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잘 팔리기 위해 주로 제품에 적용되는 디자인은 이제 공공 영역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됐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보기 좋게 만든 건축물엔 많은 이들이 찾을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 틸뷔르흐에 있는 로칼(LocHal) 도서관은 제20회 세계 건축 페스티벌에서 ‘올해의 건축물’로 선정될 정도로 독특한 건축 양식이 돋보인다. 사실 이 도서관은 1932년부터 기관차 차고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것이다. 로칼이라는 이름은 기관차(Locomotive)와 홀(Hall)의 합성어이다.
이 도서관은 기존 건물 구조를 최대로 살려 새 건축자재 사용을 최소화해 소통과 신지식 창조에 맞는 분위기를 제공한다. 건물 내 편의시설은 도서관, 예술단체, 협업 공간 시설이 공동으로 사용하며 건물 안에 많은 랩이 있어 방문자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당초 철거하기로 했던 건물이었으나 다양한 이용자가 여러 가지 목적으로 만나는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건축 페스티벌의 심사위원들은 이 건물이 사회적 융합 촉진제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도서관 건물의 주 뼈대는 원래 있던 검은색 철강, 콘크리트, 유리, 나무로 구성돼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계단과 책장같이 가구적인 부분은 빨강과 주황, 파랑 등 다양한 색을 사용하고, 골조의 사이사이에는 식물들을 배치하여 산업적인 뼈대와는 반대되는 요소들을 구성하여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느껴진다.
공간을 나누고 싶을 때는 움직이는 임시 벽이 아닌 천장에서 늘어뜨리는 섬유 스크린을 사용한다.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섬유 스크린은 사용자가 원하는 공간 구성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책을 읽고 빌리는 기본적인 도서관의 역할을 바탕으로 두고 있으며 카페, 협업 공간, 강당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험실 프로그램을 구성해 특정한 취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여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며,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는 공동체 중심지의 역할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