼합 형태의 무인매장으로, 2020년 전국 5곳에 시범 운영한 결과 야간에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확인한 바 있다.
국내에는 이미 빨래방과 아이스크림 할인점, 수입과자할인점 등이 무인 오프라인 매장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증가 추세다. 무인스터디 카페도 도입돼 키오스크를 통한 입‧퇴실 관리와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하룻밤새 무인점포만 골라 터는 절도 사건이나 10대들이 손님을 내쫓고 훔치는 등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어 무인점포 점주들이 매장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수요 증가와 인건비 감축 등 유통 현장의 요구에 힘입어 무인매장이 늘어나는 등 무인경제가 성장하면서 RFID나 앱 개발이나 안면인식 시스템, 정보보안 등파생 산업들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