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기본소득 정책이 화두다. 경기도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이 구현되면서 가시성이 높아진 기본소득 정책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고용 없는 성장에서 비롯된 위기의식이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구 30만 명의 소도시 스톡턴이 시행하고 있는 ‘월 500달러(60만 원)’ 보편 기본소득 정책도 미국에서 점차 주목받으며 지지세가 확산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스톡턴은 2013년 주택 거품이 붕괴하면서 파산상태에 이르렀고, 미국에서 파산한 도시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였다.
스톡턴은 중위 가구 소득 수준이 4만 4,797달러(약 5,349만 원)로, 캘리포니아주 전체 중위 가구 소득 6만 1,818달러(약 7,381만 원)에 훨씬 못 미친다. 실업률은 7.3%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이 도시의 27살 시장 마이클 텁스는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방편으로 보편적인 기본소득제를 도입했다.
CNBC 방송은 최근 스톡턴시의 기본소득 정책에 다른 도시들도 동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톡턴은 ‘스톡턴 경제권 실증(SEED)’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월부터 시민 125명에게 매달 50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18세 이상의 시민 가운데 스톡턴시 중위 가구 소득(4만 6,000달러, 5,537만 원) 이하인 지역에 사는 18세 이상의 시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다. 그 외의 조건은 없다.
당초 18개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자선가의 기부로 24개월로 연장됐다.
마이클 텁스 시장은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책을 읽으며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을 알게 됐고, 2017년 시장이 된 뒤 본격적으로 이를 실행에 옮길 준비를 했다. 그리고 지난 2월 마침내 기본소득이 지급됐다.
SEED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키 사므라는 CNBC에 “많은 사람의 삶에 긍정적 차이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고 강조하며, 기본소득을 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지원금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톡턴시는 지역 수혜자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기본소득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고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SEED 프로그램은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변화를 꾸준히 추적, 연구하고 있다.